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스킨케어 원료 해조류…땅위에서 재배한다고? [호주 애그테크 NOW]

정혁훈 전문기자(moneyjung@mk.co.kr) 2025. 7. 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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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코헬스 PhycoHealth
녹색의 토종 해조류 배양해 육상서 양식
공장서 배출되는 질소를 해조류 먹이로
피부 재생에 효과 좋은 기능성 물질 추출
화장품 이어 화상 치료약 개발도 추진
파이코헬스가 녹색의 호주 토종 해조류를 배양하고 있다. 2010년 자연에서 채취한 해조류로 다양한 영양과 기능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시드니에서 남쪽으로 차를 타고 3시간 정도 달리면 나타나는 허스키슨. 돌고래 관광지로도 유명한 저비스만을 끼고 있는 해안 도시다. 이 곳에 위치한 스타트업인 파이코헬스(PhycoHealth)를 찾았다. 파이코헬스는 호주 토종 해조류를 활용해 만든 바이오 소재로 다양한 식품과 건강보조식품, 화장품 등을 제조하고 있다. 우리나라 화장품 회사와도 비즈니스 협력 관계가 있는 곳이다.
파이코헬스를 창업한 피아 윈버그 박사가 호주 토종의 녹색 해조류를 활용해 만든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파이코헬스 건물로 들어서자 창립자인 피아 윈버그 박사가 손님을 맞이했다. 그녀는 스웨덴 스톡홀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해양생물학자로 호주 100대 과학자에 꼽힐 정도로 이 분야의 명사였다.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한 윈버그 박사가 처음 내놓은 것은 놀랍게도 파스타였다. 마침 시장기가 돌던 차에 방울토마토가 장식된 녹색의 오일 파스타를 순식간에 비우자 그녀는 “이 파스타가 녹색인 이유는 10% 정도 해조류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파스타에 해조류를 넣었을 때 지구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파이코헬스가 육상에서 양식한 호주 토종의 녹색 해조류 모습.
“지구는 현재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화학 질소 비료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만 해도 농식품 수출 세계 2위 국가이지만 유럽연합(EU)의 질소 규제에 따라 농업 생산을 줄여야 할 입장에 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조류는 질소를 먹고 자라면서 다양한 영양분을 생성해 냅니다. 따라서 해조류를 잘 키우면 제조업에서 나오는 질소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제분회사 마닐드라그룹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질소를 땅에서 처리하려면 1000ha(약 300만평) 토지가 필요하지만 해조류 양식에 활용하면 육상 양식 기준으로 20ha(6만평)만 있으면 됩니다. 실제로 우리는 마닐드라그룹 공장 옆에 해조류 육상 양식장을 설치해 공장에서 배출되는 질소와 이산화탄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닐드라그룹이 추구하는 폐기물 제로 순환농업에 우리가 도움이 되고 있는 셈이죠.”
파이코헬스는 본사에서 배양한 해조류를 자동차로 30분 떨어진 육상 양식장에서 키운 뒤 다시 가져와 이 수조에 보관하고 내부 설비를 활용해 정제, 건조, 추출, 가공 단계를 거친다.
윈버그 박사가 해조류 파스타를 내놓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녀는 “호주 국민들이 먹는 파스타 전체에 해조류를 10% 섞으면 100만ha(약 30억평) 토지를 질소 오염의 위기에서 살려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이코헬스가 현재 사용하는 해조류는 녹색의 호주 토종 해조류로 윈버그 박사가 2010년 해양에서 채취한 뒤 ‘Species 84’라는 이름을 붙였다. 파이코헬스는 이 해조류를 계속해서 배양하면서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이 본사 건물에서 배양된 해조류가 30분 떨어진 육상 양식장으로 옮겨 키워지고, 다 자라면 다시 이 곳으로 가져와 정제, 건조, 추출, 가공 과정을 거쳐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건조 전 단계의 해조류를 손으로 건져 올리자 마치 우리나라 감태와 비슷한 색과 모양을 보인다.

파이코헬스 본사 전경.
윈버그 박사는 “해조류는 많은 미량 영양소와 항산화, 항염증 성분 등을 함유하고 있어 지구상에서 가장 영양이 풍부한 식재료 중 하나로 꼽힌다”면서 “우리의 녹색 해조류를 활용해 만들 수 있는 제품은 무척 다양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시식을 한 파스타면을 비롯해 콤부차, 그래놀라, 초콜릿, 과자 칩 등 먹거리를 비롯해 해조류에서 추출한 오메가3와 칼슘, 그리고 면역력 강화 보충제, 섬유질 보충제 등 건강보조식품도 다양하다.

최근 들어서는 스킨 케어 제품 개발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윈버그 박사는 “녹색 해조류의 단백질 함량이 30~40%로 높은 데다 그동안 화장품 원료로 사용해오던 하이알루로닉산보다 피부 조직 재생과 콜라겐 보호 효과가 좋은 파이알루로닉산을 함유하고 있어 스킨 케어 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녀는 “피부 영양 공급과 수분 보충 기능을 활용해 스크럽과 클렌저, 세럼, 로션, 마스크 등을 출시하고 있다”며 “향후 화상 환자들을 위한 피부재생 의약품을 만드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혁훈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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