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행정 권력 이어 지방권력까지…李의 동선·인사 보면 ‘2026 지방선거’가 보인다

박성의 기자 2025. 7. 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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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인선=지선 공천” 분석도…부산 전재수, 강원 우상호, 충남 강훈식 ‘다중포석’
李는 지역 돌며 현안 풀고 국정위는 민심 청취…내홍 빠진 野는 ‘전전긍긍’ 무대책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2025년 6월3일 대권을 거머쥔 이재명 대통령, 그의 시선이 이제 2026년 6월3일을 향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의 조각(組閣)이 곧 '내년 지방선거 공천 예고편'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대통령실 참모 라인과 내각 전면에 부산·충정·강원 등 격전지 출신의 여권 인사들이 속속 이름을 올린 가운데, 이 대통령은 전국을 돌며 지역의 민원들을 빠르게 수렴하기 시작하면서다. 이미 정가에선 각 시도마다 구체적인 하마평이 확산하고 있다.

60%대를 넘나드는 대통령 지지율과 여대야소라는 탄탄한 권력 기반이 이 대통령이 직접 선거판을 설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여권이 지방선거 주판알을 분주히 튀기는 사이 국민의힘은 대선 패배에 이어 지역 기반 붕괴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빠르게 돌기 시작한 지방선거 시계, 이 대통령은 1년 만에 다시 '6·3의 축배'를 들 수 있을까. 입법권력과 행정권력을 차지한 이 대통령은 지방권력까지 차지해 '절대권력'이라는 반지를 낄 수 있을까. 지금 이 대통령의 행보에 모두가 주목하는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이 6월25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 시민·전남 도민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지지율에 지방선거 승패 달려

통상 대선 직후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여당에 유리하다. 새로 출범한 정부에 대한 기대감, 국정 안정론 등이 맞물리며 여권이 승기를 잡기 좋은 구도가 형성된다. 실제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은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을 석권하며 압승을 거뒀다. 그리고 4년 후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참패했다.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민주당은 '텃밭'인 광주·전남·전북·제주 네 곳, 그리고 최대 승부처였던 경기를 사수하는 데 그쳤다. 2018년 민주당이 이겼던 서울·인천, 부산·울산·경남, 대전·세종·충남·충북, 그리고 강원까지 국민의힘에 넘어갔다.

물론 반례도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면 지방선거 구도는 곧바로 '정권 심판'으로 뒤집힌다. 1995년 지방선거는 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 3년 차에 치러졌는데, 당시 집권당이던 민자당(민주자유당)은 5개의 광역단체장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김 전 대통령의 그해 상반기 지지율은 30%대였다. 노무현 정부 4년 차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제1 야당인 한나라당이 서울시와 경기도를 포함해 무려 12곳을 휩쓸었다.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전북 단 한 곳만 당선자를 내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는데, 당시 노 전 대통령 지지율은 20%대를 횡보하고 있었다.

결국 지방선거 승률은 대통령 지지율과 '커플링'(동조화)되는 경향이 짙다. 이 같은 전례를 고려하면 내년 지방선거 구도는 분명 여당에 유리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최근 발표된 다수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60% 선을 넘나들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여대야소 구도에서 야당이 좀처럼 반전의 계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과 대선 패배를 겪으며 발생한 계파 갈등이 현 정부 들어서도 계속되면서다. 이 탓에 국민의힘은 최근 지지율이 20%대로 추락(전국지표조사 기준)하며 민주당과 '더블스코어 격차'로 벌어진 상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지방선거는 기초의원,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광역단체장, 교육감 등 성격이 다른 여러 명의 후보자에게 동시에 투표해야 하므로 '선호하는 정당'이 중요한 투표 기준이 된다"며 "아무리 개인 후보가 뛰어나더라도 정당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식물정당'이라면 유권자들은 본능적으로 투표를 거부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시사저널 임준선·시사저널 박은숙

해수부 이전 효과? PK 민주 지지율 '껑충'

여권은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입법권력과 행정권력을 차지한 가운데 지방권력까지 가져온다면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할 '최후의 퍼즐'이 드디어 완성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계산이다. 특히 국정 과제를 현장에 뿌리내리게 하려면 지방권력의 협조가 필수적이고, 특히 다음 총선 전까지 정책 성과를 가시화하려는 여권 입장에선 지방정부와의 '원팀 체제'가 절실하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정부가 머리라면 지방자치단체는 손과 다리다. 아무리 질 좋은 정책을 고안하더라도 수족이 제때 움직여주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이라며 "결국 중앙과 지방이 한 몸처럼 움직일 때 정부도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대선만큼 중요한 게 이번 지방선거"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통령의 최근 내각 및 대통령실 인사를 놓고 정치권 일각에선 "이미 지방선거가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의 인사와 동선은 그 자체가 정치적 메시지로 읽힌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이 대통령이 격전지로 부상한 지역 출신 인사를 대거 중용한 것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인선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해양수산부 장관에 지명된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다. 부산 북구갑이 지역구인 전 의원은 PK(부산·울산·경남)에서 보기 드문 민주당 현역 의원이다. 부산은 이 대통령이 대선에서 40% 이상 득표했던 지역으로 여권 입장에선 '해볼 만한 승부처'다. 이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계파색이 옅은 전 의원을 입각시킴과 동시에 해수부의 연내 부산 이전을 지시했다. 대통령 공약 실현 그리고 향후 전 의원의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한 '다중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대통령의 인사에 PK 민심도 화답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6월23~25일 3일간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에 따르면 PK의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6%, 국민의힘 28%로 각각 나타났다. 양당 격차는 18%포인트(p)였다. 직전 조사에서는 민주당 36%, 국민의힘 33%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지만, 2주 만에 10%p 이상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이 대통령이 6월24일 '해수부 연내 부산 이전'을 지시하고, 바로 이튿날인 25일 전재수 의원을 해수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자, PK 민심이 즉각 반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 18.3%,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밖에도 안동 출신 권오을 보훈부 장관 후보자는 경북지사, 강원 철원 출신 우상호 정무수석은 강원지사, 충남 아산 출신 강훈식 비서실장은 충남지사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모두 국민의힘이 현재 장악하고 있는 지역이다. 여권 내에선 '무게감 있는 인사들'로 광역단체장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기류가 읽힌다. 서울시장에 유력한 후보로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거론된다. 당사자는 "국무총리가 마지막 정치적 소임"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야권에선 여전히 그를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본다. 김 후보자는 서울 영등포을에서 제15·16·20·21대 국회의원을 지낸 4선 중진으로, 서울 전역에 지지 기반이 넓다. 만약 국무총리가 돼 인지도를 더 확보한다면 '오세훈의 대항마'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시사저널 박은숙

전전긍긍 野 "이러면 지선 해보나 마나 참패"

이 대통령 역시 최근 들어 지방 민심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6월20일 울산에서 열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직접 참석한 데 이어, 6월24일 국무회의에서는 해양수산부의 연내 부산 이전을 지시하며 PK 지역 민심을 향한 메시지를 직접 던졌다. 동쪽 민심을 훑은 이 대통령은 6월25일에는 텃밭 광주를 찾아 광주 시민, 전남 도민과 약 130분간 타운홀미팅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 국가균형발전 방향 등 광주·전남 지역의 현안을 청취한 뒤 해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이 지역 민심을 훑은 뒤 중앙으로 복귀하자, 국정기획위원회도 지역 행보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국정기획위는 7월부터 전국 4대 권역(강원·충청·경상·호남)을 직접 순회하는 '버스로 찾아가는 모두의 광장'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7월 첫째 주 강원을 시작으로 충청·경상·호남 거점도시 청사를 순회하는 방식이다. 인근 시·군·구 주민들도 거점도시 청사를 방문해 의견을 제시하거나 민원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생생한 민심을 듣겠다는 게 국정기획위의 설명이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국정기획위의 이 같은 움직임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행보라는 추측도 나온다. 국정기획위가 찾을 4개 권역 중 호남을 제외한 강원·충남·충북·경북·경남은 국민의힘 출신 도지사가 현역으로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가 각 지역 현안을 부지런히 챙기며 풀뿌리 민심을 다지는 사이, 국민의힘은 여전히 당권 투쟁과 계파 내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도체제 개편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작 지역 현안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비판이 당내에서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당협위원장은 "민주당은 의원부터 장관까지 전략적으로 지역을 챙기고 있는데 우리는 내홍 수습도 못 한 채 지역 민심을 방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7월1일 시사저널TV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강력한 지도력 아래 일사불란하게 혁신을 완수해 내지 못하면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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