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가 커져가는 엔터 법조 시장...대형 로펌들 치열한 경쟁 [IZE 진단]
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걸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의 모기업인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법적 다툼은 대중 뿐만 아니라 법조계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각각의 법률 대리를 굴지의 로펌인 김앤장과 세종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톱3 로펌으로 분류되는 김앤장과 세종의 법적 다툼은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이목도 집중시키고 있다. 같은 사안에 대한 서로 다른 법적 해석은 언론을 통해 마치 난타전을 치르듯 중계되고 있고, 법원의 판단에 따라 여론도 크게 흔들지는 모양새다. 워낙 대중적 인지도가 큰 걸그룹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기 때문에 여기서 패소하는 쪽은 '1패' 이상의 이미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최근 유명 로펌이 연예계 사건을 맡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가수 겸 뮤지컬 배우 김준수를 협박해 8억 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한 인터넷 방송 진행자(BJ)는 지난 6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당초 이 사건이 처음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김준수의 소속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선임해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외에도 배우 김수현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LBK 역시 국내 톱20위권의 로펌이며, 지난해 음주 뺑소니 사건으로 구설에 올랐던 가수 김호중의 사건은 톱10권에 손꼽히는 법무법인 동인이 맡기도 했다.
이처럼 유명 로펌들과 연예인들이 각종 사건 사고를 둘러싸고 손잡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유명 로펌의 경우 착수금부터 '억' 소리 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여기에 사건이 진행되면서 추가적으로 투입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대형 로펌과 손잡고 1년 소송하면 변호사 비용만 최소 5억 원에서 10억 원 이상 소요된다"는 말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민 전 대표 역시 지난해 소송이 길어지면서 "소송비가 지금까지 23억이 나왔다. 내가 (여러분이)생각하는 것만큼 부자가 아니다. 소송비 때문에 집을 팔 것이다. 이걸 위해서 집을 갖고 있었나(하는 생각도 든다)"고 토로한 적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소위 말해 '연예인 디스카운트'도 없다. 제 값을 톡톡히 받는다는 의미다. 이를 기꺼이 지불하고 연예인들이나 유명 연예기획사가 대형 로펌을 쓰는 이유는 두 가지다. 그들이 일으키는 매출이 웬만한 기업 못지않은 수준이라는 뜻이고, 또한 법적 다툼에서 졌을 때 그들이 잃게 되는 이미지와 자산의 규모가 로펌 수임 비용을 웃돈다는 뜻이다.
대형 로펌을 고용한다는 것은 대중에게 여러 인식을 안겨 준다. "법적 다툼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일종의 다짐이 읽힌다. 아울러 수억 원의 수임료를 지불하면서 대형 로펌을 고용할 만큼 "억울하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김앤장을 선임했다"는 한 줄이 기사화되고, 대중에게 무겁게 읽힐 정도로 대형 로펌과 손잡는다는 것이 주는 효과는 상당하다.
그렇다면 대형 로펌은 왜 연예인 사건을 맡을까? 그동안 굴지의 로펌들은 정치적 이슈나 거대 자본이 얽힌 재계의 이슈를 맡는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만큼 엄청난 권력 혹은 재력이 결부된 사건이고, 천문학적인 변호사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이들과 손을 잡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 연예계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불린다. 뉴진스의 경우 활동 중단 직전 해에 인당 약 50억 원씩 정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위약금 규모가 적게는 3000억 원, 많게는 6000억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로펌 고용 비용으로 30억 원을 쓴다고 해도 위약금 규모의 1% 미만이다. 결국 고액의 변호사 고용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이기는 싸움'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형 로펌 입장에서도 이런 비용을 능히 지불할 능력을 갖춘 연예인 혹은 기획사의 법정 다툼을 맡지 않을 이유가 없다. 로펌 역시 궁극적으로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집단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이미지를 고양시키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김호중 사건의 경우,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 출신 조남관 변호사가 선임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조 변호사의 경우 중도 사임했지만, 그 사실이 대서특필됐다. 이렇듯 특정 연예인 사건을 맡게 되면 언론과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그리고 이 사건을 승소하게 되면 그만큼 해당 로펌의 이미지는 개선돼 다른 사건을 수임할 수 있다.
연예인들이 대형 로펌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법적 싸움 외에 외부적 이미지까지 신경써주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단 소송이 불거지면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최소 2~3년이 소요된다. 판결에서 승리하더라도 그 사이 이미지가 망가지면 컴백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즉, 소송 과정에서 적절히 언론과 소통하며 이미지 메이킹하는 역할도 중요하다. 규모가 작고 인력이 적은 로펌의 경우 법적 싸움 외적인 영역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예인들이 비싼 수임료를 감당하면서 대형 로펌을 쓰게 된다는 것이다.
윤준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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