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한 전쟁을 다정하게 들려주는 방법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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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난 피난 가는 거 무서워."
어느날 아홉 살 손녀 온이는 툭하면 6·25 전쟁 얘길 하던 할머니에게서 무서운 얘길 듣는다.
할머니가 "건강한 사람도 어려운 게 피난"이라며, 만약 전쟁이 나면 "너는 삼촌네 딸려 보낼 거"라고 말한 거다.
할머니가 온이와 같은 나이였던 9살 때 겪은 전쟁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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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난 피난 가는 거 무서워.”
어느날 아홉 살 손녀 온이는 툭하면 6·25 전쟁 얘길 하던 할머니에게서 무서운 얘길 듣는다. 할머니가 “건강한 사람도 어려운 게 피난”이라며, 만약 전쟁이 나면 “너는 삼촌네 딸려 보낼 거”라고 말한 거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셋이 사는 온이는 할머니가 툭 던진 말에 고민에 빠진다. 어떻게 하면 휠체어를 탄 할아버지와 그런 할아버지 옆을 지키는 할머니와 함께 피난을 갈 수 있을까. 온이는 이웃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족을 차에 태워줄 수 있는지 한명씩 물어보기 시작하는데, 그 여정이 쉽지 않다.
그림책 ‘전쟁과 나’는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을 담담하고 귀여운 그림체로, 그러나 얼마나 참혹하게 일상을 파괴하는 일인지 오늘날과 대조해 그려나간다. 할머니와 온이가 마트 장을 보는 모습 옆으론 집이 불타고, 사람들이 노을을 보는 대교 옆으론 다리가 무너진다. 이불을 덮고 잠자리에 누운 할머니와 온이 옆으론 폭탄이 터지고 총알이 날아다닌다. 할머니가 온이와 같은 나이였던 9살 때 겪은 전쟁 이야기다.
한국전쟁뿐 아니라 가자지구·우크라이나 등 아직도 지구 한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서늘한 전쟁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들려줘야 할지 고민해 온 어른이라면, 이 책을 추천한다. 전쟁에 대한 상상만으로도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는 온이 앞에서 어른들은 웃었다 울었다 할지 모른다. 할머니·할아버지를 두고 떠나는 상상, 자신이 고자질했던 친구의 거절, 마트 사장님의 외면, 그리고 다시 손을 내미는 ‘동네 이모’에 대한 이야기 조각들은, 끝내 유쾌한 유머로 버무려진다.
책은 ‘아동 문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린드그렌상에 3년 연속 후보로 오른 유은실 작가가 쓰고, ‘볼로냐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바 있는 이소영 작가가 그렸다. 유은실 작가는 6·25 전쟁 중 일어난 민간인 학살 희생자의 손녀로, ‘전쟁 때문에 아이들이 희생되지 않는 세상’에 대한 염원을 책 안에 눌러 담았다.
그래서, 결국 온이가 알아낸 방법은 뭘까. 동화를 읽는 아이들은 기발하고 즐거운 결론 앞에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잠시 잊어버리게 된다. 아이들에게 참혹한 전쟁을 다정하게 들려주는 일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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