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은 여전히 지역사랑상품권 혜택 사각지대”

김민지 기자 2025. 7. 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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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사랑상품권으로 장 보려면 시내 마트까지 차로 30분 가야 하는데, 그러면 할인받는 것보다 돈이 더 드니 상품권은 있으나 마나여."

정문순 이장은 "마을 주민들 대부분이 65세 이상이고 그중에 차를 몰고 시내까지 나갈 수 있는 사람은 10%도 안 될 것"이라며 "그나마 농협 하나로마트는 가까워서 잘 이용하지만 상품권을 사용하지 못하니 안타깝다"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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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 벌곡면에 사는 김영식씨(오른쪽)가 논산계룡농협 벌곡지점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본 뒤 논산사랑상품권을 쓸 수 있는 카드를 내밀었지만 사용할 수 없었다.

“논산사랑상품권으로 장 보려면 시내 마트까지 차로 30분 가야 하는데, 그러면 할인받는 것보다 돈이 더 드니 상품권은 있으나 마나여.” 

충남 논산 벌곡면 만복리의 정문순 이장(74)의 한숨 섞인 말이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원사업 종합지침’을 개정해 일부 면(面) 단위 농협 매장에서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을 허용했지만, 사용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농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식씨(74)는 논산계룡농협 벌곡지점에 은행 업무를 보러 온 김에 하나로마트에 들러 대파와 마늘을 담았다. 논산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내밀었지만 쓸 수 없었다. 김씨는 “일상생활하며 상품권을 쓸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으니 주변에 상품권 사용자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혀를 찼다.

편의점은 신선식품을 팔지 않아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는 김씨에게 농협 하나로마트는 사실상 유일한 장보기 장소다. 신선식품부터 담배까지 한번에 다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논산시 벌곡면에서 논산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식자재 마트는 편의점이다. 그곳 냉장고를 살펴보니 신선식품은 두부 세모와 6구짜리 계란 두 판이 전부였다.

홍성 홍동면의 상황도 비슷하다. 홍동면행복복지센터·부동산·학교·식당 등이 밀집한 지역에 홍동농협 하나로마트와 편의점이 나란히 있다. 편의점에서는 홍성사랑상품권을 쓸 수 있지만 이곳에는 가공식품만 있었다. 두부나 계란조차 없어 신선식품을 찾자 편의점 점주로부터 “옆 하나로마트 가셔야 해요”라는 안내받았다.

행안부는 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된 슈퍼·편의점 또는 농자재판매장이 아예 없는 면 지역 농협으로 사용처 범위를 조정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면 단위 지역에서는 슈퍼나 편의점이 있어도 취급 상품이 제한적이어서 신선식품을 살 만한 곳을 찾기 어렵다. 결국 장을 보려면 불가피하게 농협을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농협 인근에 상품권 가맹점이 있어 사용처 범위가 확대돼도 대다수 농협이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농촌의 교통약자에게 지역사랑상품권은 더욱 먼 나라 얘기다. 정문순 이장은 “마을 주민들 대부분이 65세 이상이고 그중에 차를 몰고 시내까지 나갈 수 있는 사람은 10%도 안 될 것”이라며 “그나마 농협 하나로마트는 가까워서 잘 이용하지만 상품권을 사용하지 못하니 안타깝다”고 탄식했다.

영농자재 구입에도 한계가 있다. 특히 영농철에는 작업 중에 자재가 필요한 경우가 허다해 작업을 중단하고 멀리 갈 수 없는 형편인데 가장 접근성이 좋은 농협 농자재판매장에서는 상품권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논산 벌곡면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김건우씨(74)는 “벌곡면에서 비료를 파는 곳은 농협 농자재판매장이 유일하다”며 “다른 농자재마트가 있긴 하지만 워낙 영세해 호미 정도 파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에 영농자재 구입비로 대략 1000만원 정도 들어가는데 상품권 개인 구매 한도에 맞춰 월 70만원, 연 840만원을 구입해서 10% 할인 혜택을 받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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