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유재동]‘임기 내 5000’, 너무 집착하면 기업 골병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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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이재명 대통령의 증시 공약 달성을 위한 중요한 퍼즐 중 하나다.
부동산 과잉 투자가 온갖 사회 병폐를 일으키는 것과 달리 증시 활성화는 내수 진작과 기업의 자금 조달이라는 경제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이번 상법 개정도 증시를 잠시 상승시키는 요인은 될 수 있지만, 경제계의 우려대로 기업 경영과 투자를 제약하는 쪽으로 작용할 경우 오히려 시장의 악재로 돌변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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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경쟁력 강화가 가장 근본 과제
이 대통령과 여권은 주가 상승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을 소액주주의 이익 보호, 그리고 부동산 투자 자금의 증시 유입이라 보고 있다. 기업이 주주 환원을 늘리고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면 개미와 외국인 투자가가 이른바 ‘국장’으로 돌아오고 증시 저평가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며 3,000을 돌파한 것은 새 정부의 이런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측면이 크다. 부동산에 과하게 쏠려 있는 투자의 물줄기를 국가 경제와 기업 성장의 기반이 되는 주식시장으로 돌리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부동산 과잉 투자가 온갖 사회 병폐를 일으키는 것과 달리 증시 활성화는 내수 진작과 기업의 자금 조달이라는 경제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주주 배당을 높여 투자 수익률을 높이고 주식시장에 새로운 자금을 유입하면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이런 식의 정책은 역대 정권에서도 추진한 전례가 많았다. 윤석열 정부의 증시 밸류업 대책, 박근혜 정부의 배당소득증대세제가 비슷한 정책이었고, 논란이 있지만 우리나라가 주식 투자 수익에 세금(금융투자소득세)을 걷지 않는 것도 증시 활성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다. 그러나 지난 모든 증시 부양책이 그랬듯이 이런 종류의 법·제도 변경은 실행이 손쉬운 만큼 효과는 제한적이고 단기적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대책이 잘못 남용될 경우 투자 여력을 줄여 자칫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주가의 향방을 가르는 가장 근본 요인은 무엇보다 해당 기업이 얼마나 수익 창출력이 있느냐다. 새 정부 들어 갑자기 증시가 오르니까 어디선가 큰 희망의 불빛이라도 생긴 것 같지만, 주력산업이 위기에 빠지고 내수 침체와 중국의 급부상에 산업 기반이 흔들리는 우리 경제의 본질은 한 달 사이에 전혀 변한 게 없다. 지금까지는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그동안 주가가 너무 떨어져서 생긴 기저효과 덕에 3,000을 넘었지만 앞으로도 구조 개혁이나 실질적인 경쟁력 개선 없이 지금 같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금까지 속성과외나 잔기술을 동원해 실적을 올렸다면 앞으로는 진짜 실력을 쌓아야 할 때다.
무리한 주주이익 강요는 부메랑 될 것
시장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이익을 보호하는 큰 방향은 옳지만 과도한 규제로 기업들의 손발을 묶으면 이는 우리 경제에 자해 행위가 될 수 있다. 당장 주가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소각과 배당을 지나치게 강요하다 보면 기업의 투자 여력이 줄어 향후 기업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 상법 개정도 증시를 잠시 상승시키는 요인은 될 수 있지만, 경제계의 우려대로 기업 경영과 투자를 제약하는 쪽으로 작용할 경우 오히려 시장의 악재로 돌변할 가능성이 크다. 주가 5,000에 집착해 무리수를 두며 시장 거품을 키우기보다는, 과감한 구조 개혁과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정공법을 펼쳐야 할 때다.
유재동 산업1부장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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