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버드 허위 이력 '김민지 사건'… 사망 이후 '저작권 신고'로 은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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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최근 국내 심리학계를 뒤흔든 김민지 씨 허위 학력 위조 사건이 그녀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에도 끊임없는 논란과 의혹을 낳고 있다. 김민지 씨는 자신을 하버드대학교 심리학·뇌과학 학사, UCLA 임상심리학 박사로 소개하며 강연, 상담, 저술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지만, 모두 허위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더 큰 파장은 그녀의 사망 이후에도 남편을 중심으로 사건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다.

김 씨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남편을 중심으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김 씨는 2025년 1월 길벗출판사에서 펴낸 '현명한 부모는 적당한 거리를 둔다'를 통해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김 씨에 대한 의혹은 그의 스레드(Threads) 활동에서 비롯됐다. 김 씨는 스레드에서 "오늘은 뉴욕에서 환자 상담을 하겠다", "어제는 줌 미팅으로 다른 나라 환자를 상담했다" 등의 글을 올리며 자신을 UCLA, 하버드 출신 PhD 심리학자라고 홍보했다.
이를 본 한 미국 정신과 전문간호사(nurse practitioner)가 "뉴욕에서 환자를 상담하려면 해당 주 라이선스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지만, 김 씨는 이 간호사의 계정을 차단했다. 의문을 품은 이 간호사가 직접 조사한 결과, 뉴욕주에 김민지 이름의 의료 라이선스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의료위원회(medical board)에 정식 신고했다.

이후 추천사 위조 사실은 이 사건을 최초로 폭로한 스레드 유저 '최형' 씨의 조사로 드러났다. 그의 부인이 해당 업계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관련 과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김 씨의 박사 논문이나 연구 논문은 한 장도 찾을 수 없었고, 해당 대학 웹사이트를 뒤져봐도 김민지라는 이름의 PhD 졸업생은 존재하지 않았다.
김 씨 책 표지와 홍보물에는 세계적인 석학인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수, 데이비드 카루소 예일대 감성지능 전문연구위원, 딘 시몬턴 UC데이비스 교수 등의 추천사가 게재돼 있었다. 하지만 최형 씨 조사로 이 추천사들이 모두 조작됐다는 게 밝혀졌다. 최 씨는 지난 6월 9일 교수들에게 직접 이메일로 문의했고, 가드너 교수 등은 "김민지라는 사람을 전혀 모른다"고 밝혀 충격을 더했다. 이후 출판사는 뒤늦게 추천사가 허위임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김민지 씨의 허위 이력은 한 시민의 의심에서 시작된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심리학계에서는 애초에 말이 안되는 추천사였다는 반응이다. 국내에서도 아이들이 대부분 받는 지능검사의 이름이 '가드너 다중지능검사'일 정도로 유명한 학계 원로가 한국어로 쓴 대중서에 추천사를 써줄 수 있냐는 반응이 나왔다. 마치 국내 대중적인 투자서에 워렌 버핏이 추천사를 써주거나, 국내 마케팅 책에 필립 코틀러가 추천한 격이었기 때문이다.
최형 씨는 김 씨가 SNS에서 "미국 뉴욕에서 원격 진료를 본다"고 홍보하는 글을 보고 그녀가 미국 내에서 심리상담 자격(라이선스)을 갖고 있는지 의심하게 됐다. 뉴욕주의 자격 여부를 확인한 결과, 김 씨는 어떠한 라이선스도 보유하지 않은 상태였다. 최형 씨는 이어 UCLA와 하버드대학 측에 직접 연락해 학위 취득 여부를 확인했으나, 김 씨의 기록은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이 모든 사실은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 '스레드(Threads)'를 통해 공개됐고, 큰 파장을 일으켰다.
최 씨가 제공한 이메일에 따르면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이 책에 대한 추천사를 작성한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데이비드 카루소 예일대 감성지능 전문연구위원도 "추천사를 제공한 적이 없으며, 사진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딘 키스 시몬턴 UC데이비스 심리학과 교수는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했다. 그는 "김민지로부터 사과 이메일을 받았다"며 "김민지 씨는 제3자 브로커를 통해 추천사를 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해명했다"고 말했다. 시몬턴 교수는 "처음에는 순진한 실수로 받아들였지만, 지금 보면 의도적으로 자신의 행적을 감추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 씨 메일을 받은 카루소 전문연구위원은 "사실 처음엔 최 씨 이메일을 보고 이상한 피싱 시도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같은 날 김민지라는 사람으로부터 저에게 직접 사과 이메일이 왔기 때문이다. 김 씨는 추천사가 가짜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분명히 밝히건대 저는 이 책을 추천한 적도, 저의 사진을 사용하도록 허락한 적도 없다"고 답변했다. 카루소는 자신 이름과 사진이 무단 사용된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며 철저한 대응을 요청했다.
해외 석학들은 추천사 위조 사실을 확인하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논란 직후, 김민지 씨는 갑자기 자신의 모든 SNS 계정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약 3일간 온라인상에서 김민지 씨의 흔적이 빠르게 지워졌다. 김민지 씨는 남편 사업자 명의로 등록된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 상담소도 폐업했다. 갑작스러운 흔적 삭제에 논란은 더욱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이메일 공개 직후, 길벗출판사도 즉각적으로 책의 판매를 중단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6월 10일 길벗출판사는 "저자 이력의 상당 부분이 허위"라며 사과했다. 출판사 측은 "온라인상 저자 한국 활동이 2018년부터 이어지고 있었고, 서울시교육청과 대검찰청 등에서 강의를 진행한 것을 확인했다"며 "해당 기관에서 강사 이력을 검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길벗출판사는 "계약 전 저자 상담실에서 만났는데 하버드대를 포함해 여러 기관 발급 인증서들이 놓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추천사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절차로 위장해 추천사의 진위를 의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출판사는 김민지 씨 거짓말에 속았다고 해명했다
길벗출판사는 <우먼센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씨와의 계약 과정을 상세히 밝혔다. 길벗출판사는 "담당 편집자가 육아 관련 기획을 진행하면서 적합한 저자를 찾던 중 김 씨 SNS 활동을 확인하고 먼저 연락했다"며 "계약은 임상심리학 사무실이 아닌 김 씨 개인 자격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길벗출판사는 판매 현황에 대해 "알려진 것과 달리 많이 판매되지 않았다"며 "서점 등 유통망 재고를 제외하면 실제 판매 부수는 1500부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재 환불뿐 아니라 다른 책으로의 교환 요청도 있어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출판사 측은 "SNS 논란을 파악한 해당 출판사들이 직접 연락해 오기도 했고, 지인을 통해 연락받기도 했다"며 "구체적인 출판사명은 해당 업체들의 의사를 확인해야 해서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법적 대응에 대해서 출판사 측은 "지난 6월 말 내부적으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정했으나 구체적 계획은 세우지 않은 상태였다"며 "저자 사망이라는 뜻밖의 사태로 법적 대응은 일단 보류 중"이라고 밝혔다. 출판사 측은 "김 씨 사망 소식은 담당 편집자가 김 씨 카카오톡 계정으로 받은 부고를 통해 알게 됐다"며 "저자 가족이 부고장을 보낸 것으로 추정되지만, 출판사가 사망 여부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출판사 관계자는 "이번처럼 저자가 작정하고 학력과 이력을 속이는 상황은 극히 드문 사례"라면서도 "저자의 학력과 이력이 화려할수록 더 엄격한 방식으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지점이 있으면 출간을 포기하도록 절차를 정비하고, 출판계약서에도 허위 이력 발각 시 저자 책임을 더 엄격하게 묻는 조항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출판사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이미 김민지 씨의 상담소와 활동에 의해 피해를 본 사람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민지 씨가 6월 10일 사망했다는 소식이 남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됐다. 하지만 사망 소식이 알려진 이후에도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김민지 씨 지인으로 알려진 A 씨는 장례식장의 분위기와 남편의 태도가 일반적인 조문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증언했다.
김민지 씨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새로운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A 씨는 "장례식장에 사람이 거의 없었으며, 남편이 조문객을 밝은 표정으로 맞이하고 있었다"면서 "남편이 아내 부고 소식을 마치 홍보하듯 SNS에 여러 차례 반복해 게시하고, 부고장에 팝송까지 배경음악으로 깔아 올리는 등 내 생각에는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보일 만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민지 씨를 상담 과정에서 만났지만, 상담 과정에서 그녀는 상담 자격이나 경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단지 자신을 '임상심리 전문가'라고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A 씨 지인은 김 씨 상담을 받은 뒤 좋지 않은 일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A 씨는 "이 일로 여전히 심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A 씨는 김민지 씨가 평소 이상한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그녀는 자가면역 질환 때문에 음식도 가려먹고 가공식품, 밀가루 음식 등을 먹지 않는다고 했지만,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타고 초콜릿과 밀가루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별도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리는 이중적 생활을 보고 의아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A 씨는 김민지 씨가 책 한 권 조작했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고 경계했다. A 씨는 "1시간에 수십만 원에 달하는 상담료를 받았는데, 화려한 경력을 내세웠기 때문인지 그곳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상담료, 강연료가 꽤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에는 김민지 씨의 남편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피해자 A 씨는 "김민지 씨가 상담과 강연으로 벌어들인 수익으로 두 사람이 생활했으며, 남편 또한 공범으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또한 A 씨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김민지 씨를 믿고 상담을 받았는데, 이들을 완전히 속이고 돈을 뜯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김민지 씨의 상담업체를 비롯해 알려진 대부분의 사업체는 남편 명의로 등록되어 있었다. 상담료는 1시간에 25만 원, 2시간에 45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었다. <우먼센스>가 김민지 씨의 남편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문의했으나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사건의 배후에는 김민지 씨의 남편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 씨 사망 후에도 의문스러운 일들이 또 다시 벌어지고 있다. 6월 말 스레드에 올라온 김 씨 관련 비판 글 일부가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삭제되고 있는 것이다. 해당 글을 작성한 B씨는 "지적재산권 관련 신고를 받아 글이 지워졌다"며 "신고자 이메일은 존재하지 않는 이메일과 웹사이트인데 김민지가 신고했다고 나온다"고 밝혔다.
B 씨는 "이 글은 김민지가 벌인 사업과 페이스북 활동에 대한 타임라인을 정리한 글로 지적재산권과는 무관한 글"이라며 "김민지 씨는 신고를 할 수 없는 상황인데 도대체 누가 신고한 것이고, 그럴 권리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아직도 조직적으로 흔적을 지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애초에 어떤 지적재산권 위반행위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들로 인해 온라인에서는 김씨의 사망 후에도 누군가가 체계적으로 관련 정보와 비판 글들을 삭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글 신고자는 김 씨 본인으로 돼 있어 남편이 신고할 수도 없고, 신고했다면 명의를 도용한 격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허위 학력 위조 사건을 넘어, 심리상담 분야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혔다. 김민지 씨 사망으로 인해 많은 진실이 묻힐 위기에 놓여 있지만, 상담을 받았던 피해자들은 남편까지 책임을 묻는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피해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출판사와 공공기관의 검증 시스템 강화가 요구되며, 유사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과 대응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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