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스토리]이선 이강하미술관 학예실장 "광주만의 색 담은 콘텐츠 세계에 알릴 것"
민족 평화·통일 염원 담은 작품 세계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프로젝트 등
문화적 언어·미학적 정체성 확장
어린이·청소년·장애인 위한 전시 마련

이선 이강하미술관 학예실장은 3일 "문화중심도시 '광주'만의 색을 담아 지역을 넘어 국내외로 확장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양림교회 아래, 옛 양림동사무소에 자리한 '이강하미술관'은 올해로 개관 8년 차를 맞았다. 젊은 시절부터 삶의 끝자락까지 양림동을 터전으로 작품활동을 펼쳐온 고(故) 이강하 화백의 삶과 작품 세계를 담은 곳이다.
이강하 화백의 장녀이기도 한 이선 학예실장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가 아버지 작품을 단 한 점도 팔지 않으셨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어머니가 잘 이해가 안 됐다"며 "어머니는 '아버지 작품은 돈이 아니다. 한 사람을 위한 소장품이 아닌 모두가 만날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남는 것이 그 정신을 기리는 일'이라고 생각하셨다"고 밝혔다.
이에 가족들은 이강하 화백의 작품 700여점을 기증했고, 지난 2018년 2월 남구 구립미술관으로 지금의 '이강하 미술관'이 탄생할 수 있었다.
'무등산의 화가', '양림동의 화가'로 불리는 이강하 화백은 스물여덟 만학도의 나이에 조선대 미대에 입학했다. 입학 첫해에 80년 오월을 만난 그는 항쟁에 쓰일 걸개그림을 그리고 오월 시민군으로 활동하다 1년간 옥고를 치렀다. 그때부터 그의 작품 세계는 평화와 통일, 우리 남도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구체화됐다.
이 학예실장은 "대학 시절 서양화를 전공한 뒤 국공립 미술관 인턴 프로그램에 우연히 참여했다"며 "다양한 직무와 사람들을 만나면서 전시콘텐츠를 기획하는 것이 새로운 감각으로 다가왔고, 이것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학예사는 다양한 이야기를 하나의 시나리오로 구성해 전시 의도를 모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일을 한다"며 "작가의 언어와 관객의 감각을 이어주는 예술적 소통자이자, 시대와 이야기를 연결하는 전시 기획자로서의 소명을 실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강하미술관은 개관 이래 기획전시와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해 오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비롯해 5·18 민주화운동과 3·1운동의 의미를 아카이브 기록 방식으로 만든 전시회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학예실장은 "2023-2024 광주비엔날레 '캐나다 파빌리온'이라는 국제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시야가 넓어졌다"며 "단순한 협업을 넘어 세계 각지의 예술적 담론과 상호작용하고, 우리 지역이 가진 문화적 언어와 미학적 정체성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강하미술관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 대한 문화예술교육 분야에도 힘을 쏟고 있다. 7월 말부터 운영하는 '여름방학 북극탐험'은 예술가들의 시각과 언어를 통해 사물을 새롭게 바라보고, 관찰, 상상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8월 20일 열릴 '무장애미술'은 시각, 청각 등 다양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체험 프로그램으로 사진·조각·미디어아트를 통해 서로 다른 감각으로 느끼고 소통할 수 있다.
이 학예실장은 "문화중심도시 광주의 특징을 담아 전시·시각적 언어를 발굴하고, '우리'만의 미적 요소와 매력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며 "전시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미술관 관리, 작가와의 소통, 다양한 세대에 현대미술을 알리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