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경보에도 삽 들고 선다…‘숨조차 벅찬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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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고 무작정 쉴 수 있나요. 오늘 할 건 다 끝내고 가야 하니까, 짬 내서 잠깐잠깐 쉬는 거죠."
폭염경보가 내려진 3일 오후 1시경, 대전 유성구의 한 건설 현장에서 만난 50대 노동자 A씨에게 '작업 중 휴식 시간이 보장되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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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에 젖은 안전조끼·그늘도 없어
천막 휴게실 더위피하긴 역부족
할당량·기간 맞춰야해 쉬지도 못해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덥다고 무작정 쉴 수 있나요. 오늘 할 건 다 끝내고 가야 하니까, 짬 내서 잠깐잠깐 쉬는 거죠."
폭염경보가 내려진 3일 오후 1시경, 대전 유성구의 한 건설 현장에서 만난 50대 노동자 A씨에게 '작업 중 휴식 시간이 보장되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날 찾은 공사 현장에는 연신 굴착기와 덤프트럭이 오가며 흙먼지를 쉴 새 없이 일으키고 있었다.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고, 작업자들의 얼굴에는 굵은 땀방울이 비처럼 맺혀 있었다. 목에 두른 스카프와 안전 조끼는 이미 땀에 흠뻑 젖은 상태였다.
이날 체감온도는 35도를 웃돌 것으로 예보됐지만, 현장은 그늘은커녕 물을 마실 틈조차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A씨는 "2시간 일하고 20분 쉬라는 지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장에선 대부분 알아서 쉬는 식"이라며 "지정된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하다가 스스로 판단해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건물 내부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들은 공정에 따라 계속 일을 이어나가기도 했고, 바닥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거나, 휴대전화를 보며 짧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해당 현장에는 휴게 공간이 마련돼 있긴 했지만, 대부분 실외에 천막을 쳐놓은 경우가 많아 휴식을 취하기에는 오히려 불편해 보였다.
특히 현장이 넓어 휴게실까지 거리가 멀기 때문에 인근 그늘에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현장 관계자들은 전했다.
또 다른 근로자 B씨는 "며칠 전 근처 현장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가 더위에 쓰러졌다고 들었다"며 "지금은 괜찮은 것 같지만, 나도 언제 그렇게 될지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덤덤히 말했다.
이어 "여기는 그래도 건물이 올라가서 나은 편이고, 지하 공사는 바람도 안 통하고 습해서 훨씬 더 힘들다"고 덧붙였다.
숨쉬기조차 힘든 더위 속에서도 현장 관계자들은 "마냥 쉴 수만은 없다"고 토로했다.
휴식이 길어지면 정해진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거나 길게는 공사 기간을 맞추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는 고온에 따른 작업 중지 권고 기준이 마련돼 있지만, 말 그대로 '권고'에 그쳐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일부 현장은 새벽 시간 작업 등으로 시간 조절을 시도하고 있지만, 인근 주민들의 민원과 공정 간 간섭 등의 이유로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다.
한 현장 관계자는 "점점 폭염이 심해지고 길어지는데, 시공사에서 애초에 이상기후를 감안해 공사 기간을 여유 있게 잡으면 충분히 휴식하면서 작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근데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 않겠나. 결국은 돈 문제로 귀결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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