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농산물 도매시장의 적자생존

김성훈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 2025. 7. 4.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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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도매시장은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농산물의 60% 이상을 담당하는 도매유통의 거점이다.

특히 최근 기상이변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을 때는 도매시장 거래제도 및 유통인의 잘잘못을 따지는 논쟁이 정치권까지 확산했다.

그런데 농산물 도매시장의 거래제도나 유통인이 아닌 도매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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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농산물 도매시장은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농산물의 60% 이상을 담당하는 도매유통의 거점이다. 그러다 보니 도매시장의 거래제도는 물론 유통인의 역할과 책임 등에 대한 갑론을박이 수십 년째 이어졌다. 거래제도와 관련해선 1985년 서울 가락시장 개장과 함께 도입된 경매제도와 2004년 문을 연 서울 강서시장에서 시작된 시장도매인제도에 대한 연구와 토론이 현재까지 진행되고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 시장도매인의 기능과 공익적 책임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특히 최근 기상이변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을 때는 도매시장 거래제도 및 유통인의 잘잘못을 따지는 논쟁이 정치권까지 확산했다.

그런데 농산물 도매시장의 거래제도나 유통인이 아닌 도매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즉, 우물 안 개구리처럼 개별 도매시장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등 제도의 틀 안에서 아무리 고민해봐도 뾰족한 수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인데 실제로 농산물 도매시장의 여건이 급격히 변한 상황을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리나라 농산물 도매시장이 농안법 규제 아래 큰 변화 없이 유지된 40년 동안 도매시장 외 농산물 유통은 천지개벽 수준으로 바뀌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의 소매업체, 농산물 가공업체와 외식업체는 대부분 필요한 농산물을 산지에서 직접 구하고 소비자 또한 생협이나 로컬푸드 직매장 등을 통해 산지 농산물을 바로 구매하는 경우가 늘었다. 또한 농산물을 직접 보지 않고 온라인몰의 사진과 설명만으로 구매하는 상물분리(商物分離) 유통이 자리잡았다. 급기야 2023년엔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이 개장해 도매시장의 변화를 촉발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전국에 흩어져 있는 32개 농산물 도매시장이 모두 현재와 같이 유지돼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농산물 물류가 진화해 도매시장 상권이 확장됨에 따라 일부 도매시장은 다른 도매시장과 경쟁에서 뒤처져 본연의 기능이 약화해 명맥만 겨우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정부 또한 농산물 도매시장의 상황을 인지하고 도매시장별 실태진단 및 중장기 계획수립, 도매시장의 경쟁력 제고 및 기능전환 등을 위한 고민을 이어가지만 도매시장 개설 및 관리주체인 지자체와 도매시장에서 영리활동을 하는 유통상인 등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농안법 등 관련 제도의 제약이 엄격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제는 농산물 도매시장도 적자생존(適者生存)의 냉혹한 현실로 걸어들어가야 한다. 32개 도매시장 중 몇 곳은 기존 농산물 수집·가격발견·분산기능을 포기하고 농산물 온라인 유통의 물류거점 또는 지역 로컬푸드 유통의 거점이 되거나 관광시장 등의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할 것이다. 아니면 아예 폐장해 도매시장 부지와 시설이 보다 유용하게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 농산물 도매시장 제도와 정책의 기반을 이루는 농안법의 목적이 도매시장 관리자나 유통인이 아닌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도매시장의 바깥에서 보다 근본적인 혁신을 추구해야 할 시점이다.

김성훈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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