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처 확대 생색만”…지역사랑상품권 농촌선 ‘속 빈 강정’

관리자 2025. 7. 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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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단위 극히 일부 농협만 허용
생필품·신선식품 구입 어려워
상품권 못 쓰고 할인혜택 놓쳐
농협 농자재매장 이용 못 해 불편
농민 역차별…적용 폭 넓혀야
충남 논산시 벌곡면 논산계룡농협 벌곡지점 하나로마트에서 주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 지역에는 논산사랑상품권을 쓸 수 있는 편의점이 있지만 신선식품 등의 구매가 어려워 주민들은 지역상품권 사용을 포기하고 주로 하나로마트를 이용한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원사업 종합지침’을 개정해 일부 면(面) 단위 농협 매장에서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을 허용했지만 사용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농촌 주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 복지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보려면 농촌 현실에 맞게 사용 범위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하나로마트가 유일한 선택”=“슈퍼나 편의점이 있어도 장 보러 하나로마트로 가요. 신선식품이나 주요 생필품은 하나로마트에 가야 살 수 있거든요.”

농촌지역 주민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부분은 ‘쓸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인근에 작은 슈퍼나 편의점이 있어도 판매하는 상품이 제한적이어서 식품이나 생필품을 구입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경남 밀양시 산내면 가인마을 이장 유윤준씨(63)는 “물론 읍내로 나가면 다른 마트들이 있지만 마을에 계신 80대 이상 어르신들은 따로 차를 얻어 타고 먼 거리를 나서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아 면에 있는 하나로마트가 유일한 선택인 경우가 많다”며 “담배나 과자를 파는 구멍가게들이 있긴 하지만 상품 구색이 다양하고 신선식품이 있는 곳은 하나로마트밖에 없어 지역상품권 사용이 막히면 그 의미가 크게 퇴색될 것”이라고 짚었다.

“영농자재 구매 시 지역상품권 할인혜택 못 받아”=영농자재 구입에도 어려움이 크다는 지적이다. 인근에 민간 자재상이 있어도 소규모여서 막상 필요한 농약이나 자재를 구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충남 논산시 벌곡면에서 딸기농사를 짓는 김건우씨(74)는 “벌곡면에서 비료를 파는 곳은 농협 농자재판매장이 유일하다”며 “다른 농자재마트가 있긴 하지만 워낙 영세해 호미 정도 파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영농철엔 작업 중 자재가 필요한 경우가 허다하지만 작업을 중단하고 멀리 갈 수 없는 형편인데 가장 접근성이 좋은 농협 농자재판매장에서는 지역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어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게다가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역상품권에 7∼10%의 할인율을 적용해주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데 사용처 제한으로 그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김진훈 강원 홍천군이장연합회장은 “홍천사랑상품권으로 생필품이나 농자재를 구매하면 현금으로 구매할 때보다 10% 할인받는 셈이지만, 정작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제한돼 있어 농촌 주민 입장에선 자린고비네 집 굴비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경북 성주에서 참외를 재배하는 이모씨는 “지역상품권을 이용해 필요한 자재를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농민들은 일반 농자재 판매상과 농협을 왔다 갔다 해야 할 판”이라며 “안 그래도 일손 부족으로 힘든 농가가 농번기에 자재 구매를 쉽고 편하고 저렴하게 할 수 있도록 농업현장에 맞는 정책을 적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남 화순군 한천면에서 포도와 소를 키우는 정금남씨(62)는 “도시에선 학원비·외식비 등으로 쓰며 10% 이상 할인혜택을 받는데 농촌에선 필수 영농비에도 활용을 못한다”고 불평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농촌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지역화폐 사용처를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읍·동 주민 역차별받는 셈” 불만도=사용처 제한으로 읍이나 동 단위 지역에 거주하는 농민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경남 하동군 하동읍에 거주하는 주부 이연주씨(48)는 “하동군은 전체 인구가 4만명을 간신히 넘는 인구소멸 위기지역인데 읍·면의 조건에

따라 차이를 두고 예외적 허용 기준도 까다롭게 정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성우씨(61·경기 여주시 연라동)도 “지침이 바뀐다 해도 내가 사는 동지역은 해당이 안되고, 면 단위도 일부만 된다니 솔직히 기대가 좀 꺾인다”면서 “농촌의 경우 지역상품권 사용처를 모든 읍·면·동 단위까지로 제한 없이 넓혀주면 농민들이 훨씬 실질적으로 체감할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지역상품권 사용처 확대는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지역복지를 강화하는 효과까지 낼 수 있다는 주장도 힘을 얻는다.

전남 해남군 산이면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이윤호씨(64)는 “주민 대부분이 농민이면서 조합원이어서 농협사업을 자주 이용해야 그 수익이 조합원들에게 복지사업 등으로 환원되는 구조”라며 “농촌이 이런 선순환 고리를 통해 지탱되고 있는 만큼, 지역화폐를 농협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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