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초강력 규제에 아파트 거래 82% 증발… 커지는 '미분양 불안'

경기도 내 아파트 단지가 다주택자·초고가 아파트를 저격한 이재명 정부의 초강력 대출 규제에 따른 유탄을 맞으며 일주일 새 거래량이 80% 넘게 증발했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 간 경기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은 520건으로 집계됐다. 직전 일주일(2천922건)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82.2% 감소했다. 평균 거래금액은 5억7천591만 원에서 4억5천784만 원으로 20.5% 줄었다.
같은 기간 거래량이 86.5%(1천455건→196건), 거래금액 27.8%(12억1천165만 원→8억7천425만 원) 줄어든 서울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새 정부가 수도권 및 규제지역의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을 막고, 다주택자가 아니라도 주택 구입 시 한도를 6억 원으로 정하자 서울 뿐 아니라 도내 아파트 시장에서도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현장에서는 대출 규제 조건과 상관없이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가 얼어붙었다고 설명했다. 안성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안성은 경기도 내에서도 집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대출 규제의 영향이 적지만 최근에는 문의조차 끊겼다"며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인지, '부동산은 심리'라는 말처럼 당장은 집을 사기 꺼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대출 규제로 인해 매매 수요 뿐 아니라 분양 단지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도내 미분양 적체 지역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6억 원 대출 제한에 더해 조건부 전세 대출이 금지되며 분양잔금을 치를 때 전세제도를 활용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경기지역의 미분양 주택 수는 1만2천155가구다. 이중 ▶평택시(4천442가구) ▶양주시(1천663가구) ▶이천시(1천479가구) 등에 절반 이상이 몰려있다. 특히 평택시와 이천시는 지난 3월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선정한 '미분양관리지역'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런 가운데 오는 2029년까지 예정된 분양물량만 해도 평택 2만 가구, 이천은 8천 가구가 넘는다.
평택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평택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대부분 분양가 4억~5억 원 내외로, 6억 원 대출 제한에 큰 타격은 없다"면서도 "반대로 말하면 대출 규제가 없었을 때도 미분양이 넘쳤는데, 대출 규제까지 더해졌으니 앞으로 수요자들의 심리적 동요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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