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교사가 본 '수행지옥'…개선하려면?

이상미 기자 2025. 7. 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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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이번에는 수행평가 제도를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두윤경 중등교사노조 부위원장 스튜디오에 자리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네, 저희도 기사를 내보면 요즘 이 문제, 수행 평가를 둘러싼 논란이 굉장히 뜨겁습니다.


학생들 부담이 커도 너무 크다는 건데, 지금 어떤 상황인 겁니까?


두윤경 부위원장 / 중등교사노동조합

네, 현장에서 보면 학생들이 과목당 두세 번씩 수행 평가를 치르다 보니까 일정이 겹쳐서 같은 날 3~4 과목을 한꺼번에 보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저희 학교 학생들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본 적이 있는데요.


'학교 생활에서 가장 힘든 때는?' 이라는 질문에 '수행 평가가 몰릴 때'라고 응답한 학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그런데 교사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게 학기 초에 평가를 하기에는 수업이 덜 진행돼서 어렵고요.


또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직전에는 수행평가를 피하라는 지침이 있어서 최대한 자제하고요.


또 공휴일, 체육대회, 수학여행과 같은 행사가 있는 주간은 당연히 제외가 되겠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수행 시기가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게다가 교육청에서 수행평가를 40% 안팎으로 반영하라고 하는데요.


한 번의 평가로 그 큰 점수를 매기기에는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부담스럽기 때문에 2회 이상 평가를 하게 되고요.


또 생기부 교과 세특 기록을 위해서 여러 번 나눠서 평가하게 되는 경우들도 생깁니다.


서현아 앵커 

네, 요약하면 횟수도 너무 많고, 시기도 몰리고,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구조가 있다는 건데, 그래서 이틀 전에 교육부가 대책을 내놓기는 했습니다.


수업시간 중에만 하고, 과제형 수행평가는 하지 말아라. 이 대책 어떻게 보셨나요?


두윤경 부위원장 / 중등교사노동조합 

네, 저도 최근에 교육부가 과제형 수행평가 금지, 수업시간 내 평가 이런 것들을 강조하면서 발표한 보도 자료를 읽었는데요.


사실 이건 새로운 이야기가 절대 아니거든요. 


이미 수년 전부터 학교 현장은 이 원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번 발표로 마치 교사들이 원칙을 지키지 않아서 문제가 생긴 것처럼 비춰진 점은 현장 교사 입장에서 받아들이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요즘 이러한 교육부의 발표에 분개하시는 선생님들도 주변에 정말 많습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수행 평가에 부담을 느끼는 진짜 이유를 봐야 하거든요.


수행평가가 과제형이라서가 아니라 평가 기준이 공지되는 순간부터 학생들이 감점을 피하기 위해 과도하게 준비에 몰입하는 구조 때문입니다.


상대평가 체제로 인해서 지필고사에서 0.1점 단위로도 등급이 갈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보니 학생들은 수행평가에서 1점도 감점되지 않으려고 인공지능, 그리고 논문 자료까지 찾아서 텍스트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달달 외워옵니다.


결국 여론에서 말하는 과제형 수행평가는 준비 부담이 큰 평가를 말하는 경우가 많고요.


그 근본적인 원인은 평가가 곧 입시와 연결되는 구조에 있다고 봅니다.


서현아 앵커 

네, 학생들이나 선생님들이나 참 힘드실 것 같은데, 또 한편으로는 교육청마다 수행평가는 40% 이상 반영한다 뭐 이런 지침도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이걸 벗어나기도 힘드실 것 같아요.


두윤경 부위원장 / 중등교사노동조합 

각 시도 교육청마다 수행평가를 40% 이상 반영하라고 하고, 논술형의 경우에는 그 포함 비율까지 안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지역은 수행 하나당 배점 상한까지 정해두고 있어서 최소 3회 이상의 수행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렇게 되면 교사는 수업의 흐름에 맞는 평가 설계 대신 정해진 틀에 맞춰야만 하겠죠.


그러면 평가가 수업에서 자연스럽게 파생되는 게 아니라 수업과는 별개로 존재하는 부담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결국 교사는 수업 맥락과 학생 상황을 반영한 자율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워지고요.


평가가 오히려 수업을 제한하거나 왜곡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죠.


서현아 앵커 

네, 이번에 교사노조 설문을 보면 수행평가 횟수를 줄이고 난이도도 좀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의견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게 실제로 가능하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요?


두윤경 부위원장 / 중등교사노동조합 

지난 7월 2일부터 이틀간 시행한 전국 중등 교사 노조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교사의 59.2%가 수행 평가에 횟수 축소 및 난이도 조정을 원했습니다.


그런데 횟수 축소와 난이도 조정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막상 교사 입장에서 평가를 줄이기가 생각만큼 쉽지는 않습니다.


수행평가 결과가 생기부 교과 세특과 직결되기 때문인데요. 


평가를 다양하게 그리고 여러 번 해야 기록할 수 있는 내용도 늘어나고요.


난이도를 높여서 학생마다 다른 주제를 선택하게 해서 수행하게 하면 생기부도 개별화하기가 쉬워집니다.


그래서 가면 갈수록 주제 선정형, 발표형, 탐구 보고형 이런 수행 평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역사 교사다 보니까 역사 수행평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교과서에서 등장하는 정해진 역사 인물이나 사건에 대해서 분석하고 토론하는 수행평가 방식 이런 것들은 학생들 답안이 비슷해지기 쉬워서 사실 생기부 개별화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점점 그런 평가를 저도 피하게 되더라고요.


사실은 역사적 사고력 함양을 위해서는 그런 것들이 꼭 필요한 평가 중 하나인데도요.


대신에 학생들에게 수업에서 다루지 않은 역사 인물이나 사건, 장소 등을 스스로 조사하게 하면 내용이 겹치지 않아서 기록도 다양해지고요.


세특 개별화도 수월해집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결국 학생들에게 더 많은 준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교사 역시 더 복잡한 채점과 기록 부담을 감수해야 합니다.


게다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각 시도교육청에서 서논술형 배점 기준을 일률적으로 정해두기 때문에 평가 횟수를 줄이기도 어렵죠.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로 교사들에게만 횟수 조정이나 난이도 완화를 요구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무엇보다 입시 중심의 생기부 평가 구조부터 재검토되어야 실질적인 개선이 가능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입시 위주의 생기부 평가 구조를 바꿔야 한다. 


그렇다면 다른 말로 한다면 수행평가가 대학 입시에 반영되는 이상은 학생들 부담을 줄여주기 어렵다 이런 건가요?


두윤경 부위원장 / 중등교사노동조합 

네 그렇죠. 


지금은 수행평가가 본래 취지대로 학생의 사고력이나 참여도를 평가하는 수단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행평가 결과가 곧 교과 세특이고, 세특이 학생부 종합전형의 중요한 기준이 되다 보니까 수행평가가 또 하나의 입시 도구가 되어버린 거죠.


전국 중등교사 노조 설문에서도 절반이 넘는 교사가 수행평가가 세특 작성을 위한 형식적 도구로 전락했다 라고 응답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단 한 번의 수행 평가에서도 실수하지 않으려고 과잉 준비를 하게 되고요.


교사는 점수 차를 일부러 만들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평가 본연의 기능보다는 기록과 변별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된 상황인 거죠.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학생 부담은 줄일 수가 없습니다.


설사 수행평가를 없앤다고 해도 세특 작성을 위한 새로운 평가 방식이 또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수행평가 자체를 없애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요.


그 결과가 바로 곧바로 생기부에 기록이 되고, 그것이 다시 입시에서 변별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이 연결고리를 완화하거나 또는 재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러니까 지금 같은 구조를 그대로 놓아둔다면 심지어 수행평가를 없앤다고 하더라도 부담을 줄일 수가 없는 구조인 거네요.


지금 1학년 학생들부터는 고교 학점제가 전면 도입이 되어 있습니다.


수행 평가 부담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전망이 많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두윤경 부위원장 / 중등교사노동조합 

네, 저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는데요. 


고교 학점제가 시행이 되면서 선택 과목의 수가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과목의 숫자가 늘어나니 당연히 수행평가의 횟수도 늘어나겠죠.


또 교과 세특 기록이 학기 단위로 바뀌면서 기록해야 하는 분량이 2배가 되어 버려서 선생님들은 교과 세특 기록을 위한 방안으로 더 다양한 수행 평가를 치를 수밖에 없는, 저도 사실은 이 방송 끝나고 또 집에 가서 우리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 생기부 작성해야 하는데요.


요즘 선생님들 참 이렇게 현실적으로 벅찬 상황인데 그런데 학생들은 더 그렇습니다.


지금 학생들은 수능은 수능대로 준비해야 하고요. 


내신 지필고사를 위해서 내신 문제를 제공하는 학원도 다녀야 하고요.


또 수행평가는 수행평가대로 준비하면서 생기부 기록을 위한 활동도 준비해야 하는 삼중고, 사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고등학교와 대학의 서열화 구조 안에서 지나친 성적 줄세우기가 지속되는 이상, 수행 평가는 교육과정과의 엇박자가 이어질 것이고요.


결국 그 최종 피해자는 학생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학교가 원래 취지인 수업과 성장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절박한 문제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갈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위원장님 오늘 말씀은 시간상 여기까지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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