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대전·충남이 혜택? 이 대통령 '해수부 발언' 충청 민심과 괴리감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문제로 충청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1일 전재수 해수부 장관 후보자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고, 2일부터는 해수부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3일 해수부 이전과 관련해 충청 민심을 자극하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충청권의 핫이슈인 해수부 이전이 과연 옳은 일인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전·충남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전무
이재명 대통령은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양수산부 이전지로 부산이 적정하다"면서 또 한번 해수부 이전을 못 박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해수부 부산 이전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밝혔는데요.
■이재명 대통령 해수부 관련 발언-"수도권에서 공공기관을 균형 발전을 위해서 대전, 세종 이런 쪽으로 충남으로 집중적으로 이전했는데, 더 어려운 지역으로 그중에 하나 해수부, 부산에 해수부가 있기는 적정하죠. 지금 특수한 어려운 상황이고. 하나를 부산으로 옮기는데 그거 절대 안돼, 다 가질 거야 우리가, 저는 우리 대전, 충남 시민들이 그러시지 않을 거라고 봐요. 그런 말씀하시는 분도 없지는 않겠지만 대전, 충남도 세종도 수도권, 수도 이전, 행정수도 이전, 공공기관 이전 이런 것에 혜택을 봤는데 그보다 더 어려운 지역에, 그중에 한 개 옮기는 것 가지고 다 내가 가질 거야라고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충청권 민심과는 상당한 괴리감이 있고, 사실 관계에 부합하지도 않습니다. 대전과 충남이 무슨 혜택을 받고 있다는 건지도 의아합니다. 세종시는 행정수도가 아닌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머무르고 있고, 대전·충남은 세종시 건설로 오히려 불이익을 본 측면이 있습니다.
대전과 충남은 세종시 건설을 이유로 1기 혁신도시에서 배제됐고, 그래서 1차 공공기관 이전도 되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2기 혁신도시로 지정돼 5년째를 맞고 있지만 단 1개의 공공기관도 이전하지 않아 '무늬만 혁신도시'로 남아 있습니다.

이 대통령도 이런 사실을 고려해 지난 4월 대선 후보 당시 "무늬만 혁신도시가 아닌 실질적 기능을 갖추겠다. 대전과 충남 혁신도시에 지역 경쟁력을 고려한 공공기관을 유치하겠다"며 충청지역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충청권 혜택'을 말하니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해수부를 왜 부산으로 옮겨야 하는지에 대해 충청권 주민들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었던 점은 아쉽습니다. 대전과 충남, 세종을 수도권이라고 하는 것도 처음 듣는 말이고, 충청권보다 부산이 더 어렵다고 하는 것도 이해불가입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충청권이 많이 가졌으니 부산에 나눠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로 들리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지난달 11일 민주당 세종시의원이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 "다 가지려 하면 배 불러 큰일 난다"고 말해 공분을 산 적이 있습니다.
◇찬반양론 존재, 토론회 등 충분한 숙의 필요
해수부 부산 이전은 충청권에서는 반대하고 있고, 부산에서는 찬성하고 있습니다. 찬반양론이 존재하는 만큼 찬반토론회 등 충분한 숙의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그런데도 이재명 정부는 공론화를 생략하고 무조건 해수부를 이전하겠다는 겁니다.
북극항로 개척, 지역균형발전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군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김성범 해수부 차관은 지난 1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출석해 "해수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부산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런 식이면 정부 세종청사에 있는 부처는 전국의 현장으로 다 흩어져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농림부는 농촌으로, 중기부는 중소기업체가 가장 많은 경기도로, 과기부는 대덕연구단지가 있는 대전으로 가야 합니다. 국방부는 최전방으로 가야 하고, 산림청은 산림면적이 가장 넓은 강원도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요.

중앙부처들이 모여 있는 것은 행정 효율과 정책 집행력 때문입니다. 해수부가 부산으로 가야 북극항로를 개척할 수 있고, 부산으로 가지 않으면 북극항로를 개척할 수 없다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지역균형발전 차원이라는 말도 어울리지 않는데요. 세종에서 인구가 10배 가까이 더 많은 부산으로 이전하는 게 어떻게 지역균형발전이 될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해수부 이전은 여러 측면에서 졸속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PK(부산·경남)지역 민심을 고려한 선거용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역대 정권에서 선거용으로 활용
해수부 이전은 노무현 정부, 박근혜 정부 등 여러 정권을 거쳐오면서 선거용으로 활용됐는데요. 김대중 정부에서 해수부 장관을 맡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해수부를 부산으로 이전하라는 부산지역 여론에도 주민들을 설득해 백지화시켰습니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해수부 이전에 찬성하고 있으니 이율배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습니다. 부산에서 6선 고지에 오른 바 있는 김무성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지난 2013년 4월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 대선에서 해수부 부산 설치를 가장 강하게 주장한 사람이지만 효율성을 따지면 세종시에 두는 게 맞다"고 했습니다.
당시 그는 "(대통령) 선거에서 이겨야 하겠다는 욕심과 부산의 여론이 안 좋기 때문에 표심을 얻기 위해서 해수부 부산 설치를 공약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던 사람이 저"라면서 "막상 제가 또 세종시로 정부가 분할되는 비효율에 대해서 비판을 많이 했던 사람이다. 이율배반적인 주장을 했다는 것에는 부끄럽게 생각을 한다"고 사과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해수부를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이 과연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분명히 살펴봐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는 충청권 4개 시도지사와 시도의회가 모두 반대하고 있는데도 설득하는 시늉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장동혁, "보나 마나 장관은 두 집 살림"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해수부 부산으로 가면 부산에 있는 해수부 공무원들은 그럼 대 국회업무는 어떻게 하죠. 그리고 다른 부처와 유기적인 업무협조는 어떻게 하죠. 보나 마나 장관은 서울과 부산 두 집 살림을 할 것입니다.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1년에 반 이상은 서울 사무실에서 근무하게 될 겁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좀 더 시간을 두고 국민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이거 좀 문제가 있는 거 아닙니까. 지금 명분을 보니까 북극항로 거점개발, 해양산업의 집적화된 해양수도 건설, 지역균형발전이라는데요. 그런 논리라면 농림축산식품부는 국가식품클러스터 그리고 농촌진흥청이 있는 농도인 전북으로, 과기정보통신부는 카이스트하고 기초과학연구원이 있는 대전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안 그렇습니까?"(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최민호 세종시장-"노무현 전 대통령이 해수부 장관 하셨습니다. 당시에 해수부를 부산으로 옮기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국정을 책임지고 나서는 그게 옳지 않다, 오히려 국정 효율이나 국가경쟁력 면에서 세종에 있어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을 바꾸고 그런 내용을 부산 시민과의 토론회를 통해서 솔직하게 얘기를 했어요. 이런 자세가 저는 옳다고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이상민 국민의힘 대전시당 위원장-"대전, 세종, 충남, 충북이 함께 하려 했지만 각자의 사정이 달라 일정이 맞지 않았습니다. 빠르면 이번 주나 다음 주에 행동에 나설 계획이며,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확대해 전국적인 관심과 의지를 모아나갈 생각입니다."(2일 KBS대전 생생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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