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베트남 관세협상 타결에 삼성·LG전자 “그나마 다행”

장우진 2025. 7. 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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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일(현지시간) 베트남산 상품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46%에서 20%로 낮추기로 합의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제조업체들은 일단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다며 안도했다.

그렇지만 이번 무역 합의 타결을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 등 각국 정부의 심경은 복잡하다. 협상 데드라인이 다가올 수록 불리한 여건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대화 후 베트남과 막 무역 합의를 했음을 발표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이는 우리 두 나라가 협력하는 위대한 합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영토로 들어오는 모든 베트남산 상품에 대해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환적(제3국이 베트남을 경유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 상품에 대해서는 4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베트남에 대해 46%의 상호관세율을 책정했는데, 양국은 이번 합의를 계기로 이를 20%로 대폭 인하하기로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SUV나 대형 엔진을 탑재한 차량이 베트남으로 수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베트남은 나이키 등 미국 기업은 물론 한국 기업에게도 중요한 글로벌 생산 거점이다. 그런 만큼 국내 기업들은 이번 관세율 합의가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경우 베트남 타이응우옌(SEVT) 공장과 박닌 공장(SEV)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으며, 두 공장의 생산량은 전체 갤럭시 스마트폰 물량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에만 SEVT는 매출 33조원에 당기순이익 2조원, SEV는 각각 21조원, 1조35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패널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20조원이 넘는 매출에 8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냈다.

삼성전기도 작년 베트남서 매출 2조7000억원, 당기순이익 1조원을 각각 기록해 중국 법인 다음으로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LG전자와 LG이노텍은 베트남 하이퐁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 양사 모두 작년 현지 매출액이 각각 5조를 넘고 순이익도 각 1700억~1800억원에 이른다. 해외 거점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소위 중국산 '택갈이' 차단을 위해 부과하는 40% 관세에 한국 제품도 포함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의 생산공장은 거의 전 공정을 현지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소위 '택갈이'에는 해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스마트폰과 PC 등 일부 제품이 무관세 수출품목이었던 만큼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업체들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부과 중인 자동차(25%), 철강·알루미늄(50%) 품목 관세처럼 향후 반도체와 더불어 스마트폰 등 IT 제품군에까지 별도의 품목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인 만큼,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미국과 베트남 간 상호관세 합의로 정부의 셈법도 복잡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악인 시나리오는 베트남에 이어 한국과 처지가 비슷했던 일본 등 주요국이 무역 합의를 이뤄 빠져나간 뒤, 한국만 협상장에 남아 주요 경쟁국보다 무거운 관세를 부과받는 상황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모든 나라들이 함께 미국의 관세 압박을 받는 상황이었지만 서로 상황이 처지가 달라지게 되면 국민과 기업들이 받는 심리적 충격이 커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에서 자동차 등 주력 제품을 놓고 치열한 경합 관계에 있는 일본이 먼저 자동차 등 품목 관세 인하를 포함한 무역 합의에 도달하고, 한국만 계속 높은 관세를 부과받는 상황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베트남과 달리 미국과의 경제·안보적 관계가 더욱 긴밀하고, 동북아 핵심 우방국이자 중국 견제에 필요한 제조업 강국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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