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충이라며 손놓더니... 환경부, 3년만에 러브버그와 전쟁

박상현 기자 2025. 7. 4.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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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환경부 및 소속기관 직원들이 인천 계양구 소재 계양산을 중심으로 활동중인 러브버그 성체를 제거하기 위해 송풍기와 포충망을 활용해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일명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대규모로 발생한 인천 계양산 일대에서 환경부가 4일 대대적인 방제 작업을 펼쳤다. 이 곤충은 짝짓기하는 동안에는 물론 날아다닐 때도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버그’로 불린다. 지자체 중심으로 이뤄지던 러브버그 방제에 환경부가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러브버그가 ‘익충(益蟲)’이라는 이유로 방제 작업에 소극적이던 환경부가 최근 수도권 일대에 러브버그가 확산한 상황을 야기했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뒤늦게 대응에 나선 것이다.

환경부는 이날 “러브버그가 대발생한 계양산에 벌레 사체가 썩으며 악취가 난다는 등의 민원이 많아 국립생물자원관, 한강유역환경청,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계양구청 등과 합동 방제 및 사체 처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아직 살아있는 개체를 잡기 위해 빛을 좋아하는 습성을 이용한 광원 포집 장비 등을 현장에 설치했다”고도 했다. 러브버그는 중국 남부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인천에서 최초로 발견·보고됐다. 2022년부터는 서울 은평구, 경기 고양시 등 서북부 지역에서 개체 수가 급증하기 시작하더니 현재는 수도권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러브버그 유충은 낙엽이 쌓인 토양에서 생활하다가 성충이 되면 한꺼번에 떼로 나타나 신혼 비행을 한다. 이에 초기에는 산 주변과 일대 주거지에서 러브버그가 주로 발견됐다. 그런데 첫 대발생 후 3년 만에 도심까지 진출한 것이다.

환경부가 ‘러브버그와의 전쟁’에 나선 것은 더는 손쓰기 어려울 정도로 발생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러브버그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외래종인 러브버그가 우리나라 전역에 퍼질 위험에 처한 것이다.

러브버그는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 않고, 꽃의 수분을 돕는 등 생태적 이점이 많아 익충으로 분류된다. 이에 병해충 방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유충부터 제거하는 식의 적극적 방제가 어려운 이유다. 그러나 러브버그는 고유종이 아닌 외래종이고, 단순한 혐오감뿐만 아니라 사람의 피부에 달라붙는 등 실생활의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에 이제는 적극적 방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러브버그뿐만 아니라 다른 곤충도 대발생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는 곤충별 방제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러브버그 외에 대벌레, 동양하루살이, 미국선녀벌레, 깔따구 등이 7월 이후에도 대발생 가능성이 잠재된 곤충으로 분류된다. 살충제를 통한 방제는 다른 곤충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대발생 우려가 있는 곤충별로 습성을 이용해 방제하겠다는 것이 환경부 입장이다. ‘팅커벨’로 불리는 동양하루살이의 경우 흰색을 좋아하기에 하얀 방제포를 출몰지에 설치해 끈끈이에 달라붙어 죽게 하는 방식으로 방제하겠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대발생 우려 곤충 관리에 대한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러브버그를 비롯한 대발생 곤충을 ‘법정 지정종’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는 아무리 대발생이 일어나도 해충이 아닌 이상 해당 곤충을 관리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익충·해충에 관계없이 큰 불편함을 초래하는 곤충에 대한 관리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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