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섬들(캘 플린 지음, 황지연 옮김, 문학동네)=부제 ‘인간이 떠난 자리에 피어난 생명’. ‘버려진 섬’은 물로 둘러싸인 섬이 아닌, 인간이 점유했다가 버렸거나 황폐해진 장소다. 체르노빌 원전, 키프로스 무인지대, 몬트세랫섬 화산 등 12곳의 폐허가 자연의 놀라운 회복력으로 재생되거나 인간과의 공존 시스템에 재편입되는 과정을 기록했다.
경성 주택 탐구생활(최지혜 지음, 혜화1117)=『경성백화점 상품 박물지』(2023)로 백 년 전 백화점을 파헤쳤던 미술사학자인 저자가 이번에는 100년 전 ‘남의 집 구경’에 나선다. 현관부터 응접실, 안방, 화장실까지 집안 곳곳을 안내하며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상과 욕망을 들여다본다. 부제 ‘백 년 전 주택문화부터 방 치장의 내력까지’.
비효율의 사랑(최다은 지음, 김영사)=스스로를 ‘듣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15년 차 라디오 PD의 산문집. 공테이프에 컴필레이션 음반을 만들던 여중생 시절부터 뮤지션을 꿈꾸던 음대생을 거쳐 음악으로 청취자와 대화하는 PD가 되기까지, 들으며 살아왔던 시간을 돌아본다. 듣는다는 건 소중한 내 시간을 내어주는 ‘사랑의 행위’라고 말한다.
731 부대, 역사의 법정: 비인도적 잔학행위(김월배·림화 지음, 헤르몬하우스)=731 부대는 잔혹하고 비인도적인 인체실험으로 악명 높다. 일본 군국주의의 이런 만행을 중국 하얼빈 이공대학교 교수와 731 진열관 전시 주임인 저자들이 여러 현장을 찾고 새로운 사실과 사료를 소개하며 전한다. 여러 사진과 하얼빈 731 진열관 모습도 담았다.
그 남자의 속물근성에 대하여(임찬묵 지음, 디페랑스)=중고시계를 내 취향대로 리폼하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시계’가 된다. 이게 귀한 이유는 유일무이한 현존성과 나의 은밀한 교감, 즉 ‘아우라’ 때문. 위스키부터 집까지, 부르디외의 아비투스부터 칸트의 숭고까지, 방송사 PD인 저자가 자신의 취향으로 여러 미학적 개념을 풀어냈다.
드라마는 세계(드라마 연구회 지음, 뉘앙스)=미술가 임영주는 우리 사회의 미신·비합리성의 형성과 수용을 주제로 비디오·퍼포먼스 작업을 한다. 여기 더해 임성한 작가의 전작을 발골하듯 분석하고, 봉준호 감독의 서사 전략과 비교했다. 큐레이터 박가희·남선우·유진영, 미술가 최윤석 등 미술계 드라마 마니아들의 연구 모임에서 펴낸 첫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