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에 지친 관객들…셰익스피어가 웃겨드립니다
[EBS 뉴스12]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가운데 하나인 '십이야'가 조선시대로 배경을 옮겼습니다.
한국적 해학을 입힌 K-연극으로 재탄생시킨 건데요.
힘든 일이 많았던 관객들에게 한판 큰 웃음을 선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황대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동서고금 막론하고 러브스토리는 우여곡절 끝에 이뤄져야 재미있는 법"
"얼씨구!"
셰익스피어의 희곡 '십이야'가 조선시대 농머리해변으로 무대를 옮겼습니다.
원작의 네 남녀의 엇갈리는 사랑 이야기를, 우리 가락과 장단에 맞춰 풀어내는 겁니다.
주인공들은 인천 앞바다에 상륙한 경상도 남매가 됐고, 대사에도 구수한 사투리를 입혔습니다.
"내 신분을 감출 수 있도록 도와주이소"
"(뭐라고예?)"
"사룡님의 하인이 되면 어떨까예?"
"(에이, 여자가)"
"변장하면 되지 남자로"
인물들의 분장은 봉산탈춤의 가면에서 모양과 색깔을 따왔고, 한복을 기반으로 변형시킨 의상에서는 이국적인 색채가 묻어납니다.
해학과 풍자도 빠지지 않습니다.
거만한 지배계층은 서민들에게 골탕을 먹고, 윗사람을 조롱하는 광대의 대사에는 시대의 정취를 더했습니다.
"이런 말도 있지 똑똑한 바보는 멍청한 위정자보다 백 배 낫다"
얽히고설킨 오해 속에 뒤틀려가던 관계들이 마침내 한 판 웃음으로 해소되며 한 데 어우러지는 결말은, 상식이 어긋나고 원칙이 무너진 사회가 복원되기를 기원하는 응원의 목소리처럼 들립니다.
인터뷰:임도완 각색·연출 / 연극 '십이야'
"희극이 주는 어떤 회복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동안 사회가 굉장히 많은 혼란을 겪었는데 좀 편해지시고 얼굴에 많이 웃음이 났으면 좋겠다."
관객들이 공연 도중 자유롭게 극장을 드나들 수 있도록 전 회차가 '열린 객석'으로 운영되는 연극 '십이야'는 이번 주말까지 이어집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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