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장K] 습기에 곰팡이 핀 문화 벙커…충북도 역점 사업 망신살

정진규 2025. 7. 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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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청주] [앵커]

천장과 벽에 물이 줄줄 흐르는 전시관을 보신 적 있으십니까.

한여름, 습기가 엄청나 전시 공간은 물론 작품들까지 곰팡이가 피었는데요.

충청북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한 문화·전시 공간, '당산 생각의 벙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현장 K, 정진규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대표 문화 사업인 충북도청 근처 '당산 생각의 벙커'입니다.

군사 시설이었던 벙커를 지난해 10월, 문화 시설로 새 단장했습니다.

내부에 들어가 봤습니다.

온통 물바다입니다.

천장과 벽마다 물방울이 맺혔고, 바닥엔 물웅덩이까지 생겼습니다.

관리사무실 창문엔 말 그대로 물이 줄줄 흘러내립니다.

이곳의 습도는 현재 80%에 육박하는데요.

이렇게 벽을 만져보면 물기로 가득합니다.

전시관 안과 밖의 온도 차로 결로가 생겨난 겁니다.

이런 환경 속에 전국 공모를 통해 선정한 미술 작품 100여 점이 전시 중입니다.

작품들의 상태가 멀쩡할 리 없습니다.

일부 회화 작품엔 곰팡이까지 피었습니다.

훼손 상태가 심각한 작품들은 아예 바깥에 내놓고 햇볕에 말리고 있습니다.

종이 포스터엔 습기를 막기 위한 신문지를 덧댔습니다.

아직 전시 기간인데, 일부 작가는 작품 철거를 결정했습니다.

관람객 방명록엔 현 상황에 대한 실망과 우려가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전시 작가/음성변조 : "걱정이 되는 거죠. 이거를 봤을 때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요. (작품 훼손이란 게) 이제 다 기준이 다르니까요."]

특히, 내부에는 전기 설비가 많아 누전 등 안전 사고도 우려되는 상황.

이에 대해 충청북도는 작가들에게 습기가 많은 공간이란 점을 미리 공지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미 훼손된 작품들은 작가들에게 복원이나 변상 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미애/충청북도 문화예술산업과장 : "결로가 발생할 거라고 사전에 작가들과 논의를 했던 부분인데, 저희가 앞으로는 지금 설치된 제습기 외에도 추가로 7대를 더 설치할 예정입니다."]

충청북도의 대표 문화 사업이 오히려 예술 작품들을 망가뜨리는 현장으로 전락했습니다.

KBS 뉴스 정진규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정진규 기자 (jin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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