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일의 도시탐험] 프로 부동산과 대출규제

김주일 한동대학교 공간시스템공학부 교수 2025. 7. 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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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일 한동대학교 공간시스템공학부 교수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를 꼽자면, 단연 축구다. 어디를 가든 공 하나만 있으면 사람들이 모여들고, 바람 빠진 공을 차며 노는 아이들부터 정식 유니폼을 갖춰 입은 조기축구회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긴다. 이렇게 저변이 넓은 종목이지만, 정작 대중의 시선은 유럽의 몇몇 톱리그, 그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스타플레이어들에게만 쏠린다. 경기의 전부는 아니지만, 모든 관심과 자본은 그들의 몸값과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이것이 바로 프로 스포츠의 세계다.

그런데 이와 흡사한 구조가 바로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다. 전국에는 약 2천만 채가 넘는 주택이 있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늘 서울 강남3구 등 일부 고급 아파트에 집중된다. 주택 가격이 오르네 내리네,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네 마네 하는 뉴스의 대상도 늘 이들 '스타 단지'다. 마치 수십억이 오가는 축구 리그에서 소수의 스타선수만 주목받는 것처럼, 전국의 수많은 주택 중 대중의 시선과 정책의 초점은 오직 그 일부에만 머무른다.

이런 가운데 새 정부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시장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들고 나왔다. 핵심은 대출 억제다. 대표적인 것이 LTV(주택담보인정비율) 제한으로, 특히 다주택자의 경우 아예 대출이 불가능하도록 LTV를 '0%'로 만든 점은 상징적이다. 실수요자라 해도 대출 한도가 집값의 70%로 제한되고, 6개월 내 전입 의무까지 부과된다. 대출 가능한 금액도 최대 6억 원으로 묶였다. 서울 평균 아파트 값이 12억 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절반 이상은 현금으로 충당하라는 이야기다. 신용대출이나 상환 기간 등도 함께 제한된다. 한마디로 '영끌'과 '갭투자'로 대변되던 부동산 엔진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이쯤 되면 이제 서울권과 나머지 지역은 사실상 별개의 리그가 되었다고 봐야 한다. 기존에도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의 장치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노골적으로 수도권만 따로 묶어 다른 규칙을 적용한 적은 드물다. 시장의 양극화는 오래된 일이지만, 정책이 이를 사실상 인정한 것은 처음인 것이다. 지방과 수도권을 아예 다른 게임판으로 설정한 셈이니, 서울은 이제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일종의 '프로 시장'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

정부 입장에선 고민이 깊었을 것이다. 서울 집값은 잡고 싶고, 동시에 지방에는 활기를 불어넣고 싶은 양면 목표가 있었을 테니 말이다. 이른바 '고육지책'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문제는 이 같은 규제가 시장 전체에 어떤 파급을 미칠지, 특히 예상치 못한 부작용은 없는지에 대한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외국인의 부동산 매수다. 현재 외국인은 국내에서 대출을 받지 않아도, 혹은 받을 필요 없이 현금 구매가 가능하다. 주민등록 체계 밖에 있으니 가족관계나 다주택 여부를 파악하기도 어렵다.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의 부동산은 소유권이 확실하고, 상속을 하지 않는 이상 정부 간섭도 적은 매력적인 투자처다. 정치적 불안에서 벗어나 자산을 피신시키려는 수요라면 더더욱 그렇다. 일부 고급 아파트에 쏠린 관심이 전체 시장을 좌우하는 구조에서, 외국인의 수요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결국 서울에 대한 규제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정부의 숫자 몇 개, 비율 몇 퍼센트로는 주택 문제의 근본을 다룰 수 없다. 전국에는 2천만 채의 집이 있고, 그중 89.2%는 서울 외의 지역에 존재한다. 사람들이 굳이 서울이 아니어도 충분히 살 만한 환경을 갖춘 도시와 지역을 찾고, 그곳에서 기회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지방 도시에도 일자리, 교육, 교통, 문화 인프라가 고르게 갖추어져야 한다. 그렇게 '스타플레이어'가 아닌, '전국 리그 전체'가 주목받는 시장이 되어야 한다. 진정한 해결은 그때부터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