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차고도 또··· 성범죄자 관리 시스템 '구멍'

심현욱 기자 2025. 7. 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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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전자발찌 성범죄자 49명
법무부·울산보호관찰서 관리·감독
보호관찰관 1인당 100명 이상 관리
2023년 전국 재범건수 30건이나 돼
전자감독제도, 범죄예방 효과 의문
근본 원인 해결·변화 유도방안 필요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울산에서 여성들을 수차례 성폭행해 복역 후 출소한 남성이 전자발찌를 찬 상태에서 또 성범죄 등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성범죄자 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남성 A씨는 최근 울산에서 한 여성의 신체를 촬영하는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그는 범행 직후 도주하다가 경찰에 붙잡혀 검찰에 송치됐으며 현재 수감 중이다.

A씨는 지난 2007년 울산의 한 PC방에서 처음 본 여성을 흉기로 위협하고 차로 데리고 가서 성폭행을 저질렀으며, 2주 뒤 새벽에 골목길을 걸어가던 또 다른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승용차와 숙박업소 등에서 성폭행 했다. 2011년에는 당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폭행을 하기도 했다.

법원은 2011년 A씨에 대해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특수강간 등으로 징역 12년, 치료감호를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또 주거지의 주소를 관할하는 동일 시·군·구 내에 위치한 초등학교, 유치원, 아동보육시설, 어린이공원 등 아동놀이시설에 출입을 금지하고, 보호관찰소에서 실시하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120시간을 이수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A씨가 전자발찌를 착용하고도 최근 다시 성범죄 등을 저지르면서 관련 제도의 근본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자발찌 착용으로 알려진 전자감독제도는 재범 위험이 높은 성폭력, 강도, 살인 등 특정범죄자의 몸에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해 24시간 위치를 파악하고 보호관찰관의 밀착 지도·감독을 통해 재범을 방지하는 제도다.

지난 4월 기준 울산지역에 전자발찌를 착용한 성범죄자는 총 49명으로 이들은 법무부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와 울산보호관찰소에서 실시간 관리·감독받고 있다.

특히 법원의 특별준수사항이 명령된 성범죄자들은 해당 명령을 어길 경우 즉시 보호관찰관이 출동한다.

실제 2020년 출소한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은 출소 당시 법원에서 등하교 시간 및 야간 외출금지, 음주금지, 교육시설 출입금지, 피해자와 연락·접촉 금지 등 특별준수사항을 명령했다. 하지만 지난 4월과 5월 두 차례 법원의 외출 제한 명령을 어기고 무단 외출했다가 현장에 있던 보호관찰관에서 제지당해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전자발찌 제도가 실질적인 재범 방지 역할보다, 재범 발생 시 검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A씨는 범행 직후 핸드폰을 부수고 도주했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보호관찰관이 전자발찌에 위치추적 기능을 활용해 검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들을 관리하는 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하는 대상자도 너무 많아 면밀한 관리에 한계가 따르는 실정이다. 울산의 경우 보호관찰관 1명이 100명 이상의 대상자를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보호관찰 대상자들은 성범죄자들 뿐만 아니라 미성년자 유괴, 살인, 강도, 스토킹범죄자 등 모든 사범 중 전자발찌 부착이 결정된 자들이다.

법무부의 범죄예방정책 통계분석에 따르면, 2023년 전자발찌를 찬 성폭력 범죄자가 다시 같은 범죄를 저지른 건수는 30건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울산대학교 배미란 교수는 "전자발찌 제도가 시행될 때 가장 비판받았던 부분은 재범 시 검거하는데 도움을 줄 뿐이지, 사회화나 범죄 예방에는 효과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성범죄 재범 방지를 위해서는 단순 감시가 아니라 근본 원인을 해결하고 범죄자의 변화를 유도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현욱 기자 betterment00@iusm.co.kr

※성폭력·성희롱 피해 신고는 경찰청(☎112), 상담은 여성긴급전화(☎1366, 지역번호 + 1366)를 통해 365일 24시간 지원 받을 수 있습니다. 뉴스 댓글란을 통해 성폭력·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모욕·비하 및 부정확한 정보를 유포하는 것은 여성폭력방지법의 2차 피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