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보도, 사람들의 ‘일상’에 초점 맞춰야” [기후in]
“기자가 말하고 싶은게 아니라
독자에게 필요한 것 고민해야
실용적 저널리즘 잊지 않아야”
“‘기후과학자들이 이러저러했다’라는 식의 보도는 이제 재미가 없다.”
영국에 기반을 둔 기후·에너지 전문 미디어 ‘카본브리프’(Carbon Brief) 임원 겸 에디터 레오 히크먼은 이같이 말하며 “‘학계’에서 일반 사람들의 ‘일상’으로 초점을 바꿔 보도하는 게 현 시점에 바람직하다”고 했다. 기후 보도에 있어, 기후변화 관련 연구결과를 그대로 전하는 식의 보도는 이제 그 가치가 높지 않다고 지적한 것이다.

카본브리프는 전 세계 과학자와 기후·에너지 부문 언론인들 사이에서 신뢰받는 매체로 평가된다. 영국 매체 가디언에서 16년간 활동한 히크먼은 카본브리프 합류 전 세계자연기금(WWF) 영국 지부 기후변화 수석 고문을 역임하기도 했다.
히크먼은 ‘일상’에 초점을 맞춘 보도 사례를 설명하면서 “얼마 전에 큰 반향이 있었던 게 우리 식탁에 올라가는 음식에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을 그래픽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결국 ‘메시지’가 앞서기보단 사람들이 정말 원할 만한 것에 대해 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 본인이 뭘 말하고 싶은지가 아니라, 보도에 노출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어떤 게 필요한지 고민해야 한다”며 “결국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기후변화로 인해 사람들이 어떤 ‘히트’(타격)를 맞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접근은 단순히 기후변화로 인한 직접적 변화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히크먼은 “기자가 자기가 쓴 기사가 독자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생각하는 걸 자주 잊는데, ‘유틸리티 저널리즘’(실용적 저널리즘)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예를 들어 영국 정부가 적극적인 보급 정책을 쓰고 있는 전기차나 히트펌프를 기자가 직접 써보고 평가하는 콘텐츠도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상업적으로도 큰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히크먼은 카본브리프에 대해 “우리는 자발적인 기금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비영리 매체로서 신뢰도 높은 데이터, 시의성 문제에 구애받지 않는 데이터를 전달하는 걸 주요 전략으로 삼는다”며 “의도적으로 굉장히 긴, 위키피디아와 같은 형식의 콘텐츠를 발행한다. 뉴스를 따라가는 데 공을 들이기보다 이미 보도된 걸 사후에 분석해서 어떤 게 잘못됐는지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카본브리프는 운영에 투입되는 기금 출처에 대한 정보를 공개 중이다.
실제 카본프리프 홈페이지에는 기금 출처로 ‘유럽기후재단(ECF)’과 함께 2022년 회계연도 기준 총 기금 액수로 117만6376파운드(한화 약 22억원)를 명시해놓고 있다. 일반 대중매체가 광고주 등을 별도 공개하지 않는 것과 차이가 있다고 히크먼은 강조했다.
런던=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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