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시론] 검찰 개혁 좋아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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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1일 민주당 강성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검찰청법 폐지 법안,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법안, 공소청 신설 법안, 국가수사위원회 신설 법안 등 '검찰 개혁 4법'을 발의한 후 외쳐댄 검찰 개혁 목소리다.
강철원은 "검찰 개혁의 진정성을 인정받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민주당의 검찰 출신 국회의원들이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것"이라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 정권은 비웃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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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
"검찰이라는 존재가 이제 더 이상 이 나라에서 없었으면 좋겠다"(민형배), "해체를 앞둔 정치검찰의 최후 발악이 시작됐다…결코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적 검찰 개혁을 흔들림 없이 이행해 내겠다"(전현희), "검찰 개혁, 사법 개혁, 언론 개혁은 3개월 안에 전광석화처럼 해치우겠다…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시간과 공간을 장악하란 말이 있다…시간을 끌면 망하게 돼 있다"(정청래).
6월11일 민주당 강성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검찰청법 폐지 법안,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법안, 공소청 신설 법안, 국가수사위원회 신설 법안 등 '검찰 개혁 4법'을 발의한 후 외쳐댄 검찰 개혁 목소리다. "당해 싸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다수일 테니 검찰의 자업자득이다.

문제는 위 3인은 익명의 네티즌이 아니란 점이다. 명색이 국회의원인 데다 공적 발언이 아닌가. 그렇다면 문재인 정권에서 검찰 개혁이 실패했던 이유를 성찰하면서 차분한 논변을 전개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 달라진 게 전혀 없이 그때처럼 감정이 잔뜩 실린 '정략·보복·전쟁' 모드의 웅변을 반복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국가적 시스템 설계를 동네 패싸움 응원하듯이 해도 되는가? 입에서 거친 말이 튀어나오는데, 가장 먼저 나오는 게 윤석열이란 이름이다. 아, 이 사람은 이 나라를 얼마나 망가뜨린 것인가! 그의 이름만 대면 만사형통이니 말이다. 대비효과 또는 기저효과 때문인가. 이재명은 이미 위대한 지도자인 양 보석처럼 빛나고, 검찰 해체를 외칠수록 뜨거운 박수를 받는다. 민생의 현장에서 범죄에 대응했던 대다수 검사는 무시한 채 극소수 정치검사의 작태를 부각시키면서 검찰 시스템에 대한 증오를 선동해도 괜찮게 만든 주범이 누군가? 바로 윤석열 아닌가.
'검찰 개혁 4법'의 문제에 대해선 독자들께서 6월21일 나온 두 기사를 일독하실 걸 권한다.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김예원의 시사저널 인터뷰 기사와 전 민주당 의원 금태섭의 중앙일보 기고문이다. 나는 상식의 수준에서 말하련다. 이재명 정권의 검찰 개혁은 문재인 정권의 검찰 개혁을 그대로 빼박았는데, 그건 바로 정략적인 내로남불이라는 주장이다.
문 정권은 개혁 대상으로 삼은 검찰의 반개혁적 행태를 윤석열을 앞세워 전 정권 적폐 청산에 원 없이 써먹었다. 내(우리)가 하면 악한 것도 선한 게 된다는 논리였다. 3대(내란·김건희·해병대원) 특검을 위해 차출된 검사가 120명이라는데, 이들은 민주당 정권이 가장 싫어하는 특수부 검사일망정 정의로운 검사들이다. 윤석열과 국민의힘의 범죄 의혹을 규명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2020년 2월 한국일보 기획취재부장 강철원은 문 정권이 검찰에서도 '위험인물'로 통하던 윤석열을 검찰총장에 앉힌 건 '미스터리'라는 칼럼을 썼다. 그는 6월20일 칼럼에서 5년 만에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 "검사들을 동원한 문재인 정부의 적폐 수사가 윤석열이라는 괴물과 수많은 정치검사를 양산한 걸 잊은 듯하다. 불가피성으로 합리화하고 온갖 이유를 들며 예외를 두기 시작하면 원칙이 무너지고 개혁은 흐지부지된다."
강철원은 "검찰 개혁의 진정성을 인정받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민주당의 검찰 출신 국회의원들이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것"이라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 정권은 비웃을 것 같다. 민주당은 선하고 정의로운 정당이라 괜찮다고 말이다. 그런 식으로 잘해 보기 바란다. 나처럼 "검찰 개혁 좋아하시네"라고 냉소를 보내는 사람이 많이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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