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도 중국령, 자유로울 수 없어” 20억 거절한 한국계 교수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5. 7. 5.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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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홍콩 스카우트 받은 美 교수들 “갔다간 미국서 다신 연구 못할 것”
홍콩과기대는 홍콩 최초의 연구 특화 대학으로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 홍콩과기대 전경./조선일보DB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 대학의 한 한국계 교수는 최근 본지와 만나 “중국이 통제하는 홍콩에서 교수 생활을 하게 되면 미국에서 다시는 교수 생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솔깃한 제안을 거절했다”고 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상당한 업적을 이루고 있는 이 교수는 얼마 전 홍콩과기대에서 약 20억원대의 연구비 지원을 제안받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중국 꼬리표’가 향후 학자로서 활동에 큰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홍콩도 중국의 일부분이다. 홍콩에서 교수 생활을 하는 건 중국의 영향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라고 했다.

최근 미국에서도 중국은 ‘교수 영입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 공부하며 선진 문물을 익히고 학문적 성과도 있는 자국 출신 및 아시아권 교수들을 영입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대학에 적(籍)을 두고 있는 교수들은 선뜻 움직이지 않는다고 한다. 한 교수는 “중국령에서 교수를 하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할 수 있다는 점을 감내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제시하는) 거액을 포기하더라도 학문적 자유가 있는 미국에서 연구를 계속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실망한 유명 학자들이 미국을 떠날지언정 중국으로 가지는 않고 있다. 지난 3월 미 예일대 역사학과 티머시 스나이더 교수와 배우자 마시 쇼어 교수, 철학과 제이슨 스탠리 교수가 캐나다 토론토대로 옮겼다. 트럼프 취임 후 고등교육에 대한 행정부의 위협이 이들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국 대학 관계자는 “캐나다나 유럽으로 옮겨 갈 수는 있어도 중국으로 교수진이 옮겨 가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했다.

지난 5월 나노과학자로 명성을 얻은 찰스 리버 전 하버드대 화학·생물학과장이 중국 칭화대로 옮긴 사례가 있지만, 리버 교수는 앞서 2023년 중국 우한이공대학에서 매달 수천만 원을 받고 중국 정부의 인재 영입을 도우며 이를 숨긴 혐의가 드러나 미국 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미국에서 제대로 된 교수 생활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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