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뒤 나의 모습까지 … 첨단 기술 집약한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생명이 빛나는 미래
오사카 엑스포서 현실로
오사카 유메시마 달군
그랜드 링의 위용

후끈 달아오른 한낮 무더위에도 이른 아침부터 오사카 유메시마역에는 엑스포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향하는 곳은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 현장이다.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는 일본에서 열리는 세 번째 만국박람회다. 1970년 오사카, 2005년 아이치 엑스포에 이어 개최되는 20년 만의 대규모 이벤트다. 오사카만 인공섬인 유메시마에는 엑스포를 위해 축구장 217개 규모에 달하는 155㏊ 용지에 대규모 개발이 이뤄졌다. 엑스포의 주제는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의 디자인'. 전시장에는 생명과 미래 사회를 주제로 인류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첨단기술이 총망라됐다. 일본·한국·미국 등 158개국은 각국의 비전과 주제를 담은 국가관과 주제관을 마련해 뜨거운 열기를 더하고 있다.
엑스포 동선 중심축 그랜드 링
엑스포 현장에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건축물은 바로 그랜드 링이다. 지름 615m, 둘레 2㎞에 이르는 그랜드 링은 현존하는 세계 최대 목조건축물이다. 기네스북에도 올라 그 위용을 뽐낸다. 그랜드 링은 단순한 조형물을 넘어 엑스포의 길잡이 역할도 한다. 링을 따라 158개국 국가관·기업관·도시관 등이 길게 이어져 관람 동선의 중심축을 이룬다. 뜨거운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는 한낮에는 관람객에게 시원한 그늘이 되기도 한다. 그랜드 링은 일본의 전통 목조건축 기술인 관 접합 방식을 현대 공법과 결합해 완성됐다. 일본산 삼나무와 편백나무, 유럽산 적송나무 등이 활용됐는데 금속 없이 나무만으로 지은 구조물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그랜드 링 지붕 데크에 오르면 엑스포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해 질 녘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이 장관을 이룬다.

인공지능 기술로 신체 측정
일요일 오전 엑스포에서 가장 먼저 찾은 전시관은 화제의 오사카 헬스케어 파빌리온이다. 'REBORN'이라는 말이 호기심을 자극했던 곳이다. 이곳의 지붕은 막과 물로 구성돼 있고 외벽과 아트리움에는 오사카산 목재가 사용됐다. 막 지붕 위로 순환하는 물을 흘려보내 환경과 공생하는 공간을 연출한 점도 눈에 띈다.
파빌리온의 하이라이트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신체 나이를 측정하고 25년 뒤 미래의 내 모습을 미리 만나보는 체험이다. 관람객은 입구에서 보디센서 존에 서면 피부·모발·혈관·뇌 등 7가지 신체 기능을 정밀 센서로 진단받는다. 결과는 곧바로 화면에 나타나 관람객을 긴장시키는데, 모발 윤기 88, 손상도 70, 곱슬기 83, 피부 광채 74, 추정 골량 3.2, 근육량 57.9 등 세부 수치가 즉시 공개된다. 데이터가 곧 신체 나이로 표시되는데 실제 나이보다 젊게도, 많게도 나와 관람객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린다.
오사카 헬스케어 파빌리온의 또 다른 전시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 기술로 제작한 심근 시트다. 직경 3.5㎝, 두께 0.1㎜로 작은 꽃잎 크기에 불과하지만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습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확장형 심근증 환자에게 심장 이식 대신 심장 기능을 회복시켜 줄 혁신적인 기술이다. 인간 세탁기도 흥미롭다. 소형 우주선 모양 캡슐에 들어가 앉으면 15분 만에 온몸을 깨끗이 씻어주는 장치다. 평소 씻기 싫어하는 '꾀죄죄남'에게 최적의 생활가전이 될 듯하다.
살아 움직이는 IPS 심근 시트 기술
파소나 네이처버스 파빌리온에서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네오 아톰과 블랙잭 캐릭터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몸, 마음, 인연'을 주제로 한 전시는 파격적이다. 특히 IPS 세포로 만든 소형 심근 시트가 배양액 속에서 실제로 박동하는 모습은 관람객들에게 전율을 선사했다.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로봇 체험과 미래의 수면 환경을 형상화한 수면 캡슐 시뮬레이션도 주목받았다. 시그니처 파빌리온 널은 이름처럼 '무(無)'를 테마로 인간 존재의 본질을 묻는 실험적 경험을 선보였다. 알루미늄 외벽과 유리 내벽이 빛에 따라 환상적인 공간으로 변신해 관람객들의 오감을 사로잡는다.
※ 취재협조=일본정부관광국(JNTO)
[전기환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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