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택배·상하차···고된 노동의 담담한 기록

김경미 기자 2025. 7. 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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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저우 근교 순더에 위치한 D사의 물류센터는 언제나 일할 사람을 구한다.

빠르면 두 시간 만에 그만두는 사람도 있어 입사 후 사흘은 무급으로 일해야 한다는 불합리한 규칙도 생겼다.

개인적인 이유로 물류센터를 그만둔 뒤 베이징으로 간 저자는 택배기사로 다시 약 10개월을 일한다.

코로나19로 일을 쉬던 도중 자신의 경험담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는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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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후안옌 지음, 윌북 펴냄)
[서울경제]

중국 광저우 근교 순더에 위치한 D사의 물류센터는 언제나 일할 사람을 구한다. 노동 강도가 매우 높아 버티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빠르면 두 시간 만에 그만두는 사람도 있어 입사 후 사흘은 무급으로 일해야 한다는 불합리한 규칙도 생겼다.

저자는 2017년 5월부터 약 10개월을 이곳에서 일했다. 가장 힘든 야간 상·하차 업무다.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일하고 한 달에 나흘을 쉬는 생활을 열 번 반복했다. 책은 이 노동의 기억을 충실하게 기록한다. 저자는 체중이 빠지고 잠을 못 자는 날들이 이어졌으며 마음은 메말라갔다고 쓴다. 딱 봐도 체력이 약한 사람이 들어온다면 수습 동안 알아서 떨어져나가도록 요령을 알려주지 않았다. 힘이 약하고 동작이 느린 동료를 주변에서 대놓고 괴롭히는 일이 잦았지만 모른 척 했다. 저자는 “그런 일터에서는 누구나 삶에 짓눌려 동정심이 바닥나고 자기도 모르게 무감각하고 차갑게 변해갔다”고 썼다.

개인적인 이유로 물류센터를 그만둔 뒤 베이징으로 간 저자는 택배기사로 다시 약 10개월을 일한다. 물건 하나를 배달할 때 평균 2위안(약 400원)을 받으므로 4분에 하나씩 배달을 완료해야 손해보지 않는다는 계산 아래 더 조급하고 무책임하게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런 관찰과 생각에는 어떠한 자기 연민이나 과장도 없다. 사실 위주로 정직하고 담담히 써내려 간 기록들은 지극히 현실적이며 그래서 더욱 깊은 공감을 부른다.

이밖에도 저자는 온라인 쇼핑몰, 음식 배달, 경비원 등 다양한 일에 대한 경험을 솔직하게 쓴다. 저자는 20살에 실습 나간 호텔 종업원을 시작으로 20여 년간 19곳 직장을 옮겨가며 쉴새 없이 일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담이 문학이 된 계기는 드라마틱하다. 코로나19로 일을 쉬던 도중 자신의 경험담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는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책은 출간돼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평단의 호평도 받았다. 고된 노동 속에서도 틈틈이 책을 읽고 글을 써온 저자의 노력이 마침내 보상 받은, 희망의 기록으로도 책은 주목받는다. 1만 8800원.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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