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운동, 노년기 건강 지킨다 [건강한겨레]

걷기가 가장 삶에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걷기가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살이 찐 노인들에게는 걷기의 효과가 더욱 좋았다. 중앙대학교병원(병원장 권정택) 가정의학과 김정하·이혜준 교수 연구팀은 2016~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6060명을 대상으로 운동 유형과 강도, 그리고 비만 여부에 따른 삶의 질을 분석했다. 연구에서 노인의 운동 유형은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걷기운동으로 구분했고, 운동 강도는 주당 150분 이상을 ‘적절’, 그 이하를 ‘불충분’, ‘비참여’로 나눴다.

연구팀은 노인들의 삶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는 지표인 EQ-5D를 활용했다. EQ-5D는 이동성,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불편감, 불안·우울 등 5개 항목을 기준으로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를 점수화해 삶의 질을 가늠하는 척도다.

조사한 결과 유산소운동이나 근력운동은 삶의 질과 뚜렷한 연관성이 없었지만, 걷기운동은 달랐다. 주 150분 이상의 적절한 걷기운동을 한 노인은 걷기운동을 하지 않은 노인보다 삶의 질이 1.71배 높았다. 특히 비만 노인에게서 이 효과는 더 두드러졌다. 적절한 걷기운동을 한 비만 노인은 걷지 않는 비만 노인보다 삶의 질 만족도가 무려 2.33배나 높았다. 비만하지 않은 노인에서도 이 수치는 1.73배로 나타났다.

걷기운동을 하지 않거나 부족한 노인들은 삶의 질 영역인 이동성,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불편감 등에서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반대로 꾸준히 걷는 노인은 이들 문제를 예방하거나 개선할 가능성이 컸다.

이혜준 교수는 “주당 150분 이상의 걷기운동은 비만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비용 측면에서도 매우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하 교수 역시 “이번 연구는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질병 이환율과 사망률 감소 측면에서도 임상적·공중보건적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비만 노인에서 걷기운동과 삶의 질의 높은 상관관계’를 주제로 한 이번 연구는 SCIE급 저널 국제학술지 국제노인의학저널(Geriatrics & Gerontology Internatio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