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로프처럼… 사람을 구하는 ‘전화선’
국가 지원없이 24시간 무료상담
김귀선씨, 23년째 봉사 ‘감사패’
박미희 소장 “생명 존중 실현을”

인천시민의 ‘마음건강’을 돌봐온 비영리단체 인천생명의전화가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인천생명의전화는 3일 인천 미추홀구 문학동 그랜드오스티엄에서 40년을 기념하는 ‘생명사랑의 밤’ 행사를 열었다. 국내에서는 서울에 이어 2번째로 1985년 문을 연 인천생명의전화는 국가·지방자치단체 지원 없이 24시간 무료 전화상담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만2천49건의 전화상담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시민의 마음을 돌봤다. 특히 밤~새벽 시간대 우울감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생명의전화에 도움을 요청한다고 한다.
오로지 후원 형태로 40년째 운영 중인 인천생명의전화가 마음에 ‘적신호’가 켜진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건, 상담 전문교육을 받은 자원봉사자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인천생명의전화는 공식 창립 1년 전인 1984년부터 ‘시민상담대학’을 설립해 상담 자원봉사자 양성과 자살 예방 상담사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51기, 총 2천427명이 시민상담대학을 수료하고 전화상담 자원봉사에 참여했다.
창립 40주년을 맞아 이날 기념식에서 감사패를 받은 김귀선(68)씨도 그중 한 명이다. 시민상담대학 23기 과정을 수료한 김씨는 23년째 인천생명의전화에서 상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생명의전화는 자원봉사자에게 ‘2주 1회 상담 활동 참여’를 권장한다. 절망에 빠진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원봉사자 역시 ‘부정적 감정’이 쌓이는 만큼 2주 동안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씨는 매주 2~3차례 인천생명의전화 사무실에 마련된 전화상담 창구를 찾아 적극적으로 상담 활동을 하고 있다.
김씨는 “얼굴을 보면서 직접 소통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나를 믿고 어려운 이야기를 털어놓고 고맙다는 말을 건넬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며 “상담을 하면서 도움을 드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 감사한 마음으로 봉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인천생명의전화 박미희 소장은 “후원으로만 운영되는 만큼 지난 40년 동안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오랜 세월 인천생명의전화가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원봉사자 선생님들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에서 생명 존중의 가치를 실현하고 시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달수 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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