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약 FDA 승인 파장…K-바이오 뛰어넘은 C-바이오

최은지 2025. 7. 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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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시바이오 면역항암제 ‘로크토르지’
세계 유일 비인두암 치료제 최초 허가
임상시험 건수, 이미 미국 제치고 1위
폭발적 성장 이면엔 中정부 적극 지원
준시바이오 상하이 생산공장의 모습 [준시바이오 홈페이지 갈무리]
준시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면역항암제 ‘로크토르지(성분명 토리팔리맙, 중국 제품명 투오이)’ [연합]

세계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중국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신약 개발 절차에서 세계 1위 규모를 자랑하며, 최근에는 중국 기업이 사상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 허가까지 승인받으면서 전 세계 거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인공지능(AI)의 딥시크, 스마트폰의 샤오미, 가전의 로보락 등에 이어 이젠 선진국 전유물로 여겼던 신약 분야까지 중국의 기세가 무섭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도 이 같은 변화를 인지,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시급히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중국은 신약 임상시험 건수에서도 미국을 앞지른 세계 1위다. 4일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2021년부터 글로벌 임상시험 건수에서 미국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23년에는 FDA가 중국 상하이 소재 제약사 준시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항PD-1 면역항암제 ‘로크토르지(성분명 토리팔리맙·중국 제품명 투오이)’를 승인했다.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비인두암 대상 면역관문억제제)로, 중국 기업이 개발한 약물 중엔 처음으로 미국에서 허가를 획득한 약물이 됐다.

중국의 신약 개발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의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은 최근 급증, 현재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신약 중 약 26%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총국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48개 혁신신약을 승인했는데, 이는 전년에 비해 20%나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전 세계 제약사 중 파이프라인수 기준 톱 25에도 헝루이제약, 푸싱제약, 시노바이오팜, 중국제약 등 4개 중국 제약사가 등재됐다.

중국 내 바이오의약품 시장 자체도 거대하다. 글로벌 시장조사 및 성장 전략 컨설팅 기업인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의 ‘2025 중국 바이오의약품 해외 진출 동향 백서’에 따르면, 중국 바이오의약품시장은 2023년 665억달러에서 2026년 1034억달러, 2030년 1628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무서운 잠재력에 이미 해외 기업들은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처음으로 중국 제약사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규모가 ‘라이선스 인’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제약·바이오 기술의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모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라이선스 거래의 3분의 1이 중국 기업과 거래였다. 2022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 시장에서 ‘블루오션’으로 부상한 중국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일라이 릴리는 중국 장쑤성 쑤저우에 위치한 제조시설 확장에 2억6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노피는 중국 베이징에 새 인슐린 생산 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약 10억유로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는 사노피의 네 번째 중국 생산·공급 시설이다.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10년만에 ‘르네상스’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중국 바이오의 폭발적인 성장에는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 지원이 뒷받침됐다.

중국 정부는 ‘세계를 선도하는 제조 강국’을 위해 2015년부터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정책을 추진해왔다. 중국은 바이오·의약 분야를 10대 핵심 산업 중 하나로 지정했다. 2021년에는 ‘제14차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할 7대 과학기술 분야 중 ▷뇌과학 ▷유전자·바이오 기술 ▷임상의학·헬스케어, 3대 기술을 ‘생명과학 분야’로 선정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도 중국 바이오업계와 관계 정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김용주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지금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글로벌 시장을) 못 따라간다”며 “중국 바이오가 성장한 것은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지금 바이오에 집중 투자하지 않으면 실기한다”고 밝혔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역량을 고려할 때 중국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파트너”라며 “국내 기업들이 과도하게 움츠러들기보다 생존 전략에 맞춰 유연하게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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