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정약용 브랜딩 사업의 미래

조한재 기자 2025. 7. 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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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철학 담아 정원 가꾸고 시민대학 키우고

남양주시가 다산 정약용의 도시에 걸맞은 명확한 사업 추진으로 시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철저한 고증 작업을 거친 새로운 다산의 영정을 제작하는가 하면, 시민이 일상에서 다산의 정취와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공간 마련에 박차를 가한다.

조안면 정약용유적지는 시민과 관광객에게 치유와 사유가 담긴 '다산 브랜드 명소'로 발전시키고 다양한 홍보 채널로 정약용브랜드 사업의 실효성을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정약용 영정 바탕으로 제작된 동상.

# 연구와 실증을 거친 최초의 영정 공개

시는 지난 6월 27일 전국 최초로 조선 후기 실학사상의 거목인 다산 정약용 선생에 대한 철저한 고증 작업의 결과물인 '영정'을 공개했다.

사회개혁과 민본정신의 상징이지만 역사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영정이 없는 데다, 대부분 작자 미상이나 고증 작업이 부족한 이미지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시는 철저한 문헌 고증과 후손 30명의 신체 계측을 통해 표본 이미지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다산의 제자 증언 기록을 찾아 사실성에 기반한 역사적 기록에 중점을 뒀다. 다산을 보고 직접 묘사한 현존 유일의 글인 '이시헌 시집과 편지 내용'이 기초가 됐다.

글에 보면 "공은 이마가 넓고 입이 크셨으며, 눈은 유성처럼 빛나고 목소리는 쇠북처럼 우렁찼다. 용모는 아름답고 기상은 호탕하셨으며, 언변은 거리낌이 없고 풍채는 맑으셨다"고 나와 있다.

해배 후 고향에 돌아와 편안히 여유당을 거니는 60대 중반 다산의 모습을 기단 없는 입상 형태로 형상화한 동상도 제작했다. 손을 내민 형상은 현재와 소통하는 의미를 표현하고, 앞으로 걸어가는 모습은 실학 연구로 백성에게 다가가고자 했던 위민정신을 상징한다. 책을 들고 있는 모습에선 수많은 책을 집필하고 연구했던 다산을 느낄 수 있다. 

이 역시 고증과 신체 계측을 통해 도출된 복식과 골격 형태를 기반으로 한다.

복식은 조선 후기 사대부가 착용했던 동파관(모자), 대창의(겉옷), 세조대(허리띠), 흑혜(신발)를 재현한다.

시는 영정과 동상을 다산 정약용 브랜드 파워도시 남양주의 대표 오브제(Object, 도시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로 활용할 방침이다. 철저한 고증을 거친 만큼 디지털 초상 이미지를 학교 교과서나 지역 교육자료, 디지털 콘텐츠로 배포해 청소년이 올바르게 다산을 이해하도록 한다.
영정 봉안 고유제를 치르는 주광덕 남양주시장.

# 다산역에서 만나는 다산의 삶

시는 다산동 관문인 다산역이 시민 일상이 스치는 공간이라고 판단, 오는 9월 시 정체성을 담은 브랜드 테마역사로 조성할 방침이다.

하루 1만8천여 명이 이용하는 다산역 6번출구는 인근 대단지 아파트와 선형공원, 중앙공원으로 연결되는 주요 동선이다.

시는 비어 있던 통로 벽면을 활용해 다산의 숨결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테마역사의 핵심은 '기획전시 월'과 '커뮤니티 월'이다.

기획전시 월은 다산정약용문화제 수상작, 시민 참여 공모전 등 콘텐츠를 전시하는 오픈 갤러리다. 고정된 전시물이 아니라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지속적으로 내용이 업데이트되는 형태다. 전시물 하나하나가 남양주시민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다산의 사상을 오늘의 감각으로 재해석한다.

커뮤니티 월은 '다산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조성된다. 다산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남양주라는 도시가 함께 걸어온 길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는다. 텍스트와 이미지, 디지털 콘텐츠가 결합된 이 공간은 정보 제공을 넘어 관람자 스스로가 철학과 도시를 체험하는 몰입형 스토리 공간으로 기대를 모은다.

시는 다산이 매일 지나며 마주하게 될 '생각하는 사람'으로 거듭나도록 브랜드를 체감하는 도시형 콘텐츠 플랫폼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도시 공간은 브랜드가, 브랜드는 시민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향성을 바탕으로 '일상 속에 누리는 브랜드'라는 실천적 비전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 책으로 다시 만나는 정약용

시는 오는 9월 다산역 광장에서 시민, 지역 서점과 함께하는 시민 책 축제 '여유당 북페어'를 개최한다.

독서와 기록을 사랑한 다산의 정신이 책을 매개로 시민에게 스며들고 지역 출판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시민참여형 책 문화 축제'로 기획했다.

현장에는 지역서점과 독립출판사가 참여하는 북마켓이 운영, 다양한 도서와 정약용 굿즈를 전시·판매한다. 

이와 함께 책 놀이, 저자와의 만남, 독립출판 체험 등 시민들이 책을 일상에서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한다. 빈백과 캠핑 의자를 활용한 야외 독서 존(zone)도 조성, 책을 읽고 사유할 수 있는 휴식형 독서 공간을 운영한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저자와의 만남 같은 북토크 프로그램이 핵심이다. 인문·예술·사회 분야 저자들이 시민과 직접 만나 책과 삶,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다산 정신의 현대적 해석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낸다.

지역서점들은 각각의 색깔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시민들과 책을 매개로 한 새로운 만남을 준비 중이다. 책이 중심이 되는 도시문화, 일상 속 인문정신 회복이라는 두 축으로 시민과 공간이 연결되는 실험적 시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유당 시민대학.

# 자연에 담은 다산의 사유 '정약용 정원'

시는 조안면 다산생태공원에 다산의 자연관과 정원문화를 현대적으로 구현한 브랜드 공간을 조성 중이다.

다산은 강진 유배 시절, 다산초당 주변에 정원을 가꾸며 자연과의 조화를 삶의 일부로 삼았다. 그 시기에 남긴 글과 그림에는 현실의 제약 속에서도 마음속 정원을 그리며 정신적 풍요를 추구한 흔적이 담겼다.

시는 이를 토대로 다산의 정신을 체감할 수 있는 정원 콘텐츠를 준비, 이달 준공을 앞뒀다.

수국원과 죽란원, 다원, 국화원, 약초원 등 다섯 개 정원은 다산의 글과 사상, 자연에 대한 애정을 디자인에 녹여 냈다. 특히 '청복(淸福, 맑고 소박한 삶의 기쁨)'이라는 다산의 가치관을 정원에 풀어내면서 시민이 걷고 머무는 공간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시는 정약용 정원을 주변 유적지와 연계해 브랜드 체험의 폭을 넓히고 정원 해설과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는 시민들에게 다산의 철학이 살아있는 일상, 사유가 깃든 도시환경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 다산을 배우는 시민대학

시는 도시 이름에 걸맞은 교육 브랜드의 필요성을 강조, 시민과 공직자가 함께 다산의 정신을 배우고 실천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먼저 '여유당 시민대학'은 다산의 생애와 사상을 바탕으로 구성한 시민 대상 인문 강좌다. 올해 상·하반기 두 차례 열리며, 정약용도서관과 별빛도서관에서 진행된다. 

강연은 실학, 다산의 정조, 정약용의 그림과 예술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전통매듭 책갈피 만들기, 캘리그래피 등 체험활동도 함께 운영해 교육 효과를 높인다.

'공렴학당'은 공직자의 공직윤리와 철학 소양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정약용유적지 일대를 탐방하며 이뤄지는 도보 해설과 실내 강연을 통해 '공렴'의 정신을 이해하고, 다산이 즐겼던 다도와 정원 가꾸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상반기에는 경기도 교육직·소방직 공무원 100여 명이 5기수에 걸쳐 수료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12월 경기교총과 체결한 협약에 따라 교사 35명이 6월 말 정약용유적지, 수종사, 궁집 등을 찾아 교육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공직윤리를 배우는 '여유당 공렴 연수'가 별도 운영됐다.

이처럼 시는 다산이 도시 공간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여유당'이란 이름 아래 시민과 공직자 모두가 배우고 실천하게끔 할 방침이다.
정약용 영정.

# 정약용도서관에서 열리는 장마당 '스토어 한뼘'

정약용도서관 1층 '스토어 한뼘'이 사회적 경제기업 제품과 정약용 굿즈를 판매하는 상설 홍보매장으로 새롭게 문을 연다.

다산의 실사구시 정신과 시민과 함께하는 브랜드 철학을 담아 리모델링된 이 공간은 '정약용의 가치'를 일상에서 체감하는 브랜드 플랫폼이다. 매화병제도부터 여유당 이미지, 정약용 캐릭터를 활용한 포토존 등 공간 전체가 다산으로 이어진다.

접근성이 높은 도심 속에서 오프라인 마켓을 구현, 시민 누구나 쉽게 경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목표다. 다산정약용 굿즈 시리즈, 남양주시 공공 캐릭터 '크크'와 '낙낙'을 활용한 굿즈 등 브랜드 상품을 만날 수 있다.

내부는 콘텐츠 중심의 편집숍 형태로 구성된다. 9월 개소 예정으로, 향후 굿즈 체험존을 운영할 예정이다.

브랜드 파트너스와의 협업 제품 개발, 팝업 콘텐츠 등 지속적인 브랜드 확산도 기대된다.

내년 상반기에는 새롭게 고증·제작된 정약용 선생의 영정 이미지를 활용한 굿즈 공모전도 개최할 계획이다.

남양주=조한재 기자 chj@kihoilbo.co.kr

사진= <남양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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