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에서 '킁킁'…수난탐지견 '파도' 빗속에서도 맹활약

김온유 기자 2025. 7. 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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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소방관] ⑨나상보 소방장
[편집자주] 119안전센터 신고접수부터 화재진압과 수난구조, 응급이송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이 위기에 처한 현장엔 언제나 가장 먼저 달려온 소방대원들을 볼 수 있다. 재난 상황에선 히어로(영웅)같은 역할을 하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친근한 우리의 이웃들이다. 생활인이지만 평범하지만은 않은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인생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우리동네 소방관들을 만나봤다.

나상보 소방장과 수난탐지견 파도/사진제공=소방청
비가오나 눈이오나 보트를 타고 수면 위를 가르며 구조대상자를 찾는 수난탐지견 '파도'와 핸들러 나상보 소방장. 흔들리는 보트도, 궂은 날씨도 이들을 막을 수 없다. 가끔은 수색 의욕이 과다해 물에 빠지기도 하는 파도를 보며, 나 소방장은 매번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한다.

충청·강원119특수구조대 소속 핸들러인 나 소방장은 지난해 11월 파도와 만났다. 수난탐지견은 2019년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를 계기로 외국의 수난탐지견의 역할이 조명되면서 국내에도 도입 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면서 119구조견교육대 훈련사들이 직접 수난탐지견을 데리고 현장을 다니다,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정식 수난탐지견 핸들러가 배치됐다. 나 소방장이 소방청 1호 수난탐지견 핸들러다. 현재 국내 수난탐지견은 파도와 '규리', 총 2두뿐이다.

이들은 약 8개월간 40여번의 출동을 나갔다. 주로 수난사고나 극단적 선택을 한 구조대상자들의 수색을 보조하는 역할이다. 파도와 규리는 지난해 8월 경기 여주 강천보 부근 수난사고 현장에서 실종자 위치를 찾아내는 등 여러 활약을 했다. 올해도 조업하다 배가 뒤집혀 물에 빠진 구조대상자를 빠르게 찾아 가족 품으로 보낼 수 있었다. 그간 13명의 구조대상자의 위치를 찾아냈을 정도로 맹활약 중이다.

나 소방장은 "올해 수난사고 현장이 매우 많았는데, 파도가 수색범위를 좁히면 다이버들이 들어가 구조대상자를 인계한다"며 "가족들이 감사하다며 흘리는 눈물 덕에 더 열심히 훈련해서 파도와 더 많은 실종자들을 구조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말했다.

이상기후로 극한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이들의 역할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수색탐지견은 최대 수심 30m까지 수색이 가능하다. 물살이 너무 심하면 수색이 불가능하지만 실종자를 기다리는 가족들의 모습이 아른거려 출동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보통 실종자가 수심 30m 아래에 있어도 파도가 냄새에 반응해 짖기 시작한다"며 "'실종자가 여기 있다'라는 신호로 장시간 수색하다 이 소리를 들으면 안도감이 든다"고 했다.

나상보 소방장과 수난탐지견 파도/사진제공=소방청

나 소방장은 파도가 수색의욕이 매우 강하다고 말한다. 파도는 몸무게 33kg에 키는 70cm로 벨지안 말리노이즈 종이다. 말리노이즈는 다양한 나라에서 군견과 구조견 등으로 활약 중이다. 민첩한 기동력과 강인한 몸으로 기후가 좋지 않은 곳에서도 잘 적응한다. 그중에서도 파도는 지난해 구조견 경진대회에서 1등을 했을 정도로 유능한 구조견이다.

간혹 영하의 추위나 무더운 날씨가 지속될 땐 과도한 수색활동이 부담을 줄 수 있어 핸들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나 소방장은 "무덥거나 추울 땐 수색활동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어서 30분 수색 후 휴식한다"며 "이때 다시 수색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려고 최선을 다한다"고 설명했다.

구조견은 8~9세가 되면 은퇴해 입양과정을 거친다. 파도도 1년 후 은퇴 예정으로 나 소방장이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 중이다. 수난탐지견 1호 핸들러로 자부심이 강한 그는 파도의 은퇴 전까지 함께 수많은 실종자들을 구하겠단 각오를 다졌다. 특히 수난탐지견이 잘 알려지지 않아 일선 소방서에서 수색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어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그는 "파도는 제가 사랑하는 파트너이자 최고의 구조견"이라며 "파도의 은퇴가 1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전까지 수많은 실종자들을 가족 품에 안겨드리는 게 목표로, 최고의 구조견과 함께 최고의 핸들러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나상보 소방장과 수난탐지견 파도/사진제공=소방청


김온유 기자 on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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