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헤드셋 애용하는 MZ… 고급 ‘청취 테크닉’까지 탑재[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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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의 노래를 즐기던 세대와 걸그룹 에스파의 노래를 따라 하는 현 청소년 세대의 '듣는 법'은 아예 다르다.
청취의 기술이 변화해왔기 때문이다.
정경영을 비롯해 김경화·권현석·정혜윤·계희승·권송택 음악학자와 이상욱 과학기술철학자 등 7인이 참여한 신간 '듣기의 철학'은 듣는 행위와 소리를 다층적으로 들여다본다.
정경영은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그의 학생과 이야기하면서 잔나비의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를 두고 "음색이 쩐다"는 표현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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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영 외 6인 지음│곰출판

조용필의 노래를 즐기던 세대와 걸그룹 에스파의 노래를 따라 하는 현 청소년 세대의 ‘듣는 법’은 아예 다르다. 청취의 기술이 변화해왔기 때문이다.
정경영을 비롯해 김경화·권현석·정혜윤·계희승·권송택 음악학자와 이상욱 과학기술철학자 등 7인이 참여한 신간 ‘듣기의 철학’은 듣는 행위와 소리를 다층적으로 들여다본다. 그중에서도 정경영이 ‘쩌는 음색’에 대한 고찰을 풀어낸 대목이 흥미롭게 읽힌다.
정경영은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그의 학생과 이야기하면서 잔나비의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를 두고 “음색이 쩐다”는 표현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고 한다.
저자는 단어 ‘쩌는’의 원래 의미가 고된 육체노동 등으로 인해 몸이 땀에 전 상태를 말한다는 것에 착안, 함께 호응해 쓰이는 ‘음색’ 역시 육체적으로 경험해 신체에 깃드는 소리에 가까울 것이란 가설을 세운다.
MP3(2002년)와 스마트폰(2007년)의 등장은 그의 가설을 탄탄히 뒷받침한다. 이어폰·헤드셋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며 음악을 듣는 MZ세대의 청취 테크닉이 만들어진 데 이 두 기기 이상의 어떤 설명이 더 필요할까.
이어폰은 착용하는 순간 주위의 자연스러운 소리군을 차단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가두는 막강한 기기다. 또 외부의 스피커를 통해 듣는 음악과는 달리 내 신체의 어떤 부분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독특한 소리를 만들어낸다. 즉, 소리와 신체가 하나 된 경험을 만든다. 이러한 새로운 청각 경험은 분명 이전 세대에는 없던 것이었다.
그런가 하면 전 연령대에서 소리에 대해 완전히 새롭게 인식한 계기도 있다.
계희승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무관중 스포츠경기와 온라인 음악회에서 응원소리, 박수소리, 심지어는 기침소리까지 소거된 기억을 소환한다. 견디기 힘든 정적을 경험하며 사람들은 종종 성가시게 생각했던 ‘소음’조차 안락함을 주는 역할이 있었음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이처럼 책에서 말하는 소리는 단순한 청각 자극이 아닌,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새로운 감각으로 정의된다. 324쪽. 2만 원.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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