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구 주유소 폐업 가속…정화비용 부담에 ‘닫고 싶어도 못 닫는’ 사각지대

서의수 기자 2025. 7. 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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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주유소 경쟁에 수익성 악화…5년간 경북 109곳·대구 23곳 감소
“1억 원 정화비용·복잡한 절차 부담”…주유소 재건축 규제 완화 건의 확산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며 국내 유가도 상승세로 전환했다. 사진은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서 차들이 주유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전국 주유소 수가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경북과 대구에서도 주유소 운영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 더해 폐업에 필요한 비용과 행정 절차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문을 닫고 싶어도 닫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생기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수는 2019년 1만1700곳에서 올해 5월 기준 1만794곳으로 줄었다. 5년 반 동안 900곳 넘게 사라진 셈이다.

같은 기간 대구는 364곳에서 341곳으로 23곳(6.3%) 줄었고, 경북은 1287곳에서 1178곳으로 109곳(8.5%) 감소했다. 전국 평균(7.7%)과 비교해 경북은 다소 빠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도 같은 흐름 속에 있다. 유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6월 마지막 주 기준, 대구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642원, 경북은 1657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1688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러한 가격 하락은 소비자에게는 유리할지 몰라도, 주유소 운영자에게는 부담으로 이어진다. 수익성이 줄어든 상황에서 가격 경쟁까지 겹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 지원을 받는 알뜰주유소의 영향이 크다. 알뜰주유소는 일반 주유소보다 L당 40~50원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인근 주유소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맞추다 적자를 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폐업 과정도 만만치 않다. 주유소 운영을 종료하려면 지하 유류탱크 제거, 토양 정밀조사, 오염 정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며, 평균 1억원 가까운 비용이 소요된다. 이로 인해 휴업 상태를 유지하거나, 사실상 방치된 상태로 남아있는 주유소도 적지 않다.

이런 현실에 대응해 대한석유협회와 한국주유소협회 등 관련 단체들은 국토교통부에 주유소 재건축 규제 완화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제출했다. 건의문에는 지구단위계획상 주유소 재건축 허용, 기존 면적 기준 완화, 산업단지·신도시 내 주유소 허용 확대 등 현실적인 대안이 담겼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경북과 대구 같은 비수도권 지역은 정화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영세 사업자가 많다"며 "단순한 폐업 지원을 넘어 유휴부지를 활용할 수 있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