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발코니 파드되’… 관객 가슴도 콩닥콩닥

올해는 ‘해외 명문 발레단 내한 갈라의 해’다. 지난 4월 ABT발레단이 왔고, 30일부터 박세은이 이끌고 오는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 갈라도 있다. 356년 역사의 ‘발레 종가’ 파리오페라발레에 비해 1931년 창단한 로열발레는 역사가 짧지만 명성은 못지않다.
간판 레퍼토리 ‘로미오와 줄리엣’ 덕이 크다. 1965년 로열발레의 상징적 존재 케네스 맥밀란(1929~1992)의 전막 데뷔작을 전설의 콤비 마고 폰테인과 루돌프 누레예프가 초연한 것. 프로코피예프의 웅장한 음악에 섬세한 감정선과 원전의 문학성까지 춤으로 펼친 ‘드라마 발레의 완성’으로 평가 받으며 로열발레의 위상을 드높였다.
지난해 ABT의 수석무용수 서희와 다니엘 카마르고가 합을 맞춘 유니버설발레단의 무대도 화제였지만, 초연 60주년인 올해 시그니처 장면인 발코니 파드되로 ‘원조의 맛’을 보게 됐다. 1부 마지막 순서로 수석무용수 프란체스카 헤이워드, 세자르 코랄레스 콤비(사진)가 나선다.
발코니 파드되야말로 맥밀란 버전을 60년 간 정상의 위치에 붙들고 있는 드라마 발레 파드되의 교과서다. 발코니에서 내려온 줄리엣이 로미오의 손을 잡고 잠시 걷다가 로미오에게 뛰는 가슴을 확인시킨다. 로미오가 화려한 솔로 배리에이션으로 유혹한 뒤 꽃과 나비처럼 한바탕 듀엣을 춘다. 짤막한 키스 후 발코니 위아래로 헤어지면, 관객의 가슴에도 로맨스가 흐른다.
인터미션 후엔 완벽히 대조적인 무대가 펼쳐진다. 스트리트 댄스에 기반한 혁신적인 안무를 하는 조슈아 융커의 신작 ‘스펠스’로, 8명의 젊은 무용수가 에너지를 발산한다. 세계 초연이라 궁금증이 더한데, 케빈 오헤어 예술감독은 “한국은 로열발레에 굉장히 중요한 나라”라면서 “새로운 안무를 국제 관객에게 선보이는 건 장르의 경계를 확장하고 로열발레의 생명선을 이어가는 중요한 활동이다. ‘스펠스’에선 모든 무용수가 각자의 예술성을 자랑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밖에 정상급 인지도를 가진 ‘지젤의 대명사’ 나탈리아 오시포바가 추는 ‘지젤’ 2막 파드되와 ‘해적’ 파드되를 볼 수 있고, 최유희는 리암 스칼렛이 안무한 ‘아스포델 초원’ 파드되를 춘다. 지난해 초고속 승급으로 화제가 된 전준혁은 ‘백조의 호수’ 파드트루아와 ‘돈키호테’ 파드되를 보여준다.
유주현 기자 yj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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