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의 바퀴는 차바퀴가 아니다! [말록 홈즈]

2025. 7. 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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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스 에티몰로지’란 ‘자랑용(flex) 어원풀이(etymology)’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쓰는 말들의 본래 뜻을 찾아, 독자를 ‘지식인싸’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작은 단서들로 큰 사건을 풀어 나가는 셜록 홈즈처럼, 말록 홈즈는 어원 하나하나의 뜻에서 생활 속 궁금증을 해결해 드립니다. 우리는 단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지만, 정작 그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쓰곤 합니다. 고학력과 스마트 기기가 일상화된 시대에, ‘문해력 감소’라는 ‘글 읽는 까막눈 현상’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습니다. 단어는 사물과 현상의 특성을 가장 핵심적으로 축약한 기초개념입니다. 우리는 단어의 뜻을 찾아가면서, 지식의 본질과 핵심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학교를 떠난 이들의 지식 인싸력도 레벨업됩니다.
제미나이로 드레스를 입은 바퀴를 그려 보았다. 괴기스럽다.
날이 더워지니, 자주 지치고 피곤합니다.

“I’m so tired of their terrible sound.”

X세대 낡은 소년들의 영원한 멘토인 고 신해철 형님이 부른 ‘안녕’의 랩가사가 떠오릅니다. 그 시절 어린 제게 들렸던 가사라곤 ‘타이어(tire)’뿐이었네요. 대체 타이어가 어쨌다는 걸까요? 오늘은 이 타이어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군대시절까지 타이어가 ‘바퀴(wheel)’인 줄 알았습니다. 심지어 바선생 바퀴벌레도 영단어로 ‘타이어 버그(tire bug: 이런 단어 없음)’라고 생각했습니다! 진짜 바퀴는 ‘휠(wheel)’인데, 이를 감싼 고무 부분을 바퀴라고 오해했던 거죠. 바퀴를 휠로 이해하면, 운전대를 ‘손잡이, 핸들(handle)’이 아닌 ‘조종용 바퀴, 스티어링 휠(steering wheel)’로 떠올리시게 될 겁니다.

충격을 줄여 안전하고 편안한 주행을 돕는 ‘타이어(tire)’는, 고대 프랑스어 ‘atirer’에서 출발한 ‘attire’가 줄어든 말입니다. 형태소(形態素: 모양 형, 모습 태, 바탕 소. 낱말 중 의미를 가진 최소단위 구성 요소. morpheme)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분석: a- : ‘to’ (ad) + tire ‘order, row, dress’

‘(바퀴에) 덧입힌 것, 덧옷’이라고 해석 가능합니다. ‘바퀴덧옷’이군요. 타이어가 ‘지치는 부분’이란 뜻은 아닙니다. 타이어는 지치지 않습니다. ‘Tire’ is not ‘tired’. 풀이가 참 쉽죠?

예전에.타이어의 어원에 대해 ‘지치는 부분(part being tired)’이라고 해석한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맨몸으로 바닥과 맞닿아 고생고생하니 붙은 민간어원 같습니다. 출처가 세계적인 타이어 브랜드를 가진 기업이라 솔깃했는데, 결과적으로 틀린 해석이었습니다. ‘지치다’는 뜻의 동사 ‘타이어’의 어원은 인도유럽조어(PIE: Proto Indo European)인 ‘dews’로 추정됩니나. ‘실패하다/뒤처지다’란 뜻인데요. 이 말이 ‘부족하다/그치다’란 의미의 고대그리스어 ‘deúomai’와 서구게르만어 ‘teuron’을 거쳐, 타이어로 정착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철자나 발음이 같거나 비슷하지만, 뿌리가 다른 말들을 어원학에서는 ‘가짜동족어(false cognate)’라고 부릅니다.

타이어의 단짝 ‘바퀴’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국어학자들은 ‘바퀴(wheel)’를 합성어나 파생어가 아닌 단일어로 분류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바’는 ‘바탕/바닥면’을 뜻할 수도 있고, 의미 없는 접두사일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합니다. ‘퀴’는 ‘굽은 고리 모양’에서 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중세국어에서 ‘퀴’는 ‘둥글게 휘다/돌다’라는 뜻의 고유어 요소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돌림이/둥글이’네요.

바퀴의 영단어 ‘wheel’은 인도유럽조어(PIE: Proto Indo European)인 ‘kw(e)-kwl-o’에서 ‘바퀴/원’을 뜻합니다. 이는 ‘회전하다/머물다/거주하다’는 의미의 ‘kwel’로 자리잡고 ‘wheel’의 뿌리가 됩니다.

참, 바퀴벌레는 둥글이 바퀴와 무관합니댜. ‘바글바글한 패거리 벌레’라는 민간어원설이 있다고 하네요.

*감수: 안희돈 교수(건국대 영어영문학과). 건국대 다언어다문화연구소 소장. 전 한국언어학회 회장

[필자 소개]

말록 홈즈. 어원 연구가/작가/커뮤니케이터/크리에이터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23년째 활동 중. 기자들이 손꼽는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커뮤니케이터. 회사와 제품 소개에 멀티랭귀지 어원풀이를 적극적으로 활용. 어원풀이와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융합해, 기업 유튜브 영상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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