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추경, 경기 회복 마중물 되길

그토록 기다리던 2차 추경안이 확정되었다. 그것도 정부 제출 원안인 30.5조원에서 1.3조원이나 증액된 31.8조원으로 말이다. 이는 새정부 공식 출범 후 1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확정된 것으로 자체로도 큰 이슈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시장 분위기가 이전보다 상당히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갖게 한다.
특히,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반응이 무엇보다 빠른 것 같다. 당장, 이번 추경에 의한 성장률 제고 효과를 0.1%p 내지는 0.2%p로 보고 올해 우리경제에 대한 기존 0% 중후반대 성장률 전망치를 1% 내외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IMF와 OECD의 전망치인 1%와 동일하거나 다소 밑도는 수준이긴 하지만, 우리경제에 대한 국내 경제주체의 기대 역시 생각보다 빨리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매우 반가운 변화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우선은 소비쿠폰과 같이 경기부양효과가 불확실한 현금성 지원이 증가하면서, 재정 건전성을 위협한다는 점이다. 즉, 소비쿠폰의 운용 효율성의 정도나 소비진작효과를 정확히 추정해 내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재정 건전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지출한만큼 수치 상 그대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번 추경 확정으로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가 악화되고, 국가채무도 1,300조원을 넘어 GDP 대비 49%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만큼 일각에서의 비판 대상이 되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또, 재정지출 확대가 지나치게 물가를 자극할 경우, 오히려 민생 안정을 헤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우려는 이번 추경안으로 경기 침체 장기화의 고리를 끊어내고, 0%대 성장 우려를 불식시켜 우리경제가 안정적인 성장궤도로 재진입하길 바라지 않아서 제기한 것은 아닐 것이다. 대외 여건 상 국제유가나 환율, 공급망 등의 불안이 언제 다시 재현될 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또한 당연한 걱정거리일 수 있다.
이외에도 국내 경기 침체 장기화에 일조하고 있는 건설 부문에 대한 추경 예산이 조정된 것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전체 추경예산 총액은 정부안에서 큰 변동이 없지만, 건설경기 회복에 있어 가장 큰 리스크인 PF(프로젝트 파이낸싱)이나 미분양 주택 부문을 중심으로 한 건설사업 유동성 지원 부문 추경 예산이 원안보다 감액된 것이다.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가 올해 마이너스 1.6%p이고, 주요 산업 중 건설업 고용 규모가 5번째로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설경기 회복이 우리경제의 성장 모멘텀 회복에 단초를 제공할 수 있는데 말이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번 추경에 대해 문제삼고자 하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어 보인다. 다만, 우리경제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어떤 형태로든 정부의 개입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이 분명하고 타당한 상황 판단이 아닌가 싶다. 따라서, 추경의 효율성을 높여 다양한 시장의 우려를 하나씩 해소해 나가는 것이 정부로서는 가장 긴요한 사안이 되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즉, 추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진작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아, 벌써 일각에서 제기되듯이 추가적인 추경이 필요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당연히, 추경을 포함한 올해 전체 예산의 효율적인 운용이 필요하고, 이외에 규제 완화 또는 합리화와 같이 기업의 경영 활동을 촉진함으로써 투자와 고용 측면에서 경기 회복의 온기를 서서히 확산시키려는 노력도 동반되어야 한다.
여하튼, 이번 추경이 침체된 국내 경기의 회복 모멘텀을 되찾을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길 바라고, 새정부의 경제정책이 우리경제의 새로운 도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길 간절히 원한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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