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의 과학향기] ‘디지털바이오’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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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과학기술이 의료의 정의를 바꾸는 거대한 전환점 위에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디지털 기술이 바이오산업과 결합하면서 기존의 산업 방식을 개선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KISTI 디지털바이오컴퓨팅연구단을 중심으로 국가 디지털 바이오 인프라를 설계하고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KISTI 디지털바이오컴퓨팅연구단은 우리나라의 바이오 연구 데이터를 집약해 관리하는 플랫폼 '국가 바이오 데이터 스테이션(K-BDS)'을 구축,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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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 정보로 정밀의료 기대감 ↑

우리는 지금 과학기술이 의료의 정의를 바꾸는 거대한 전환점 위에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디지털 기술이 바이오산업과 결합하면서 기존의 산업 방식을 개선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 바이오’ 패러다임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더욱 정밀하게 예측하도록 의학의 흐름을 재설계하고 있다.
이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 유전체 데이터가 있다. 개인의 유전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분석하는 기술은 질병 예측과 진단, 맞춤형 치료는 물론 신약 개발에 이르기까지 의료 전 과정에 관여한다.
오늘날 디지털 바이오가 각광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시간과 비용의 한계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수천 편의 논문과 수많은 화합물 조합을 분석하는 데 수년이 걸리던 신약 개발 초기 과정은 이제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단 하루 만에 끝날 수 있다. 이처럼 바이오산업 연구 효율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며 미래의 질병 가능성과 적합한 치료법, 약물 반응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정밀 의료에 대한 기대도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2035년까지 바이오 선진국 도약을 목표로 한 ‘첨단 바이오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제껏 산재해 있던 바이오 데이터를 통합하고, ‘쓸 수 있는’ 형태의 유전체 데이터를 가공해 가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바이오 데이터는 유전체, 단백질체, 전사체 등 생명과학 연구 과정에서 생성되는 모든 생물학적 정보를 포함하여 그 규모가 수십에서 수백 테라바이트(TB), 경우에 따라서는 페타바이트(PB) 단위에 이른다. 방대한 유전체 데이터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다루기 위한 국가 수준의 통합 인프라가 필요한 이유다.

우리나라에선 KISTI 디지털바이오컴퓨팅연구단을 중심으로 국가 디지털 바이오 인프라를 설계하고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KISTI 디지털바이오컴퓨팅연구단은 우리나라의 바이오 연구 데이터를 집약해 관리하는 플랫폼 ‘국가 바이오 데이터 스테이션(K-BDS)’을 구축, 운영 중이다.
K-BDS는 보건복지부, 과기정통부 등 여러 부처와 협력하여 연구자·기관별로 흩어진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으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 플랫폼을 통해 슈퍼컴퓨팅 기반 분석 환경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현재 K-BDS는 2PB 이상의 스토리지, 2400여개의 CPU 코어, 53종의 표준화된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분석 도구를 제공한다. 유전체 데이터가 민감정보인 만큼, 암호화 및 비식별화 기술을 적용해 개인정보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데이터의 생산부터 분석, 보호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바이오 디지털 인프라가 KISTI의 손을 거쳐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공공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KISTI가 구축한 디지털 바이오 인프라의 핵심 가치는 바로 속도, 연결성, 확장성이다. 연구자들은 더 이상 개별 컴퓨터나 제한된 자원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수십 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유전체 데이터도 연구 목적에 맞게 제공받아 몇 시간 만에 분석할 수 있다. 표준화된 데이터 구조 덕에 다른 연구자, 기관, 산업체와의 협업도 훨씬 수월하다.
KISTI는 올해부터 국가 바이오 연구 개발 사업에서 축적된 분석 기술을 지속 활용하기 위한 특화연구소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 내년 하반기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을 개방해 2032년까지 한국인 100만명의 유전체·단백질·임상 정보 등을 모두 포함한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 나라의 의료 연구·산업 역량을 디지털로 재구성하고 그 결과를 의료 현장과 매개하는 일. 의료 환경과 산업을 변화시키는 조용한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다.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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