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마스터’ 이병헌이 돌아본 30년 연기史 “현실감 없어”[종합]

김희원 기자 2025. 7. 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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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이 4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더 마스터: 이병헌’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7.4. 연합뉴스



인생의 반 이상을 연기로 채운 배우 이병헌이 자신의 연기 생활을 되돌아봤다.

4일 오후 경기 부천시 원미구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제29회 부천국제영화제(BIFAN)’ 이병헌 배우 특별전 ‘더 마스터: 이병헌’ 기자회견이 열렸다. 자리에는 배우 이병헌과 신철 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이날 신철 집행위원장은 이병헌에 대해 “배우를 수식하는 단어가 ‘더 마스터’인데 자료를 보면 볼수록 ‘더 몬스터’라는 생각이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싶었다”라며 그를 극찬했다.

이병헌은 특별전의 주인공이 된 소감에 대해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나의 특별전을 한다는 순간부터 민망함의 연속이었다. 나의 칭찬을 계속 듣게 되는 것이 행복하고 기쁘기도 하지만 민망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전을 하는 것도 굉장히 영광스럽다”며 “어릴 적 대선배들께서 평생 일궈놓은 작품을 가지고 특별전을 한다고 할 때 막연하게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나에게도 이런 날이 다가왔다는 게 배우로서 뿌듯함도 있고 보람도 느껴진다”는 소감을 전했다.

배우 이병헌. 연합뉴스



올해 배우 특별전은 이병헌이 선정됐으며 상영작은 10편이다. ‘공동경비구역JSA’(2000) ‘번지점프를 하다’(2001) ‘달콤한 인생’(2005) ‘그해 여름’(2006) ‘악마를 보았다’(2010)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내부자들’(2015) ‘남한산성’(2017) ‘남산의 부장들’(2019) ‘콘크리트 유토피아’(2023) 등이 상영된다.

이병헌은 작품 선정 기준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찍었던 것 중에 좋아했던 영화가 가장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이어 “지금 영화 인생에서 의미있는 작품을 선정했고, 또 10편의 영화를 선정해야 하다 보니 그 안에서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캐릭터를 골고루 보여주고 싶다는 것들을 감안하면서 영화 선정을 해봤다”고 전했다.

이병헌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성공 이유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오징어 게임’은 시즌3이 공개 후 93개국에서 시청 순위 1위를 기록, 누적 스트리밍 시간은 3억을 넘는 기록을 세웠다.

이에 이병헌은 “(‘오징어 게임’) 대본을 봤을 때 천재적인 이야기꾼이 만들어낸 이야기라 재미는 있었는데 너무나 실험적이라 쫄딱 망하거나 아주 성공하겠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드라마가 굉장히 자극적이고 오락적이라 재밌지만, 또 한편으로는 사회적이고 경제적, 정치적인 지금의 이슈가 다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세상을 축소시켜놓은 곳이 ‘오징어 게임’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 놀았던 전통적인 아이들이 놀이를 소재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문화를 진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전 세계에서 이만큼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재밌게 봐주는 것은 어쩌면 그들도 함께 나누고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병헌은 영화 산업의 현재 상황도 짚었다. 영화 업계 종사자를 만나면 으레 하게 되는 이야기가 영화 산업의 상황이라던 그는 한국영화가 “확실한 위기”라고 봤다.

이병헌은 “예전에는 어떤 나라에서도 최종 목적은 ‘헐리우드’에서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나라에서도 훌륭한 작품을 만들면 헐리우드 이상으로 전세계 모든 사람에게 보여줄 기회가 생기고, 그게 훌륭하다면 성과도 어마어마하게 달라지는 상황이 생겼다”며 “극장과 영화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새롭게 생기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다. 특별한 해결책을 찾진 못했지만 하나의 혁명같은 느낌도 들고, 굉장히 큰 과도기인 것 같다”고 전했다.

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이병헌은 올해 배우 35년 차다. 그는 “30년이 넘었고, 이번에 영화를 선정하면서도 참 많은 작품을 찍었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게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더라”라며 “내가 선생님이 된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아서 괴리가 느껴진다”고 했다.

끝으로 이병헌은 본인의 배우 생활을 되돌아보며 자신에게 ‘연기’란 무엇인지 고민했다. “성인이 되는 순간부터 연기를 했고 연기를 한 시간이 내가 살아온 시간의 반 조금 넘는다”고 밝힌 이병헌은 “문득 이병헌 씨의 진짜 모습은 뭐냔 질문을 받았을 때, 갑자기 멍해지는 상황이 생겼던 기억이 있다. 내가 많은 역할을 하면서 ‘이 캐릭터를 다 짬뽕시킨 게 나일까? 내 원래 성격이 어땠지’ 하는 질문을 내 자신에게 하게 되더라. 결국 캐릭터와 나는 계속 주고 받는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병헌은 “이미 몇 천가지 캐릭터는 이미 인물의 안에 있지만 한가지 성격이 더 두드러지기 때문에 그 성격으로 규정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 안에 잠재된 작은 캐릭터는 인물을 연기할 때 극대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걸 잘하는 사람이 좋은 연기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29회 BIFAN은 3일부터 오는 13일까지 11일간 경기 부천시 일대에서 열린다.

김희원 기자 khil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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