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운석 우리술이야기)전통주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

최미화 기자 2025. 7. 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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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운석(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장)
박운석(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장)

한때 마라톤을 즐겨 하던 때가 있었다.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하곤 했지만 고작 10㎞ 코스를 뛰는 게 대부분이었고 몇 번은 하프코스를 완주했던 기억도 있다. 뜬금없이 마라톤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막걸리를 즐기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싶어서다.
뜻을 같이하는 너댓 명이 모여 일주일에 한 번 퇴근 후 대구 금호강변을 달렸다. 대구 신천 침산교에서 팔달교까지 강변을 따라 왕복 10㎞ 정도 되는 거리를 달리고는 근처 막걸리집으로 향했다. 그때 마셨던 막걸리 한 병은 수십만원하는 위스키와도 바꾸지 않을 만큼 맛있었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전통주의 종류가 많지 않았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막걸리를 주로 마셨다. 요즘은 완전히 달라졌다. 막걸리를 포함해 전통주를 즐기는 방법이 아주 다양해졌다.
손쉽게 전통주를 구입해서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소매점인 전통주 바틀샵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곳에선 한 병에 몇 천원에서부터 10만원대의 술 수십여 종류를 갖추고 있어 선택의 폭도 다양해졌다. 선택장애가 있어도 걱정할 필요 없다. 전국의 1천 812개 전통주 면허(2023년 12월 기준)를 받은 양조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전통주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판매원이 고객들이 원하는 전통주를 바로 추천해준다.
요즘은 선물용으로 전통주를 사가는 고객이 늘었다. 그만큼 한국전통주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반증이다.
다양한 전통주를 구비하고 판매하는 전문식당도 많이 늘었다. 전문주점인 막걸리 바(Bar)이다. 막걸리를 판매하는 곳이라고 해서 쭈그러진 양은주전자를 연상한다면 오산이다. 깔끔한 인테리어에 세련된 실내분위기, 고급 안주가 서빙되는 고급식당이다.
초기의 막걸리바가 전통주와 다양한 안주를 갖춘 판매점이었다면 최근의 막걸리바는 전통주소믈리에 자격을 갖춘 직원이 고객의 요구에 맞춰 술을 선택해주고 안주까지 페어링해서 추천해준다.
막걸리바는 아니지만 일반 식당에서도 다양한 전통주를 판매하고 있다. 이제는 대구에서도 막걸리 종류만 30여종 이상 판매하는 식당도 많아졌다. 고객들도 다양한 맛과 향의 막걸리를 선택해서 즐길 수 있어 반기는 분위기다.
지역특산주는 인터넷으로 검색해 손쉽게 택배로 받아 즐길 수도 있다. 현재 주세법 상으로는 전통주를 세 가지로 분류해서 인정하고 있다. 무형유산 보유자가 제조하는 주류와 식품명인이 제조하는 주류, 그리고 농업인이나 농업경영체에서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해서 제조하는 지역특산주이다. 세 가지 전통주 면허를 받아 술을 생산하면 주세 50% 감면과 함께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진다. 최근 20대 후반~30대 초반 연령대의 지역특산주 양조장 창업이 많아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온라인으로 전통주를 판매하는 사이트에선 선택장애를 일으킬 정도로 술의 종류가 많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전통주 구독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주종별로 추천을 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격대도 다양해서 나에게 맞는 술을 골라 담을 수 있어 편하다.
여름 휴가철에는 그 지역 양조장을 직접 방문해서 양조장 탐방, 술 빚기 체험, 전통주 시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도 있다. 물론 그 양조장의 전통주를 구입해 올 수 있다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선정하는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을 참고하면 된다. 찾아가는 양조장은 현재 총 64개소가 운영 중이며 경남북에선 20곳이 지정되어 있다.
최근 대구에서도 활성화되고 있는 시음모임에 참가해보는 것도 전통주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전통주시음회는 우리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전통주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와 양조장 소식 뿐 아니라 다양한 전통주를 맛보고 즐기는 자리여서다. 때로는 양조장 대표가 참석해서 자신이 생산하는 전통주를 설명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
소비자들이 전통주를 맛보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진다는 것은 전통주의 성장 가능성을 볼 수 있는 길이어서 반가운 일이다. 이제 대구경북에서도 더 많은 지역특산주 양조장이 생겨나고 좀 더 다양하고 쉽게 우리술에 접근할 수 있는 전통주바틀샵과 막걸리바가 생겨났으면 한다.
박운석(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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