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6시간 일하고 욕설에 얼차려까지... 노동의 억압, 글 쓰며 극복"

고경석 2025. 7. 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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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심야까지 이어지는 물류센터에서 오후 7시부터 오전 7시까지 주 6일 이상 일했다.

35도를 오르내리는 한여름에 휴가 간 선배의 몫까지 일하다 폐렴에 걸려 치료비로 월급의 절반을 쓴 일도 있었다.

자본주의에서 일에 얽매어 사는 노동자의 삶을 통해 '자유란 무엇인가' 사색하는 후안옌은, 글쓰기를 통해 일과 자유의 대립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다면서 평범한 하루의 순간들이 거창한 인생의 고난과 어려움보다 의미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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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후안옌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
에세이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의 저자 후안옌. 후안옌 제공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심야까지 이어지는 물류센터에서 오후 7시부터 오전 7시까지 주 6일 이상 일했다. 물 3리터를 마셔도 소변 한 방울 나오지 않을 만큼 땀을 흘렸다. 밤낮이 뒤바뀐 탓에 새벽엔 의식을 잃을 듯 눈앞이 캄캄해질 정도로 졸음에 시달렸으나 아침에 퇴근하면 잠이 오지 않아 싸구려 술을 들이켜고야 겨우 잠들었다.

건강도 성격도 나빠져 10개월 만에 물류센터를 그만두고 대도시로 옮겨 택배기사가 됐다. 오전 6시에 집을 나서 오후 11시에 퇴근하는 근무시간만큼이나 기사들에게 욕설과 체벌을 가하는 매니저의 비인간적인 행태에 숨이 막혔다. 35도를 오르내리는 한여름에 휴가 간 선배의 몫까지 일하다 폐렴에 걸려 치료비로 월급의 절반을 쓴 일도 있었다. 그렇게 해서 한 달에 버는 돈이 약 130만 원 안팎. 중국의 ‘글 쓰는 택배기사’로 유명해진 광저우 출신 후안옌(47)은 그렇게 1년 반 동안 베이징의 택배기사로 일했다.

다니던 택배사가 갑자기 폐업하고 팬데믹까지 덮치면서 후안옌의 삶에 큰 변화가 왔다. 여러 직장을 거치며 겪었던 이야기를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입소문을 타고 100만 회 이상 조회되며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2009년부터 쓰기 시작한 글솜씨가 집약돼 출간된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는 바로 베스트셀러가 됐다.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후안옌 지음·문현선 옮김·윌북 발행·332쪽·1만8,800원

실제 경험에서 나오는 흡인력 강한 이야기와 밀도 높은 묘사가 돋보인다. 고교 졸업 후 20년간 19가지 직업을 거친 그는 30대 들어 문학 작품을 읽기 시작하면서 직접 소설도 썼다. 자본주의에서 일에 얽매어 사는 노동자의 삶을 통해 ‘자유란 무엇인가’ 사색하는 후안옌은, 글쓰기를 통해 일과 자유의 대립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다면서 평범한 하루의 순간들이 거창한 인생의 고난과 어려움보다 의미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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