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그림 끝난 제주 ‘탄소중립 2035’ 완성의 관건은 도민 참여
재생에너지의 메카-분산에너지 특구

"제주의 아름답고 깨끗한 생태자연은 미래 세대에게도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들 청정 환경의 지속가능성 확보 정책도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시행하겠습니다."
2022년 7월1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진행된 제39대 제주도지사 취임식에서 오영훈 지사는 지속가능한 환경 정책을 선언했다. 그는 취임 이후 전 세계적으로도 선도적인 환경정책을 공약했다. 관심이 없다면 개념조차 익숙하지 않은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그린수소', '분산에너지'까지 연결되는 청사진이다.
'제주의 허파' 곶자왈과 한라산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제주는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있다. 제주 앞 바다는 물론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풍력발전기와 태양열발전기들이다. '공공주도 2.0 풍력개발'에 맞춰 여러 논란이 있지만, 국내 최대 규모로 추진되는 추자해상풍력도 탄소 배출량 감축이라는 목표를 갖는다.
결국은 탄소중립이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를 줄이고, 흡수량을 늘려 실질적인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개념이다. 오래돼 매연이 심한 차량 폐차를 지원하고, 도시에 나무를 심는 정책들도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전 세계 흐름에 맞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오영훈 지사는 이보다 15년 빠른 2035년까지 제주를 탄소중립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들어 오영훈 지사가 자주 언급하는 '그린수소'도 탄소 배출량 감축 정책이다. 휘발유와 경유, LPG차 등 내연기관 차량을 비롯해 전기차마저 화석연료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한다면 탄소중립에 도움되지 않기에 연료 자체를 수소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그린수소 등은 제주도 자체적으로도 일정 부분 실현이 가능하다. 아직 수소차 시장이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수소차 구매 지원이나 신재생에너지 지원 등을 통해 오영훈 지사가 자신의 공약을 실현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제주의 청정 환경, 2035 탄소중립이라는 오영훈 지사의 공약 추진의 마침표는 '분산에너지'다.
2023년 6월13일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분산에너지법)'을 제정, 2024년 6월14일부터 분산에너지법이 시행됐다.

분산에너지는 중앙집중식 공급을 벗어나 지역단위로 전기를 생산해 사용하고, 남은 전기를 부족한 지역에 판매하는 개념이다.
올해 5월 제주는 부산 등과 함께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특구) 최종 후보지 7곳에 포함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심의·의결을 통해 분산특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제주는 전기차를 에너지저장장치(ESS)처럼 충전·방전해 전력 시장에 참여하는 V2G(Vehicle to Grid) 사업 실증으로 최종 후보지에 올랐다. 생산된 전기 가격이 낮을 때 전기차를 충전하고, 가격이 높을 때 방전시켜 전력 계통을 안정화시키는 방안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유세 과정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이 공급받는 지역보다 싼 가격으로 전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분산에너지 정책의 흐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또 '탄소중립 K-이셔티브'를 핵심 키워드로 내세워 제주 표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2035년 탄소중립 선도 도시 제주 정책기조에 맞춰 신재생에너지 청정 전력망 구축과 그린수소 등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체계, 친환경 모빌리티 100% 전환에 더해 분산특구 지정까지 공약한 것이 전국 득표율(49.42%)보다 높은 54.76%를 득표하는데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 임기 시작 때 뜬구름 같았던 탄소중립과 청정에너지 정책은 집권 4년차에 접어들면서 점차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분산특구까지 지정되면 해저케이블을 통해 육지에서 전기를 공급받는 제주가 아니라 직접 생산한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해지면서 '탄소중립 2035' 정책이 완성되는 셈이다.
민주당 소속 이재명 대통령의 제주 공약까지 더해졌지만, 친환경 차량 보급 확대와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확대, 안정적인 전력계통 확보 등이 뒤따르지 않으면 밑그림에서 멈출 수 있다.
'탄소중립 2035' 정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도민들의 공감대 형성과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임기를 1년 남긴 오영훈 지사 앞에 놓인 난이도 높은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