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현장] "아빠는 왜 뛰지 않아?"… 기성용을 포항으로 가게 한 딸의 한 마디, 일단 올해가 마지막이다

(베스트 일레븐=포항)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게 된 기성용이 2025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뜻임을 암시했다. 현역 도전을 계속 이어나갈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지만, 일단은 2025시즌을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뛰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기성용은 4일 오후 3시 경북 포항시 송라면에 위치한 포항 스틸러스 클럽하우스 미팅룸에서 포항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포항은 지난 3일 오후 기성용의 입단 소식을 공식화한 바 있으며, 계약 기간은 2025시즌 말까지다.
기성용은 포항 입단 소감을 묻는 질문에 "낯선 곳이지만, 낯설지 않다"라며 박태하 포항 감독, 신광훈 등 과거 인연을 맺었던 이들을 언급하며, "영국 시절 스완지 시티와 선덜랜드에서 느꼈던 도시 분위기와 매우 닮은 것 같다. 포항은 밖에서 봤을 때도 전통 있는 클럽이고, 선수들에게서는 훈련 환경이 좋다는 얘기를 늘 들어왔다. 막상 와서 보니 구단 직원과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가 끈끈하다. 훈련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 영국에서 뛰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라고 답했다.
팀에 오자마자 소셜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기성용은 "오자마자 첫날부터 많이 시키시더라"라고 말해 주변을 웃게 했다.

그러더니 "그게 저에 대한 다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포항에 온 지 이틀 밖에 안 되었지만, 정겹게 맞아주시는 시민들과 팀 분위기 덕분에 오래된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 식당에 밥 먹으러 갔을 때 주인 아주머니께서 사인을 요청하시더라. 서울에서도 사랑을 받는 느낌이 있지만, 포항에서는 더 격하게 환영해주시는 것 같다. 사실 저에게는 연고가 있는 도시도 아닌데도 반겨주시니 감사하다"라고 팬들의 반응에 대해 고마워했다.
때문에 "팬들의 그런 환대와 반응은 앞으로 이곳에서 뛰는 데 있어 큰 힘이 될 것이다. 경기장에서 꼭 열심히 뛰어달라는 팬들의 목소리가 계속 들린다.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포항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열망을 보였다.
기성용은 입단 기자회견에서 은퇴를 언급해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기성용은 "이번 이적은 제겐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라며 "사실 서울에서 동계 훈련을 준비할 때부터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각오였다. 부상에서 회복하려고 노력한 것도 그래서였다. 하지만 서울 내에서 내 자리가 없다는 걸 느꼈다. 많이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뛰고 싶었던 사연 두 가지를 공개했다. 기성용은 "처음에는 그냥 은퇴를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를 움직인 건 딸의 반응이었다"라며 "왜 경기에 나가지 않느냐고 묻더라. '아빠가 나이가 많아서 젊은 삼촌들이 뛰는거야'라고 설득했지만,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딸의 표정을 보면서 마음이 흔들렸다"라며 딸에게 건강하게 멋진 모습으로 뛰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리고 국가대표 은퇴 상황도 언급했다. 기성용은 "대표팀에서의 마지막도 부상으로 끝났었다. 이번에도 그렇게 끝내는 건 평생 후회로 남을 것 같았다. 그래서 도전을 선택했다. 신광훈을 비롯해 익숙한 얼굴들도 있는 만큼 이 팀의 철학과 스타일을 공유하며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기성용은 2019 AFC UAE 아시안컵 당시 부상으로 대회를 모두 마치지 못하고 대회가 끝난 후 은퇴를 선언한 바 있는데, 그저 다쳐서 아예 현역까지 그만 두게 되는 상황을 못 받아들였다고 말한 것이다.
기성용은 올해 하반기 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더 뛸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일단은 은퇴가 첫 번째 선택이라고 말했다.

기성용은 "지금은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말씀드렸지만, 동계 훈련을 시작할 때부터 그렇게 마음을 정해두고 준비했다. 아직 그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후반기에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 몸 상태나 상황에 따라 변화가 있다면 고민은 해보겠다. 하지만 지금은 시즌이 끝나면 그만 둘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몇 분이든 몇 경기든, 내게 남은 시간은 소중하다"라며, "경기장에서 뛰는 1분 1초가 제겐 정말 소중하다. 서울에서 단 몇 분이라도 뛸 수 있었다면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포항에서는 이 마지막 시간들을 후회없이 뛰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기성용의 데뷔전은 빠르면 오는 1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있을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 홈 전북 현대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은 "무리할 생각은 없지만, 오베르단이 퇴장을 당한 상태라 미드필더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최대한 몸을 끌어올린 뒤 감독님과 상의하겠다"라며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영국에서 함께 했던 거스 포옛 감독님이 계신 팀과 경기하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 그렇다고 해서 무리할 생각은 없지만, 현실적으로 고려하겠다. 전북전에서 데뷔하게 된다면, 당연히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항 스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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