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항공기와 자동차 팔게 된 트럼프…성공적일까
미국산 무관세 적용…트럼프 "베트남 완전진입" 자화자찬
대미 수입액, 수출액의 10분의 1 불과…타격 적을 듯

베트남, 美와 세번 협상 끝에 ‘타결’…트럼프家 로비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베트남 최고지도자인 토 람 서기장과 통화한 후,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과의 무역 합의를 매우 영광스럽게 발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베트남은 전체 수출의 30%가 미국으로 향하는 대표적 대미 무역국가다. 미국은 베트남과의 상품 무역에서 약 1235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 4월 3일 이른바 ‘해방의 날’에 전체 상호관세 부과대상국 중 6번째로 높은 46%의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베트남은 이후 미국과의 관세협상 타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4월 람 서기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에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제안했으며, 이후 베트남 기업들도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및 보잉 항공기 대량 구매에 나섰다. 3차 협상을 앞두고는 약 30억 달러 규모의 농산물 계약을 맺기도 했다. 베트남 무역부 장관은 나이키, 갭 등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미국 의류·신발제조업체 임원들을 설득해 트럼프 행정부에 로비를 할 것을 적극 독려했다.
베트남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베트남에서 추진 중인 골프 리조트 개발사업에도 현지 주민들이 부지 수용이 협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990헥타르가 넘는 면적에 5성급 호텔, 골프장, 주거 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인데, 지난 5월 열린 이 프로젝트 기공식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와 팜 민 찐 베트남 총리가 참석했다.
그 결과 베트남은 세 차례의 협상 끝에 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관세전쟁 끝에 베트남이라는 시장 개방을 이뤄냈다는 성과를 얻어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베트남 시장에 완전히 진입할 수 있게 됐다”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대형차량 등 미국 제품이 베트남에서 매우 잘 팔릴 것”이라며 낙관적 전망도 덧붙였다.
다만,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베트남으로 수출한 제품 규모는 131억달러로 수입액(1366억달러)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수입 관세를 철폐하더라도 베트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을 것이란 분석이다. 1인당 국민총생산(GDP)가 4300달러(584만원)에 불과한 베트남이 관세 장벽이 없어졌다고 고가의 미국산 대형차량을 어느 정도 수입할지도 의문이다.
람 서기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베트남을 ‘시장경제국’(Market Economy Status·MES)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베트남을 아직 시장경제국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으며 이에 따라 생산원가보다 훨씬 높은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또 람 서기장은 미국이 베트남에 대해 향하고 있는 첨단기술 제품 및 이중용도 품목에 대한 수출 제한을 풀어줄 것도 요구했다.
한계도 뚜렷…中보복 부를 수도
미국과 베트남이 이번 무역 합의는 국가별 맞춤형 관세인 상호관세만 대상이고, 철강·알루미늄이나 자동차와 같은 품목별 관세를 포함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합의를 ‘협상 타결’이 아닌 ‘프레임워크’ 합의 정도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와 휴대폰 등 전자기기에도 관세 부과 의지를 나타낸 바 있어,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으로서도 완전히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았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번 베트남 협정 초안에는 “향후 수주 내 최종 협정을 체결한다”고 밝혔을 뿐, 시일을 못 박지는 않았다.
40% 고율 관세를 매기기로 한 환적 상품이 어떻게 정의될 지도 미지수다. 무역 자문사 데잔 쉬라 & 어소시에이츠의 댄 마틴은 “우회 수출이라는 개념은 모호하고 정치적으로 활용될 소지가 많다”며, “이를 어떻게 정의하고 실제로 적용할지가 향후 미·베 무역 관계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로서는 중국산 부품을 일부 사용한 베트남 제품도 40% 관세 대상이 될 수도 있고 원산지 규정에 따라 차등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제3국산 부품이 포함된 제품을 베트남이 수출할 경우, 40% 관세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미국과 베트남이 각국 수입품 원산지 기준을 새롭게 설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이중 관세 조치가 사실상 ‘중국’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보복 조치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라나 사제디는 “이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며 “중국은 자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협정에는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베트남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자, 베트남 수산물, 농림산물의 최대 수출국이다. 미국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에도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을 요구하는 만큼, 이번 조치가 다른 국가들에게 미치는 시사점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20% 관세가 예상보다 높다는 측면에서 이번 합의에 대해 ‘성패를 거론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약 30%)보다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았다는 점에서 중국 대안 생산기지로서의 경쟁력 우위는 지킬 수 있었지만 20%라는 관세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란 것이다. 사제디는 “여타 국가들도 베트남이 10% 기본세율의 두 배에 달하는 관세를 수용한 것을 부정적으로 볼 수 있으며, 이를 본보기로 삼는 데 주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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