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행 탐구] 육회요? 저는 길에서 먹어요!

직장인 정은호(30)씨는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날이면 오후 6시 ‘땡’ 퇴근하자마자 집 앞 마트로 달려간다. 한 손엔 1만원짜리 한우 육회 200g 한 팩. 다른 한 손엔 비빔라면. 먼저 참기름 한 스푼에 다진 마늘 한 숟갈로 육회를 무친다. 찬물에 탈탈 헹궈낸 비빔라면 위에 올리면 5분 만에 완성이다.
매콤달콤한 비빔 소스가 혀를 깨운다. 얼얼함을 소고기 감칠맛이 달래주길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그릇 바닥이 보인다. 정씨는 “한우를 구워 먹으면 쥐꼬리만 한 월급이 다 날아간다”며 “요새 피자·치킨도 배달료에 최소 주문 금액에 3만원은 예사”라고 말했다. “육회 요리가 싸고, 쉽고, 재밌는 음식이라 주변에 안 먹어본 친구는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친구는 없어요.”
이른바 ‘아재 음식’으로 불리는 육회가 2030에서 유행이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비빔라면·차돌 육회쌈 등 각자의 육회 레시피가 넘쳐난다. 육회가 패스트푸드로 변신한 것이다.
야구장에 가면 플라스틱 커피 컵을 들고 있는 관중을 자주 볼 수 있다. 빨간 수박주스인가 싶어 자세히 보면 ‘육회 물회’. 인근 정육점에서 육회를 사다 시판되는 냉면 육수 한 팩을 부어 만든다. 부지런한 관중은 집에서 고추장과 오이 채도 챙겨온다.
서울 구로구 고척돔 인근 시장에선 아예 미리 ‘컵 물회’를 만들어 내놓았다. 집에서 가져오기 힘든 소면을 넣어 주는 게 포인트. 잠실구장 등에 입점해 있는 육회 프랜차이즈에서도 올해부터 육회 물회를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컵으로 만든 제품을 출시했다.

소셜미디어엔 ‘육회 비빔라면’ 먹방이 줄을 잇는다. 댓글에선 어떤 비빔라면과 조합이 맞는지 논쟁이 벌어질 정도. 네티즌들이 ‘꿀조합’이라 꼽는 농심 ‘배홍동칼빔면’은 지난 3월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700만 봉지가 팔렸다. 가수 강민경이 지난 4월 올린 ‘차돌박이 육회쌈’ 유튜브 영상은 ‘강민경 레시피’라 불리며 이를 따라 한 2차·3차 영상들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육회의 유행에 대해 고물가에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청년들이 쉽게 소고기를 사 먹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방이 적은 우둔살은 1등급 한우도 100g에 3000~4000원 정도다. 갈빗살이나 등심살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다. 정동현 음식 칼럼니스트는 “한우인데 가성비 좋고 먹기도 편하다 보니 다양한 레시피들이 재생산되고 있다”며 “가게 입장에서도 쉽게 메뉴화할 수 있어 요새는 국밥집에서도 뜬금없이 사이드 메뉴로 육회가 들어 있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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