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이고 탈영" 왕따 군인, 총기난사…총성이 폭로한 해병대 민낯[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11년 7월 4일 인천 강화군 해병대 제2사단 소속 초소에서 총성이 울렸다. 당시 19세였던 김 모 상병이 부대 내무반에서 동료 병사들에게 소총을 발사해 4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는 참극이 벌어졌다. 김 상병은 공모자인 정 모 이병에게 가혹행위를 주도한 이들을 총으로 사살하고 탈영을 하자며 범행을 했다. 가혹행위와 따돌림, 기강 해이 등 해병대의 민낯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첫 번째 사망자는 생활관 인근 공중전화 부스로 향하던 이승렬 상병이었다. 김 상병은 이승렬 상병에게 총 2발을 쐈다. 생활관으로 향하던 중 마주친 이승훈 하사도 김 상병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생활관에 도착한 김 상병은 가장 심하게 괴롭혔던 권승혁 일병에게 3발의 총알을 발사했다. 권 일병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맞은 편에 있던 박치현 상병은 총을 맞고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김 상병은 계속해서 총격을 시도하려고 했으나 당시 같은 생활관에 있던 권 모 이병의 저항으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권 이병은 김 상병이 자신을 조준하자 곧바로 몸을 날려 총부리를 붙잡고 격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총이 권 이병의 하반신 주요 부위에 발사돼 총상을 입었지만 김 상병을 생활관 밖으로 몰아냈다. 권 이병은 문을 걸어 잠그고 침대를 밀어 문을 막았다.
결정적인 계기는 김 상병 할머니의 죽음이었다. 할머니의 장례식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한 김 상병의 군모에 다른 동료들이 소변을 담아뒀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가정폭력을 겪었고, 학교 생활에도 따돌림을 당했던 김 상병은 할머니에게 많이 의지했는데 이후 이성의 끈을 놓았던 것이다. 군대 내에서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던 중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던 김 상병은 이렇게 범행을 저질렀다.

다른 문제들도 터지면서 해병대의 위상에 먹칠을 했다. 김 상병이 부대를 이탈해 소주를 밀반입했고, 허술한 무기고와 탄약고 관리도 도마에 올랐다. 또 해병대 병사들의 대응도 논란이 됐다. 부대 내에서 총격이 울리자 다른 생활관의 해병대 병사들이 속옷 차림으로 부대를 벗어나 해안도로까지 달아났다. 이른바 '해병대 빤스런'이란 조롱을 받았다. 김 상병을 저지한 권 이병에 대한 처우도 당시 논란이 됐다.
이 사건은 해병대뿐 아니라 군 전체 병영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의 계기가 됐다. 해병대는 사건 이후 '병영문화 혁신 100일 작전'을 수립했고, 구타와 가혹행위에 대해 '삼진아웃제'를 도입했다. 또 기수열외 등 비공식적인 병영 내 제재 관행에 대해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2012년 1월, 군사법원은 김 상병에게 사형을, 공범 정 이병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후 항소심에서 정 이병은 징역 10년으로 감형됐고, 2013년 1월 대법원이 이를 최종 확정했다. 재판부는 "선임병의 가혹행위나 병영문화의 문제점이 있었다 하더라도, 김 상병의 행위는 극단적이며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사망한 장병 4명은 순직 처리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은 단순한 일회성 사고로 보기 어렵다. 이 사건은 병영 내 폐쇄적 구조와 가혹행위 그리고 관리 시스템의 취약성이 한꺼번에 겹쳤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였다. 사건 14년이 지난 지금 병영 내 가혹행위는 줄었다고 평가되지만 여전히 경계해야 할 문제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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