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누른 광주 공공요금, 도시 지속성엔 '경고등'

이삼섭 2025. 7. 6. 15:0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버스·도시가스·종량제 봉투 등 장기간 인상 억제
전국 최저 수준 유지했지만 서비스 질 하락 불가피
“요금보다 서비스 질 중요…시민들, 수용성 충분”
광주지역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나선 2025년 6월5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도시철도1호선 금남로4가역에 시내버스 파업에 따른 도시철도 증편 운행 계획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광주시가 오랜 기간 공공요금에 대해 '인상 억제' 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시내버스 요금을 10년간 동결한 결과 서비스 질 악화 문제가 최근 시내버스 파업에서 드러난 게 대표적이다.

특히 광주는 도시 인프라 노후화가 급속히 진행하고 있어 공공요금 전반에 대한 현실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시민들 또한 요금 인상에 저항할 것이라는 인식과 달리 수용하려는 의지가 높은 만큼 공론장을 통한 대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6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가 관리하는 지방공공요금은 상·하수도, 도시가스(소매), 버스, 도시철도, 택시, 시설사용료(공용주차료 등)다. 이 중 상·하수도만 지난해 단계적 인상을 시작했을 뿐 나머지 공공요금에 대해서는 최대 10년간 동결 중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상수도요금(가정용)은 20㎥당 1만1천600원, 하수도요금은 20㎥당 7천800원이다.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요금은 1천250원(성인·카드 기준)으로 지난 2016년 13.6% 인상한 뒤 10년째 동결 중이다. 도시가스요금은 2017년 1.76% 올린 걸 마지막으로 8년째 인상하지 않았다. 택시요금은 4천300원으로 지난 2023년 30.8% 올린 바 있다. 공영주차장 주차료 또한 지난 2019년 인상을 결정했지만 시민 부담을 낮추고 물가 안정을 꾀한다는 명목으로 시행을 유보 중이다.

물론 광주시가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2020년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한 데 이어 러·우전쟁, 중동전쟁, 위니아 법정관리 사태, 건설사 줄도산 등 물가를 자극할 만한 악재가 줄지어 쏟아졌다. 실물 경기가 도저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으니 공공요금도 따라서 인상이 계속 미뤄졌다.

그러다보니 전국 시·도와 비교해 광주는 모든 공공요금 항목에서 전국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광주시가 공공요금을 억누르고 있는 사이 대부분 시·도는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공공요금 현실화를 이뤄내서다.

대표적으로 시내버스·도시철도 요금을 비교해보면 카드결제 기준 서울은 1천500원, 부산 1천600원, 대구 1천500원, 인천 1천400원(도시철도)·1천500원(시내버스), 대전 1천500원, 울산 1천500원 등이다.

적자는 고스란히 시 재정으로 떠받치고 있다. 광주시가 지난해 유일하게 올린 상·하수도요금은 2023년 기준 상수도 499억원, 하수도 472억원 결함액(적자)이 발생했다. 노후 관로 교체, 정수장 현대화, 하수처리장 개량 등 필수 인프라 투자마저도 힘들어지니 우여곡절 끝에 올렸다. 그럼에도 올해 기준 상·하수도 요금의 현실화율은 각각 74.1%, 71.9%다.

준공영제(운영 적자 보전)를 실시하는 시내버스의 경우 지난해 1천400억원의 시 재정이 투입됐다. 2007년 196억원 대비 7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도시철도 또한 한 해 500억원이 넘는 적자가 이어지는 중이다.

광주시가 요금 결정 권한을 가진 도시가스 또한 1㎥당 83.8원(소매 기준)이다. 서울 86.2원은 물론, 부산 97.8원, 대구 110.4원, 대전 117.3원보다 훨씬 낮다. 인구 밀도가 높을수록 경제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보다도 낮은 가격이다. 이때문에 도시가스 공급자인 해양에너지는 시설 투자 부담 등을 이유로 요금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은 한국가스공사 도매요금이 91%, 공급사 소매요금 9%로 구성된다.
진보당 광주시당이 지난 4월 16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양에너지가 도시가스 요금 경제성을 이유로 4월부터 신규 공급을 중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양에너지는 장기간 소매가 동결에 따른 결과라고 반박했다. 뉴시스

공공요금 억제는 단기적으로는 시민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공서비스 질 저하와 재정 부담 가중이 심해질 수도 있을뿐더러 자칫 도시 인프라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들도 합리적 수준에서 수용성을 갖춘 만큼 적극 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윤희철 한국지속가능발전센터장은 "중요한 건 공공요금이 얼마냐가 아니라 서비스의 질이다"면서 "요금은 시민들의 수용성 범위 내에서 하면 되니 큰 문제가 안 된다. 시민들은 올린 대로 수용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광주시가 시내버스 파업과 관련, 온라인으로 시민들에게 버스 요금 인상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참여자 6천342명 중 62.2%가 현행 요금보다 250원 높은 1천500원이 적정하다고 답했다. 실제 인상이 이어지더라도 시민들이 체감하는 정도는 낮은 데 반해 서비스 질 악화에 대한 체감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윤 센터장은 "여러 가지 이유로 운영·관리할 수 있는 재정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이 모여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지향하는 점, 예컨대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 정책이라면 그곳에 예산을 집중해서 쓰는 게 맞고 대자보에 반대되는 거라면 최대한 줄여야 한다"면서 예산의 효율적 배분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는 가칭 '대중교통 혁신회의'를 구성해 대중교통 요금 현실화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달 시내버스 파업 당시 강기정 광주시장은 대중교통 혁신회의 구성을 제시하면서 파업 종료를 이끌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Copyright © 무등일보.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