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지뢰밭이에요"..전동킥보드에 걸려 "쿵"

최소망 2025. 7. 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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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온통 지뢰밭입니다" 

 

청주에 사는 시각장애 1급 김선지(가명)씨는 익숙한 집 근처 인도를 걷다가 진짜 죽을 뻔했습니다.

 

점자블록을 따라 걸음을 옮기던 중 뭔가에 걸려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습니다.

 

얼굴과 몸에 크고 진한 멍이 생길 정도로 충격은 엄청났습니다. 

 

일으켜 줄 누구도 주변에 없었습니다.

 

넘어졌다 일어나니 어디로 가야할 지 방향마저 잃었습니다.

 

“온몸에 상처가 나고, 쓰라린 고통이 밀려왔는데…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어요.”

 

평소 더듬더듬 지팡이로 앞을 확인하는데, 이번엔 전혀 걸리는 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측 불가 '지뢰'와 다름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점자블록 위에 세워둔 'ㄴ'자 구조의 전통킥보드였습니다.

 

누군가 뒷바퀴 부분을 점자블록 위에 세워뒀던 겁니다.

 

발목 위로 구조물이 없으니 지팡이에 안 걸렸던 거죠. 

 

문제는 이런 게 어쩌다 한두 개가 아니라는 겁니다. 

 

실제 거리를 나가 보면 전동킥보드나 전기자전거 등 개인형 이동장치들이 여기저기 질서 없이 세워져 있습니다.

 

횡단보도, 점자블록, 이런 거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전에도 노점상이며 광고판 등이 종종 점자블록을 막았지만, 킥보드는 전과 다른 위협입니다. 

 

청주에 전동킥보드로 대표되는 공유형 이동장치가 도입된 건 2020년 9월입니다.

 

580대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5년 만에 13배 많은 7,900대로 늘었습니다.

 

그런데 규정은 현실을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약칭 교통약자법,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은 2023년 9월에야 이뤄졌습니다.

 

이동편의시설의 설치를 규정한 제11조에, "누구든지 장애인을 위한 보도에 물건을 쌓거나 공작물을 설치하는 등 그 이용을 방해하거나 장애인을 위한 보도를 훼손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강제 조항이 신설됐습니다.

 

위반하면 과태료가 최고 100만 원입니다.

 

이마저도 1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 지난해 9월부터 시행이니까, 효력을 가진 지는 1년도 안 됐습니다.

 

대략 시행 10달쯤 됐는데, 청주시가 이 법으로 실제 과태료를 부과한 적은 없습니다.

 

눈 앞에 적발할 게 널렸는데 왜 단속을 안 할까, 청주시에 물었더니 지금껏 자체 계도 기간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뒤늦게나마 법이 생겨도 현실은 아직 달라질 게 없던 겁니다.

 

청주시는 마침 7월 8일부터 실제 단속과 과태료 부과를 예고했는데, 실제 얼마나 이뤄질지 일정 시간이 지나 다시 따져 볼 일입니다. 

 

시각장애인 김 씨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군가에겐 작은 편의일 수 있지만, 저희에겐 생명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제발 하루빨리 제도적 보완이 이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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