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에 존재감 드러낸 전문병원, 의료전달체계 핵심으로 부상

박정렬 기자 2025. 7. 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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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특화 기능 강화 지원사업, 전체 30곳 중 27곳이 전문병원
필수의료·고령 환자까지 '책임'
전문병원 개요/그래픽=김지영


특정 분야에 중증·응급 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전문병원이 의정갈등 이후 필수 의료의 빈틈을 메우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전문병원이 병·의원과 상급종합병원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며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고 있단 평가다. 비상 진료체계 유지를 넘어 고령화 사회 의료전달체계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시행되는 '필수특화 기능 강화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총 30곳의 의료기관 중 27곳이 전문병원이다. 소아청소년과(3곳), 뇌혈관(2곳), 화상(5곳) 분야는 참여 의료기관이 모두 전문병원이다. 이 밖에 수지접합(6곳), 분만(11곳)도 각 질환·진료과목에 해당하는 전문병원 전체가 이번 사업에 선정됐다.

필수특화 기능 강화 지원사업은 복지부가 '골든타임 확보'와 '24시간 진료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했다. 복지부 인증 의료기관 중 △진료량 상위 30분위 이내이면서 △야간·휴일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선정했다. 24시간 진료지원금과 성과 기반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의료 공급체계 구조를 전환하고 필수 의료 역량을 확충한다는 목표다.

24시간 운영되는 '친구클리닉'으로 밤에도 불이 켜진 우리아이들병원(사진 왼쪽)과 성북우리아이들병원의 모습./사진=우리아이들의료재단


전국 114개의 전문병원은 소아, 뇌혈관 등 특정 진료과목과 질환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오래전부터 필수·응급·지역의료를 책임져왔다.

일례로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인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산하 성북우리아이들병원, 우리아이들병원은 지난 4월부터 아픈 아이들의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24시간 친구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열이 나거나 구토, 발작 등으로 긴급 진료가 필요한 아이들이 아침까지 기다리거나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하염없이 대기하지 않아도 필요한 진료를 제때 받을 수 있게 됐다.

각 병원은 심야 시간대에도 의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 전문 인력이 상주하며 필요한 진료와 검사를 진행한다. 지금까지 적자가 불가피했지만 이번 사업 선정으로 다소 숨통이 트일 수 있게 됐다. 정성관 이사장은 "아침에 진료실에서 만난 아이들이 4~5곳의 응급실을 돌다 왔다는 말을 듣고 24시간 진료를 결심했다"며 "이번 사업 선정으로 우리의 신념과 노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 같아 뜻깊다"고 말했다.

필수특화 기능 강화 사업에 참여하는 전문병원 현황/그래픽=윤선정


경북지역의 유일한 뇌혈관 전문병원인 예스포항병원은 포항, 경주, 영덕, 울진 등 해당 권역 급성 뇌졸중 환자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졌을 때(뇌출혈)는 물론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까지 맞춤 수술과 3D프린터, 스텐트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해 최선의 치료 결과를 도출한다.

과거 대학병원 교수였던 김문철 병원장은 지난 5월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주최한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아무리 좋은 치료도 시간이 늦으면 소용이 없다"며 "대학병원에서 일할 때 다른 지역에서 트랜스퍼(전원) 오는 환자가 거의 다 죽어서 왔다. 교수라며 폼 잡는 게 무슨 의미 있는가 싶어 '현장'에 병원을 세웠다"고 '책임 진료'를 자부했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이재명 정부가 국정 과제로 필수·지역 의료 강화를 내세우며 '허리'를 담당하는 의료기관 육성에 매진하는 만큼, 준비된 전문병원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복지부 관계자는 "필수특화 기능 강화 지원사업은 내년부터 3년간 시범 기간을 거쳐 본사업화 할 예정"이라며 "진료 역량을 갖추고 필수 의료를 제공하는 더 많은 의료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윤성환 대한전문병원협회장(이춘택병원장)은 "전문병원은 심장부터 알코올 등 필수의료분야는 물론 의료 이용량이 많은 안과, 이비인후과와 고령화 추세를 반영한 척추, 관절에 대장항문, 신경과, 한방 척추·중풍까지 총망라하며 의료 전 분야에 고루 분포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의 과도한 진료 부담을 덜어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고 무한 경쟁에 내몰린 중소병원에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겠다"며 "대학병원에 버금가는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강조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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