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포항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선수생활 마무리하고 싶다”
"포항 좋은 성적 내도록 도울 것"

기성용은 지난 4일 포항의 송라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포항에 온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지만, 오래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훈련장이나 시설 등도 만족하고 있다"면서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포항이 영국에 있을 때 스완지와 선덜랜드와 분위기가 상당히 흡사해서 그때 생각이 많이 난 것 같다"고 인터뷰하며, "부상 이후 충분한 재활시간을 갖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가족(탤런트 한혜진과 딸)들의 성원에 힘입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고 포항스틸러스로의 이적 배경을 밝혔다.
"아빠가 조금 더 뛰었으면 좋겠다"는 딸의 말에 마음이 흔들렸고, 부상으로 그렇게 (선수생활이) 끝나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좀 많은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으며 믿어준 팀원들과 팬들을 위해 좋은 성적을 내고 마무리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서울에서 프로로 데뷔해 유럽 생활을 제외하고는 한 팀에서만 뛰어온 기성용은 지난달 포항으로의 이적설로 프로축구판을 뒤흔들었다. 기성용이 부상으로 4월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던 중 서울에서는 더는 설 자리가 없다는 점을 알고 뛸 수 있는 곳을 찾고자 결별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입단을 공식화한 포항 스틸러스는 박태하 감독이 이끌고 있다. 김성재 수석코치와 김치곤 코치도 서울을 거쳐 기성용과 인연이 있다. 청소년 대표팀 생활부터 친분을 쌓아 온 베테랑 수비수 신광훈도 기성용의 포항행에 영향을 준 존재다.
박태하 감독은 "경기를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기에 (기성용에게) 그부분을 기대하고 있고, 경기외적으로는 선수들에게 멘토같은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언론에서 밝혔다.
기성용은 "예전부터 포항의 훈련 시설이 좋고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그런 것 같다. 전용구장의 느낌도 좋고, 잔디도 좋다"면서 "선수와 코치진, 직원들 사이가 끈끈하고, 팬들이 주는 분위기도 좋아서 저를 편하게 해준다"며 미소 지었다. "새로운 팀에 왔으니 여기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서울 팬들에게도 보답하는 길인 것 같고, 서울도 더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기쁨을 주는 게 서로 위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그라운드에 설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감독님이 제게 기회를 주셨으니 보답하고 싶고, 이 팀에서 나를 믿어주는 구성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내고 싶다"면서 "포항이 좋은 성적을 내고 마무리하는 게 제게는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포항 스틸러스는 기성용 영입에 성공함으로써 중원이 한층 강화됐다. 등번호는 40번을 단 기성용은 첫 프로 입단 시절 마음으로 되돌아간다는 결기를 보였다.
2006년 서울FC에서 프로로 데뷔한 기성용은 2009~2020년 셀틱(스코틀랜드)·스완지시티(잉글랜드) 등 유럽을 거쳐 친정인 서울FC에 되돌아왔다. 2021~2023년 매 시즌 30여 경기에 출전하며 저력을 입증했다. 기성용 특유의 장거리 킥으로 상대 진영에 킬패스를 꽂아넣으며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K리그 통산 198경기 14골 19도움을 기록했다. 이중 11도움이 복귀 후 성적이다.
그러나 지난해 부임한 김기동 감독 체제에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아지며,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발목 부상까지 겹쳐 올 시즌 출장 수가 8경기에 그쳤다. 이 가운데 지난달 말 포항으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기성용의 당초 은퇴 계획은 딸과 아내 등 가족의 만류로 늦춰졌고, 구단 측에 이적 의사를 밝힌 뒤 포항 박태하 감독의 연락을 받아 이적을 결심했다고 알려졌다.
서울 응원단 '수호신'은 팀의 상징과 같은 기성용의 이적 소식에 응원 보이콧을 하는 등 반발했다. 지난 1일 수호신 요구로 열린 기성용 이적 관련 간담회에 김기동 감독, 유성한 단장이 직접 참석했다. 수호신은 간담회가 끝나고 응원 보이콧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박태하 포항스틸러스 감독은 지난달 29일 서울과의 21라운드 대결을 앞두고 "3선(미드필더) 전력에 대한 고민이 많던 중 기성용 선수가 이적을 바란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즉시 영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기성용도 소셜미디어에서 "저를 필요로 하는 팀을 기다리고 있을 때 박태하 감독님께서 선뜻 연락을 주셨고 이적을 결정하게 되었다. 박태하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서울·포항의 다음 대결일은 정규리그 최종전인 10월 18일로, 기성용이 포항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을 상대할 가능성이 크다.
최미화 기자 cklala@idaegu.com
Copyright © 대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