[매경시평] 기대와 불안 공존하는 새 정부 에너지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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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기간 중 에너지에 관해 언급을 많이 했고, 실제 세부 공약에도 에너지 문제가 많이 반영됐다.
정책의 기본은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이면서도 인공지능(AI) 강국 실현을 위해 원전을 포함한 현실적 에너지 믹스도 담겨 있다.
변수 모두를 어느 정도라도 충족시키면서 에너지의 산업화를 이루고, AI 강국과 탄소중립도 실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실용적 시장주의'를 국정철학으로 삼는 이재명 정부가 에너지의 시장화·산업화를 위해 어려움이 있더라도 혁신적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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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안정이 가장 중요하지만
경제·환경·수용·안전성 고려
현안 풀 실천수단 찾는 게 '묘'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기간 중 에너지에 관해 언급을 많이 했고, 실제 세부 공약에도 에너지 문제가 많이 반영됐다. 정책의 기본은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이면서도 인공지능(AI) 강국 실현을 위해 원전을 포함한 현실적 에너지 믹스도 담겨 있다. 에너지 전환을 한다고 탈원전과 같은 자해 행위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에너지의 산업화'를 목표로 설정한 것이다.
지금까지 에너지, 특히 전력은 국가 운영과 민생 안정 및 경제 성장의 수단이었고, 그래서 정부가 전적으로 수급과 가격을 통제하는 공공재였을 뿐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2024년 세계 전력 투자 규모를 약 4360조원이라 하면서 이는 반도체와 자동차를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를 통해 산업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또 에너지가 지역 균형 발전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즉, 에너지를 국가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지역의 새로운 소득 수단으로 부각시킨 것이다.
한국의 전력 기기 등은 국제 경쟁력이 있으며, 세계 시장도 에너지 전환과 기기 교체의 큰 대목을 맞고 있다. 한국의 우수한 전력 관련 기술과 제품 수출은 철강, 배터리, 석유화학 등 제조업 부진의 공백을 메꿀 수 있는 여지도 크다.
신정부의 국정 3대 목표인 세계 3대 AI 강국이 되기 위해서도 전력산업의 굳건한 뒷받침이 절대적이다. 또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 대응을 위해서도 청정 에너지의 확산은 불가피한데, 이를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경제성이 확보돼야만 계속적 투자와 기술 혁신이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에너지의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이 대통령은 '에너지 고속도로' 등 전력망 해법과 '햇빛, 바람 연금' 등 주민 참여 인센티브도 제시했다. 현재까지 제시한 에너지 정책의 비전은 기대해볼 만하다. 걱정은 실천 수단에 있다.
에너지는 수급 안정이 최우선으로 보장돼야 하지만 경제성·환경성·수용성·안전성까지 다 맞춰야 하는 복잡계다.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전체가 움직일 수 없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변수 모두를 어느 정도라도 충족시키면서 에너지의 산업화를 이루고, AI 강국과 탄소중립도 실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아무리 적절한 에너지 조합을 구성한다 하더라도 문제는 전력망이다. 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을 확보했다는 스페인이 이에 걸맞은 전력망을 확보하지 못해 대정전을 맞은 최근의 사례도 있다.
전력망 보강을 위해 3면이 바다인 한국의 특수성을 이용한 해저 에너지 고속도로 계획은 지상의 송전선 건설보다 수용성은 높겠지만 투자 재원과 안보 문제 등이 만만치 않다. 주민 복지와 지역 성장동력을 위한 재생에너지 연금 문제도 구체적 산정 방식과 지역적 형평성 및 전기요금 인상 요인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무엇보다도 현재 정부의 전기요금과 전력 시장에 대한 경직적 통제 방식, 한국전력에 대한 폐쇄적 사업 규제 등 지금까지의 전력 환경 속에서 에너지의 산업화를 위한 투자 재원 조달과 시장 기능이 가능할지조차 의문이다. 물가 통제 위주의 전력요금 결정 구조 개선, 시장형 분산 전원 체제, 한국전력에 대한 사업적 자율성 부여 등 선결 과제가 너무 많다. 지금까지 어느 정부도 못한 일이다. 경제 상황도 위기 수준이다.
그래도 가야 할 길은 있다. '실용적 시장주의'를 국정철학으로 삼는 이재명 정부가 에너지의 시장화·산업화를 위해 어려움이 있더라도 혁신적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신정부 초기의 강한 추진력을 기대한다. 그래야 AI도 살고, 기후 문제도 풀고, 어려운 제조업도 살릴 수 있다. '좋은 위기를 낭비하는 실책을 범하지 말라'는 처칠의 말을 상기할 때다.
[조환익 국민대 교수·전 한국전력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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